이제는 한계를 맞이한 퀵커머스… 요마트가 말하는 퀵커머스의 미래

지난 29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개최한 웨비나 ‘이커머스 트렌드 온라인 컨퍼런스 2022’ 웨비나에서 천세윤 요기요 MD는 ‘글로벌 시장 트렌드와 한국 퀵커머스의 미래’라는 주제로 퀵커머스의 현황과 국내 퀵커머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퀵커머스란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30분~1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도심형 물류센터(MFC, Microsoft Fullfillment Center)에서 필요한 소량의 상품을 빠르게 배송해준다. 팬데믹 시대에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퀵커머스 수요가 급증했다.

커머스 성공의 3요소

천세윤 요기요 MD는 퀵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3요소로 ▲플랫폼 ▲MFC ▲바이크(배송원)을 꼽았다. 그에 따르면 플랫폼은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라고 볼 수 있다. 배달 앱도 플랫폼인 거고, 쇼핑 앱도 플랫폼인 것이다. 천 MD는 “접근이 용이한 인터넷 플랫폼이 사실 기저에 기반이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 플랫폼을 통해 직접 마트에 간다거나, 백화점에 간다거나 등 시간을 들이고 행동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MFC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선 ‘고객에게 상품을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MFC는 고객이 밀집된 도심 지역에 있어야 하고 근거리에 배송이 가능한 지역에 있어야 한다. 즉 MFC가 혈관처럼 도심 곳곳에 구축이 돼 있어야 빠르고 좋은 품질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것이다.

배송원도 마찬가지다. 천 MD는 “배송원이 없으면 퀵커머스가 존재하기 어렵다”며 “문만 열면 내 상품이 문 앞에 와있고, 하자 없이 안전 없이 받을 수 있다는 편리함을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고전하고 있는 글로벌 퀵커머스 시장

포브스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퀵커머스의 산업 규모는 앞으로도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인 2021년 기준으로만 30조원에 달하며, 2025년에는 94조원까지 확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퀵커머스는 팬데믹을 통해 급격하게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투자받은 기업과 스타트업이 무수히 생겼다.

그렇다면 엔데믹을 맞이한 현재, 몸집이 커진 퀵커머스 기업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천 MD는 “안타깝게도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시대 흐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산업이 위축된 모습”이라며 “글로벌에서의 퀵커머스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15분 내에 배송해준다는 획기적인 서비스로 유망 받았던 미국의 퀵커머스 스타트업 ‘프리지노 모어’는 지난 3월 운영을 중단했다. MFC 센터 구축 때문이었다. 엄청난 임대료와 시설비 등의 고정비에 대한 소요가 엄청나 이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프리지노 모어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창립 8개월 만에 유니콘 기업이 된 퀵커머스 기업 ‘조크르’ 또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창고 개수와 인원을 감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천 MD는 “MFC는 퀵커머스 성공의 3요소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양날의 검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오프라인 기반이 있는 대형 마트와는 다르게 도심 거점마다 MFC를 배치하게 되면 고정비로 지출되는 임대료나 운영비 등이 수익성의 한계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배송비 문제도 사회적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비라고 정해져 있는 비용들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는 해외에서만 문제 되는 부분은 아니다. 한국만 하더라도 상가의 1년 치 임대료가 1억2000만원 수준이며, 이 부분은 기업들의 사업 확장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자금난에 놓이게 했다.

천 MD는 “퀵커머스 업계가 갑자기 성장함에 따라 경쟁에 치열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마케팅 비용도 과도하게 소비되고 있다”며 “퀵커머스 서비스는 본래 객단가가 상당히 낮은 편인데, 배달비와 물류비, 인건비와 관련한 부담이 고스란히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런 부분들이 상품의 가격과 품질에 상당히 영향을 끼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5분 이내에 배송해주는 것만을 가장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좋은  품질, 가격, 서비스적인 부분에서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

그는 ‘프리지노 모어’ 공동 창업자 파벨 다닐로프의 말을 인용하며 “빠른 배송을 위한 부분을 강화하는 투자 비용보다 상품이 가지는 가치들을 더 강화하는 측면도 생각해야 하며, 한국 시장에서도 이제는 빠른 배송만이 정답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하는 퀵커머스

그렇다면 한국형 퀵커머스는 앞으로 어떤 운영 형태로 나아가야 할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2020년도 25억8000억 규모에서 2022년 현재 32조원까지 성장했다.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행위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천 MD는 “한국형 퀵커머스는 한국내 높은 수요로 인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산업 분야”라며 대표적 사례로 ▲배달의민족의 B마트 ▲요기요의 요마트 ▲쿠팡의 쿠팡이츠를 소개했다.

현재 이 세 업체는 앞서 성공하기 위한 3요소에서 소개했던 ‘플랫폼’, ‘MFC’, ‘배송원’ 이를 모두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마트, 쿠팡이츠 모두 동일하게 3요소를 가지고 시장을 영유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다시피 이제는 이 3요소가 성공의 법칙에 해당되지 않는다. 천세윤 요기요 MD는 “시즌2로 새롭게 출시된 요마트는 기존의 성공법칙과 다른 모습이다”며 “시즌2의 요마트는 기존 요마트의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GS 리테일의 대형 유통망의 노하우를 결합한 형태로 커머스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시즌2 요마트는▲전국 단위의 서비스 ▲상품 ▲가격 ▲지속 가능성이라는 네 가지의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요마트를 제외하곤 나머지 경쟁사가 이 부분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천 MD는 “요마트의 경우에는 GS 더프레시 매장을 이용해 전국 350여개의 매장이 있고, 전국에 매장이 있기에 전국 단위의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상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윈윈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중소 유통점들과의 상생을 추구하면서 지속 가능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이 새로운 퀵커머스의 형태로서 모두의 ‘장보기’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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