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는 공정한가 아닌가

택시 타면, 한두 번쯤 기사님들로부터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카카오가 가맹 택시에만 콜을 몰아준다”, “장거리 좋은 콜은 다 가맹으로 간다”, “일반 택시에는 돈 안 되는 단거리 콜만 준다”, 뭐 이런 얘기들요.

이 이야기를 검증하고자 올 1월 발족한 것이 ‘모빌리티 투명성위원회’입니다. 주로 교수들로 구성해서 카카오T 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3월부터 검증했는데요. 지난 6개월 간 연구한 결과를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6일 발표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기사와 승객이 만나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요.

이렇게 진지한 분들입니다. 왼쪽부터 여화수 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이진우 KAIST 조천식모빌리티대학원 교수, 김현 한국교통대 교통에너지융합학과 교수(위원장), 김진희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 김인희 공주대 도시융합시스템공학과 교수 등 빅데이터, AI, 교통분야 전문가 5인이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얘기에 들어가기 전에 카카오택시를 사용하는 두 종류의 기사님이 있다는 것부터 알아야 합니다. 카카오 가맹 기사와 일반 기사죠. 카카오택시 가맹 기사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냅니다. 일반 기사는요? 무룝니다. 카카오택시는 일반 호출의 경우 가맹과 일반의 구분 없이 콜을 분배한다고 했고요, 대신 가맹 기사님에게는 카카오블루 등의 다른 콜 종류가 추가로 배정된다고 말을 했죠.

투명성위원회가 이번에 검증한 것은 바로 이 “불공평” 부분입니다. 사실, 돈 내고 쓰는 기사들에게 더 좋은 콜을 주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제 사람들이 카카오택시를 쓰는 걸 택시 호출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승객이 모두 카카오택시 앱을 쓰니까 기사들도 카카오택시 호출을 쓸 수 밖에 없잖아요? 사실상 독점인 이 플랫폼은, 어느 정도 공기의 역할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단은 투명성위원회의 조사 결과부터 보시죠. 위원회는 무엇을 검증했을까요?

총 네가지입니다. ▲배차 로직 ▲소스 코드 ▲소스코드와 서버 운영의 일치성 ▲배차 실적 데이터에 기반한 배차 로직 운영 현황 등이죠. 그럼 이걸 하나하나씩 봅시다.

배차 로직

배차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 로직을 보겠습니다. 승객과 기사가 만나는 방식이죠.

먼저 승객의 호출이 옵니다. 이걸 기사 입장에서는 ‘콜 카드’가 발생했다고 말하는군요. 이 콜카드가 생기면 인공지능이 일을 합니다. 호출 승객과 직선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 이 콜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기사들로 후보군을 만들어내죠. 이때 알고리즘은 검색에 걸리는 기사가 가맹 기사인지 일반 기사인지 구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쨌든, 인공지능은 이렇게 만들어진 후보군 중 가장 가까운 기사 한 명에게 콜 카드를 보냅니다. 기사가 이 콜 카드를 수락한다면, 매칭 성공. 하지만 거절하면 후보군 중 그 다음으로 가까운 기사에게 콜 카드가 넘어갑니다. 매칭이 일어날 때까지 이 일이 반복됩니다.

여기서 궁금한 게 두 가지가 생깁니다. 인공지능은 어떤 기준으로 기사가 이 콜을 좋아할지 아닐지를 판단할까와, 인공지능 추천이 이뤄지지 않을 때는 어떤 배차방식을 쓰느냐인데요.

우선, 인공지능의 분별은 다섯가지 기준 아래 이뤄집니다.

기준1) 기계학습 모형에서 예측한 배차 수락 확률이 00 이상일 때
기준2) 과거 배차 수랄륙이 00% 이상
기준3) 일평균 이 기사 만나지 않기가 0회 미만
기준4) 일평균 평점 1점 받은 횟수가 0회 미만
기준5) 평균 운행완료수가 0회 이상

택시 기사가 배차를 거부하게 될 경우 승객에게 배차 지연이 발생하므로 가능하면 배차를 빨리 오케이 할 기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겠죠. 인공지능은 위의 다섯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기사님이 콜 카드를 승낙할 확률이 높다고 공부한 겁니다. 저 00이라는 공간에 들어갈 숫자는 공개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보내는 콜 카드를 모든 기사님들이 거절할 수도 있고, 또 때에 따라서는 인공지능도 어떤 기사님에게 콜 카드를 보내야 할지 추천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때 나오는 차선책은 예상 도착 시간(ETA)을 기준으로 콜 카드를 순차 분배하는 거죠. 승객에게 가장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사에게 먼저 콜이 가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택시가 안 잡힌다면…집에 일찍 일찍 들어갑시다(물론, 택시의 수요 공급 불균형은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만, 이건 또 다음 시간에).

해 떠 있는 동안 집에 들어가기.

 

자, 로직은 이렇고, 이제 더 중요한 문제를 볼까요?

 

콜 카드는 공평하게 분배되는가?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이거든요. 알고리즘 소스코드를 까보자는 주장이나, 이 소스코드가 실제로 쓰였는지를 검증해보자는 논쟁 역시 이 의심 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 표 하나 가져올게요, 투명성위원회가 공개한 겁니다.

 

온라인 발표 장면을 캡처한 거라서 좀 흐리죠? 대략 보면, 가맹 기사나 일반 기사나 거리 별로 떨어지는 콜의 수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가맹 기사가 받는 콜 중에서 장거리의 비중은 18%, 일반 기사의 경우에는 20% 입니다. 투명성 위원회는 이날 “배차 알고리즘에서 영업 방식에 따른 직접적인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선 결론을 내렸습니다.

 

못 믿겠다?

사실, 카카오모빌리티 측에서는 의심을 가장 우려했겠죠. 어쩌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신들이 진짜로 쓰는 알고리즘과 다른 걸 외부에 검증하러 보낸 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위원회도 이걸 알고는 있을 테니까, 그래서 우려 불식용으로 선택한 것은 불시 급습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언질하지 않고 회사를 방문, 운영 서버를 검증하고 콜 발송 이력 17억건을 전체 분석해봤다고 합니다. 그 결과, 배차 로직이 실제 시스템과 일치해 위원회가 확인한 소스코드대로 서비스가 운영되는 걸 확인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차별받는다고 느끼나?

이건 중요한 포인트죠. 위원회 측은 배차를 위한 콜 카드는 비슷하게 가지만, 일반 기사가 배차 수락을 더 적게 하는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맹 기사는 승객의 목적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냥 콜이 뜨면 받는 거죠. 그래서 수락률이 높습니다. 돈을 더 내고 호출하는 카카오T블루의 경우 그렇죠. 그런데 일반 기사는 로직이 좀 다릅니다. 승객의 목적지가 뜨죠. 그러니까 너무 가깝거나, 혹은 돌아올 때 빈 차로 나와야 하거나 또는 너무 막히는 지역으로 가는 콜은 피합니다. 수락하지 않죠. 전반적으로 배차 수락률이 낮아지게 되는 건데요. 위원회 측은 이를 두고 “기사 선택의 자유도 문제를 차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음, 여기서 생각할만한 것.

일단 숫자로만 본다면 배차 자체로 카카오가 가맹과 일반 기사를 차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있겠네요. 일단은 외부 인원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알고리즘 소스코드를 분석해서 내놓은 결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또 생각해볼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한 기업의 서비스 알고리즘을 이렇게 대대적으로 검증해야 할 만큼, 지금 독점 플랫폼의 힘이 커진 상황이라는 것이죠.

기사와 승객에게는 카카오 T 택시 외에는 (물론 다른 서비스들도 있습니다만, 점유율 면에서 아직은 한참 힘이 부족하죠) 큰 대안이 없는데요. 카카오 택시의 독점적 영향력에는, 이 서비스가 태생부터 유리한 지점도 있었겠지마는, 또 다른 선택지의 성장을 막아버린 사회적 환경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시 길에서 택시 잡는 시절이 돌아올 것 같지는 않고요, 그렇다고 공공배달앱처럼 나라에서 택시 플랫폼을 운영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기사들은 콜이 불공정하게 분배된다고 주장하고, 승객은 택시 잡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이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까요? 물론 오늘의 발표 결과는 “공평한 콜 분배”로 나왔지만, 문제가 그걸로만 해결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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