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스타일쉐어를 흡수 합병합니다. 실질적인 사업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연내 스타일쉐어를 무신사 스토어로 흡수 통합한다는 것이 무신사가 27일 밝힌 내용입니다. 무신사는 향후 스타일쉐어의 Z세대 여성 사용자 대상 패션 커뮤니티 운영 역량을 무신사 스냅으로 통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흡수합병은 스타일쉐어가 무신사로 인수된지 1년여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하지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왜 그런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인사부터 하겠습니다. 스타일쉐어, 안녕.

 

무신사의 스타일쉐어 인수

지난해 패션플랫폼이 대거 인수합병됐습니다. 우선 지난해 4월 카카오는 동대문 패션 기반 패션 플랫폼인 지그재그를 인수했습니다. 해당 인수건으로 카카오는 단숨에 패션앱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죠. 2030 여성 브랜드 패션 플랫폼 W컨셉도 신세계의 품에 안겼습니다. W컨셉은 당시 신세계와 무신사 양측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는데요. 관계자는 여러 요건을 고려해 신세계의 인수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신사의 스타일쉐어 인수도 지난해 패션 플랫폼계의 큰 화제였습니다. 스타일쉐어는 1020세대 여성이 많이 사용하는 패션 플랫폼입니다. 스타일 피드가 강점이죠. ‘ㅈㅂㅈㅇ(정보좀요)’의 시작이라고 불릴 만큼 스타일쉐어는 커뮤니티 기능이 활성화된 플랫폼이었습니다. 10대 후반~20대 초반 여성 고객층의 충성도도 높았고요. 반면 스타일쉐어 자회사 29CM는 2030 여성 브랜드 패션 플랫폼입니다. 고객층이 다릅니다.

무신사의 스타일쉐어 인수는 스타일쉐어와 29CM를 함께 인수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무신사의 여성 브랜드 화력이 다소 약했기 때문인데요.

무신사가 W컨셉을 인수하고자 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W컨셉은 2534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여성 브랜드 패션 플랫폼으로 타 패션 플랫폼에 비해 객단가가 높습니다. W컨셉 관계자에 따르면 W컨셉 객단가는 10만원 후반대입니다. 타 패션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치입니다. 무신사가 여성 브랜드 강화를 꿈꾸고 있었기 때문에 W컨셉은 적절한 인수 대상이었던 셈이지요.

그러나 W컨셉이 신세계의 품에 안긴 이후, 무신사는 스타일쉐어와 29CM를 3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무신사는 해당 인수를 통해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여성고객층을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무신사는 해당 인수건 이후, 2021년 거래액 2조 3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무신사의 전문관 전략 성과와 스타일쉐어와 29CM 인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스타일쉐어와 무신사 스냅

무신사와 스타일쉐어 모두 시작은 커뮤니티입니다. 무신사 스냅은 무신사의 패션 콘텐츠의 꽃과도 같은데요. 2005년부터 ‘거리 패션’으로 시작한 스냅은 패션업계의 유행을 이끄는 콘텐츠의 장과도 같았죠.


지난해 스타일쉐어를 인수한 이후, 무신사 스냅은 스타일쉐어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거의 똑같달까요.

무신사 스냅

우선 무신사 스냅의 변화를 살펴볼까요. 무신사는 지난해 6월 무신사 스냅 서비스를 앱인앱 방식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패션 피플의 스타일을 담은 ▲스트릿 스냅, 입점 브랜드의 스태프와 모델이 직접 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 스냅, 무신사가 선정한 패션 크리에이터 ‘무신사 크루’의 ▲패션 스냅 등으로 구성되었다는 설명입니다.

당시 무신사는 스냅을 피드형으로 개편했고요. ‘좋아요’, 해시태그도 도입했습니다. 스냅에서 바로 상품을 구매하도록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무신사는 스냅 속 착장 정보를 게시물 하단 무신사 스토어와 연결해 바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구현했습니다.

무신사는 올해 2월부터 스냅 콘텐츠 크리에이터 범위를 일반인까지 확장했습니다. 무신사 스토어 회원이면 누구나 자신의 스타일링을 업로드하고 공유할 수 있는거죠. 기존에는 무신사 크루들이 스냅을 주로 올렸습니다.

스타일쉐어(왼)와 무신사 스냅(오)

변화한 무신사 스냅은 스타일쉐어의 피드와 매우 유사합니다. 스타일쉐어는 SNS형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패션 플랫폼으로 고객들이 자신의 코디와 해당 코디에 맞는 해시태그를 업로드하면 다른 이용자들이 ‘좋아요’로 선호를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콘텐츠 아래에는 상품 정보가 표기돼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었고요. 댓글로 정보 공유가 가능한 점까지 포함해 무신사 스냅은 스타일쉐어와 사실상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냅이 스타일쉐어의 손을 빌려 변화한 것이 아니며 본래 계획한 로드맵대로 진행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냅이 지난해 6월부터 변화했는데 스타일쉐어의 인수는 8월 말에 진행된 만큼 스타일쉐어 내부 역량을 빌려 진행한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러나 이 덕분에 무신사는 스타일쉐어 크리에이터를 보다 손쉽게 흡수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스타일쉐어의 하향세, 29CM의 성장

다만 스타일쉐어가 계속해 잘나갔다면 무신사도 스타일쉐어 사업을 접지는 않았겠죠. 하지만 스타일쉐어는 올해 들어 계속해 하향세를 보여왔습니다. 무신사 관계자는 Z세대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패션 플랫폼들이 경쟁이 활발해 스타일쉐어의 MAU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인수 당시 스타일쉐어의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약 42만 6000명, 29CM의 MAU는 40만 8000만명 수준이었습니다. 두 플랫폼 모두 연말까지 MAU가 50만명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두 플랫폼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스타일쉐어의 2022년 1월 MAU는 약 45만명, 29CM의 2022년 1월 MAU는 51만명 수준이었으나 8월 들어 스타일쉐어의 MAU는 26만명으로 급감했죠. 반면 29CM는 67만 9000여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스타일쉐어의 MAU 감소의 원인은 타 패션 플랫폼의 브랜드 패션 확대에 따른 여파로 풀이됩니다. 그 와중 스타일쉐어가 마땅한 타개책을 마련하지 못한 셈입니다.

예를 들어 여성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해 3월 브랜드관을 출시한 이후 올해 2월까지 거래액이 20배 가량 상승했습니다. 에이블리도 지난해와 올해 8월 브랜드관을 리뉴얼하면서 MZ세대 여성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유치함과 동시에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데 주력했죠.

스타일쉐어의 실질적인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서울스토어의 성장도 눈에 띕니다. 서울스토어는 Z세대 여성 패션 브랜드를 판매하는 플랫폼 전략을 유지해왔습니다. 서울스토어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용자 70% 이상이 Z세대 여성으로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성장했습니다. 또한 서울스토어의 신규 구매자수가 전년 대비 80% 증가하고 신규 회원수는 70%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다수의 패션 플랫폼이 MZ세대 여성 고객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스타일쉐어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한 셈입니다. 다만 무신사 측은 “타플랫폼에 비해 스타일쉐어의 프로모션이 적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무신사의 고객층도 스타일쉐어의 서비스 종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남성 고객층이 다수였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 무신사 내 여성 고객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무신사 측은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올해 무신사 내 고객 성비를 남성 55 대 여성 45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일쉐어 고객 중 다수가 10대 후반-20대 초반인 Z세대 여성인데 해당 고객층이 무신사의 여성 고객층과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스타일쉐어가 선전하지 못하는 가운데, 스타일쉐어 운영 지속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겠죠. 결국 무신사는 스타일쉐어 서비스를 흡수 통합해 시너지를 높이자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월부터 무신사는 29CM, 스타일쉐어 인력 조직을 무신사 조직 내로 통합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신사의 스타일쉐어 인수는 실패한 프로젝트일까요? 아닙니다. 앞서 밝힌 것과 같이 무신사는 여성 고객층을 확보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으니까요. 무신사 내 여성 고객층 확장도 눈에 띄고요, 29CM도 열심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29CM는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25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여성 패션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92% 성장했고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경우,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거래액이 전년 대비 72% 성장했습니다. 29CM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고객 오프라인 접점 확대, 셀렉트숍으로서의 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무신사의 과제

스타일쉐어 서비스를 종료한 무신사에게 남겨진 과제가 있습니다. 스타일쉐어의 고객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을까, 라는 문제입니다. 비록 고객층이 중복된다지만 스타일쉐어 고객을 전부 흡수하는 것은 다른 문제죠.

무신사 측은 커뮤니티, 커머스 기능을 무신사로 그대로 흡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선 무신사 관계자는 스타일쉐어 커머스 기능을 무신사 스토어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일쉐어는 기존 저가 브랜드 상품을 다수 판매했는데요. 해당 브랜드를 그대로 무신사 스토어로 이전해 고객 이탈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다른 무신사 관계자는스타일쉐어 내 매출이 높은 브랜드, 혹은 협업을 자주 한 브랜드는 무신사와 중복된 경우가 많다 “1020 여성 고객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입점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커뮤니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스타일쉐어의 피드가 무신사 스냅과 매우 유사한 만큼 스타일쉐어에서 코디를 업로드하는 고객들이 무신사로 이동할 수 있겠죠.  그러나 서비스 종료 후, 한동안 스타일쉐어 고객층의 이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Z세대 여성 고객을 두고 패션 플랫폼의 경쟁이 치열한 지금, 무신사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시장에 다시 등장할지 주목할 만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