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여파로 국내 배터리 업체가 공급망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미국 정부가 IRA 시행을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 원산지 증명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22일(현지시각)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Electra), 아발론(Avalon), 스노우레이크(Snowlake)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니켈 매장량 5위, 정련 코발트 생산 3위 등 세계적인 광물 수출 국가다.

여기에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캐나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시온(Lithion)에 투자했다. GM은 LG엔솔과 합작으로 설립한 배터리 업체 얼티엄셀즈를 설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배터리르 더욱 원활하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LG엔솔은 2025년부터 5년 간 아발론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톤을, 10년간 스노우레이크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수산화리튬은 고성능,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LG엔솔은 향후 해당 기업과 핵심 원재료 공급에 대한 세부 내용을 협의하고,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LG엔솔은 올해 6월에 미국 리튬 생산업체 컴파스 미네랄(Compass Mineral)과 탄산⋅수산화리튬 공급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LG엔솔은 2025년부터 컴파스 미네랄이 생산하는 친환경 탄산⋅수산화리튬의 40%를 7년 간 공급받기로 했다.

삼성SDI도 지속해서 배터리 원재료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엔솔이 해외 투자에 주력했다면,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 측면에 좀 더 힘을 쏟는 분위기다. 먼저 삼성SDI는 원활한 양극재 확보를 위해 자회사 에스티엠 에코프로비엠과의 합작회사 에코프로이엠을 통해 국산 양극재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올해 5월에는 폐배터리 재활용 연구개발(R&D) 조직도 신설했다. 해당 조직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률과 원자재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추후 파트너사와의 기술 협력과 산학 협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재 천안과 울산 공장에서 발생한 폐기물 ‘스크랩(Scrap)’을 회수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회수한 스크랩을 재활용 전문업체에 전달해광물을 추출하고, 이후 광물을 배터리 소재 파트너사로 전달해 삼성SDI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제조 공정에 재투입하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삼성SDI는 폐배터리 공급을 활성화해 나갈 방침이다.

아직 삼성SDI의 추가적인 해외 원재료 공급망 확보⋅투자 관련 공식 발표는 없다. 삼성SDI 관계자는 “해외 협력 관련해서는 큰 변동사항은 없다”며 “추후 변동사항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SK온은 원재료 확보를 위해 미국 뉴욕에서 잠비아 대통령과 회동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하카인데 히칠레마(Hakainde Hichilema)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 관련 민간 협력모델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SK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잠비아의 구리 광산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면서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기에 잠비아의 제조 역량을 향상시키는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히칠레마 대통령도 “SK와 잠비아 간 사업 협력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며 화답했다.

미국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는 만큼, 국내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바삐 움직이는 이유도 미국이 새롭게 제정한 법안을 따라 지원금 혜택을 받기 위함이다. 한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완성차⋅배터리 업체는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의사결정을 당분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