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카카오에서 다시 태어난 퍼피레드, 여전한 친구들

“우리의 첫번째 메타버스 퍼피레드, 우리 함께 레드해!”

추억의 소셜 미디어(SNS) 퍼피레드가 6년 만에 카카오에서 다시 태어났다. 카카오 자회사 녭튠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메타버스 개발사 컬러버스는 지난달 30일 ‘퍼피레드’를 정식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의 퍼피레드는 국내 총 300만명 이상의 회원수를 보유한 3D 모바일 메타버스로, 지난 2003년 출시되었다가 2016년 8월 서비스 종료한 바 있다. 넵튠은 2021 10월 지분 투자를 통해 컬러버스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퍼피레드의 부활은 당시 퍼피레드를 추억하는 이용자들의 청원으로부터 시작됐다. 퍼피레드 측은 “이용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퍼피레드 부활 운동’을 전개했고, 당시 1만명 이상이 부활 운동 청원서에 서명했다”며 “이러한 응원에 힘입어 퍼피레드를 개발한 이용수 대표가 서비스 재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재개를 위해 기업 투자,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개발자금을 마련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퍼피레드 측에 따르면 재개된 퍼피레드는 이용자들의 추억을 소환할 미니 파크 꾸미기, 아바타 및 애완동물 육성, 아기 돌보기, 역할 놀이 등의 기존 서비스를 재해석해 복원했다. 여러 신규 아이템과 콘텐츠를 적용해 모바일에 최적화한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걸 목표 삼았다. 퍼피레드 관계자는 “퍼피레드는 여성 친화적 MZ세대 플랫폼”이라며 “퍼피레드만의 메타버스로 업데이트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돌아온 퍼피레드, 어떤 모습?

출시된 지 2주가 지났음에도 퍼피레드에는 사람이 붐비는 모습이었다. 다소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들어간 ‘미니파크’ 서버엔 14명의 아바타가 활동하고 있었다. 메타버스 필드는 여타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즐길 콘텐츠가 다양하다는 점이 눈여겨볼만 했다.

기존 게임 형태를 유지하는 만큼 상호작용 요소가 활발한 점이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퍼피레드에선 음식을 직접 만든다거나 누워서 잠을 청한다거나, 퀘스트를 통해 낚시를 한다거나 등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자신의 아바타와 미니파크 또한 꾸밀 수 있으며, 다른 유저들의 미니파크에서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요리를 하기 위해선 수집 등의 활동을 통해 재료 아이템을 모아야 한다.

퍼피레드 콘텐츠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기 돌보기’ 또한 그대로 구현돼 있었다. 기존 세계관에는 이모와 이모부가 맡긴 아기를 돌봐주면 ‘콩’을 보상받는 형태였다면 컬러버스M에서는 퍼피레드 월드에서 ‘꼬꼬’에게 퀘스트를 받아 아기를 받아 키우는 형태다. 이외에도 ‘쉼터 만들기’ 등 NPC들로부터 여러 퀘스트를 받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퀘스트가 완료되면 게임 내 재화인 ‘콩’을 얻을 수 있다.

’꼬꼬’에게 퀘스트를 받으면 ‘아기’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갈리는 편이다. 한 이용자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재출시한 느낌”이라고 게임을 평가했다. 추억을 앞세워 마케팅했지만 콘텐츠 품질이 기대치를 밑돈다는 비판이다.

또 다른 이용자는 “서버 정상화가 이뤄지고 조작 기능이 좀 더 정밀해지면 최고일 것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출시 직후인 지난 2일 2위까지 기록했으나 4일 24위로 내려갔다.

앞서 퍼피레드는 출시 직후 서버가 마비되면서 점검을 무기한 연장하겠다는 공지를 띄운 바 있다. 이후 사측은 파크당 동시접속 가능 인원을 100명에서 30명으로 줄였지만 서버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이용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퍼피레드 관계자는 “모바일 퍼피레드는 20명 미만의 한정된 인력으로 기획부터 운영, 개발 등 모든 분야를 커버하다 보니 많은 한계가 있었다”며 “내부에서도 서버 안정화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고, 이를 위한 작업을 병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퍼피레드는 퍼피레드, 컬러버스는 컬러버스

퍼피레드와 카카오의 메타버스 컬러버스와는 다른 길을 걸을 예정이다. 넵튠 관계자는 “퍼피레드와 컬러버스 서비스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라며 “퍼피레드는 과거 커뮤니티 서비스 기반 게임을 3D 메타버스로 구현한 것이고, 컬러버스는 카카오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일축했다.

카카오가 구축할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

앞서 6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넵튠, 컬러버스 3사가 메타버스 사업 및 서비스에 대한 협력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사측에 따르면 협약을 통해 컬러버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웹툰, 웹소설 및 케이팝 관련  지식재산권(IP)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컬러버스’를 활용해 메타버스안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케이팝을 테마로 한 메타버스 월드나 주요 스토리 IP를 이용한 가상공간 서비스를 함께 제작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월 공개된 ‘컬러버스’는 웹이나 앱 환경에 제약 없이 이동이 가능한 웹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해 제작 중이다. 사측에 따르면 이를 이용해 카카오톡, 멜론 등의 2D 서비스들에서 3D 메타버스로의 이동과 접속이 가능하며,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모바일웹에서 주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용자들은 디바이스의 제약에서 벗어나 메타버스 내에서 보고 싶은 가수의 공연을 보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찾아 새로운 방식으로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 메타버스 내에서의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함께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 공유하게 되는 새로운 서비스 형태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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