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 “메타버스 속 게임 요소 눈 감는 건 배임”

“메타버스는 플랫폼이 맞습니다. 다만 메타버스 안의 게임들이 플랫폼 내 엔터테인먼트 활동의 일부라고 해도 (결국은 게임이라는 것은) 모른 척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메타버스 내 게임은 게임이 맞습니다. 이를 모른 척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입니다”

지난 30일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은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소속 한국게임기자클럽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지난 7월 제페토를 ‘게임’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지난 30일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은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소속 한국게임기자클럽 기자들과 만나 “메타버스 내 게임은 아무리 봐도 게임이 맞다”며 “메타버스 내 게임으로 인해 여러 잘못된 선례나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가 플랫폼인지, 게임인지와 관련한 결론을 쉽게 낼 수 없으며, 각 정부부처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메타버스 규정과 관련해 샌드박스 등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우리가 결정지을 사안은 아니”라며 “제페토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에서 이야기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게임위는 네이버 제페토를 ‘게임’으로 등급 분류 안내 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당시 게임위는 서비스 내 게임 요소를 확인했다며 규정대로 안내했지만, 제페토의 게임 등급분류 신청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

게임산업법에서는 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가 의무화 되어 있다. 게임위가 제페토를 게임으로 본다는 의견을 내면서도 등급분류 신청 기한을 못박지 않은 것은 “메타버스의 정체성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정부 각 부처의 의견이 통합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무조정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가 모여 제페토를 플랫폼으로 정의하기도 했지만 메타버스 내 게임 요소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게임의 본질은 재미와 노력이라고 생각한다”며 “P2E 게임은 ‘장사’ 측면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돈이 목적이 아닌 재미가 목적인 게임이 진정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사행성 조항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P2E 도입은 불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게임위가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산업을 억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게임위는 정해진 법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집행 기관으로서 규정에 맞춰 P2E를 규제하는 것뿐이지 게임위의 독단적인 생각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P2E를 포함한 블록체인 게임들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블록체인은 알면 알수록 흥미롭다”며 “게임사가 여러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도 동의하며, 이러한 흐름은 결국 필연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그 목적이 돈으로만 여겨지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며 “블록체인의 활용도가 게임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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