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경쟁하나

TV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가 경쟁자라고 여겨지는 시대다. 다만 이 둘이 경쟁 관계라면 규제 형평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현재 TV홈쇼핑은 사업 운영권 심사, 중소 납품업체 보호 및 지원, 공정거래 관행 등 다양한 규제와 책무를 가진다. 만약 라이브커머스와 TV홈쇼핑이 진정한 경쟁관계라면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규제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디지털경제포럼이 공동 개최한 라이브커머스, 로컬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돕는 새로운 도구’ 세미나에서 부경대 이승엽 교수는 라이브커머스와 TV홈쇼핑 간 경쟁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실상 두 서비스의 경쟁 관계에 대한 첫 실증 연구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디지털경제포럼이 공동 개최한 라이브커머스, 로컬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돕는 새로운 도구’ 세미나 토론회 중 이승엽 교수

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와 TV홈쇼핑 간 경쟁 관계자는 두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다. 방송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이용자와 판매자다. 이 교수는 이용자 입장에서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가 강한 유사성을 가지는지, 판매자 입장에서는 두 서비스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우선 이용자의 관점에서 라이브커머스와 TV홈쇼핑은 쇼핑 매체로서 경쟁한다. 이용자는 두 서비스 모두에서 상품 신뢰, 경제성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두 서비스는 각기 차별화된 가치를 가진다.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의 강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TV홈쇼핑은 라이브커머스와 비교했을 때 시간 보내기, 콘텐츠 속성, 접근 편의성에 대한 경쟁력이 높다.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상호작용성, 현장성, 상품 가격측면에 있어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 교수는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가 강점을 가지는 이용자 만족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각기 다른 차별화된 가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두 서비스를 이용하는 판매자 특성 또한 확연히 다르다. 이 때 분석 대상은 롯데홈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TV홈쇼핑 3사와 네이버 쇼핑라이브, 그립이다. 이 교수는 판매자 특성으로 기업 규모, 소재 지역, 판매 품목을 비교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디지털경제포럼이 공동 개최한 라이브커머스, 로컬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돕는 새로운 도구’ 세미나 중 이승엽 교수의 발표

우선 기업 규모를 비교했을 때, TV홈쇼핑 3개사 모두 중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현대홈쇼핑 한 곳만 대기업이 가장 높은 비중을 가졌다. 라이브커머스에서는 개인판매자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특히 그립 경우, 대기업은 아예 없는 반면 개인 판매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판매 소재 지역 경우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모두 수도권의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TV홈쇼핑 경우 비수도권의 비중이 10%대인 것에 비해 라이브커머스 내 비수도권 사업자 비중은 30% 안팎으로 차이를 보였다.

두 서비스는 판매 품목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TV홈쇼핑 3개사는 식품, 의류, 생활용품, 뷰티 등 다양한 상품을 일정한 비율로 판매했다. 그러나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식품, 의류, 생활용품의 비율이 높고 그립은 의류의 비율이 매우 높다.

이 교수는 TV홈쇼핑 판매자와 라이브커머스 판매자는 아예 다르다는 점을 실증했다. 이 교수의 이번 연구에 따르면 TV홈쇼핑 3개사의 판매자는 여럿 중복되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TV홈쇼핑 판매자도 적지만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개인 판매자의 비율이 극히 높은 그립과 대기업 및 중기업 비중이 높은 TV홈쇼핑 판매자는 아예 겹치지 않는다..

또한 이 교수는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서로 보완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각 서비스의 판매자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TV홈쇼핑은 중소기업 지원 및 판로 확대라는 공적 책무를 지니고 있으나 대기업 및 중기업의 비중이 높다. 다만 이 교수는 TV홈쇼핑은 한정된 시간에 최대한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TV홈쇼핑이 담당하지 못하는 지역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의 판로 확대를 돕는다는 점에서 골목상권을 살리는 사회적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진입장벽이 적고 누구나 방송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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