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는 삼성 기흥캠퍼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경기도 용인소재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로 향했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행사에 참석에 반도체 기술개발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9일 기흥캠퍼스에서 R&D단지 착공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 부회장을 포함해 경계현 DS부문장, 정은승 DS부문 CTO,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기흥캠퍼스 반도체 R&D 단지를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전반적인 반도체 R&D 분야 전반에 걸친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R&D 전용라인은 2025년에 가동하고, 2028년까지 연구단지 전반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측은 기흥 R&D단지 건설을 통해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분야 협력회사와 R&D 협력을 강화하고, 우수 반도체 연구개발 인재 육성을 진행하겠다고도 밝혔다. 더불어 삼성전자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갖고 있는 위상을 고려,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계현 DS부문장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 전략을 보고하면서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들이 스스로 모이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통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기공식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과 간담회를 가지고, DS부문 사장단과도 회의를 가졌다. 먼저 간담회를 통해 이 부회장은 직원의 건의사항을 듣고, 조직문화 개선 등의 의견을 공유했다. DS부문 사장단과의 회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과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과 함께 기술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면서 경쟁력을 키워 왔다. 현재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사업 중 하나도 메모리다. 하지만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의 경우 나노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도 추후 경쟁력을 강화할 만한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2분기 실적발표 당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인수합병(M&A)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 삼성전자의 해당 발언을 의미 있게 받아들였지만, 아직까지 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복권하면서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회사가 전반적인 사업을 재정비하고, M&A를 공격적으로 단행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M&A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는데, 하만 이후 조용했던 대형 M&A 의사결정을 빠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만도 이 부회장이 직접 사들이기로 계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복권 이후 입장문을 통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그간 제 부족함 때문에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사회와 같이 나누고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