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삼성, Arm과 손잡고 칩 디자인하는 가온칩스 살펴보기

“삼성 파운드리 공식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사(DSP)이자 Arm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사.”

가온칩스라는 국내 반도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수식어입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무슨 의미일까, 싶을 수 있죠. 하지만 내막을 듣고 나면 앞서 언급한 수식어가 꽤 화려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는 세계에서 총 12개의 회사만을 “우리 공식 파트너사야” 라며 DSP로 선정해 놓았습니다. 그 중 가온칩스는 경쟁사 대비 이른 시점에 삼성 DSP가 됐습니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어떨까요. Arm은 최근까지 많은 반도체 기업이 인수합병 대상으로 눈독을 들인 곳입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반도체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기업인데요, 그런 기업이 가온칩스를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사로 선정했습니다. 이렇게 듣고 보니 좀 달라 보이죠.

가온칩스는 지난 5월 20일,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때는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낀 시기였는데요, 그럼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5월11~12일 진행했던 일반청약 경쟁률은 2183.29대 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은 약 7조641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주식시장 어둡다 어둡다 하지만,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다시 입증한 셈인데요, 이번에는 가온칩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가온칩스가 삼성 파운드리 DSP, Arm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가온칩스의 경쟁력, ‘미세공정⋅하이엔드’

가온칩스는 2012년 8월 설립된 시스템반도체 디자인하우스입니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와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Foundry)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죠. 파운드리가 원활하게 칩을 생산할 수 있도록 팹리스가 제작한 설계도를 변환⋅합성합니다. 여기에 가온칩스는 거래처의 요청에 따라 웨이퍼 형태의 반도체 칩을 조립하거나 테스트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작의 전반을 지원하는 셈입니다.

가온칩스의 특징이자 강점은 미세공정 등 하이엔드 관련 기술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하우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가온칩스는 설립 때부터 미세공정과 고성능 반도체에 주력한다는 기반을 가지고 기술 개발을 해 왔습니다. 해당 부문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미세공정과 고성능 반도체에 주력한 결과, 증권가에서도 가온칩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는 가온칩스에 대해 “하이엔드 공정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파운드리 기업이 양산 매출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온칩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이엔드 공정을 갖추고 있어 단단한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 같은 강점을 토대로 가온칩스는 협력 체제를 강화해 나갔습니다. 먼저 가온칩스는 삼성전자와 긴밀하게 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온칩스는 설립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던 2014년 4월 삼성전자 ASIC 디자인 서비스 파트너 인증을 받았습니다. 2017년 7월에는 삼성 파운드리 채널 파트너가 됐고, 2019년 7월에는 삼성 파운드리 DSP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후 가온칩스는 삼성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Arm과도 협력하며 본격적으로 손을 뻗어 나갔습니다. 먼저 Arm은 2020년 가온칩스를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사로 선정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가온칩스가 Arm과 함께 차량용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Processor, AP) 등 하이엔드 부문 반도체 개발을 위해 협력해 온 것이 있었는데요, 이 때 기술력을 인정받아 공식 파트너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7월 11일에는 Arm이 가온칩스를 ‘베스트 디자인 파트너 2020’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가온칩스는 미세공정과 하이엔드 관련 기술 경쟁력을 통해 협력 체제를 단단히 구축해 나가고, 시장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가온칩스는 커버할 수 있는 칩 종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칩 성능은 높이고 비용과 개발 기간은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협력사로서 10년 간 180개 가량의 프로젝트 개발을 완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세공정⋅하이엔드 부문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 지금의 가온칩스를 만든 셈이죠.

“일본 찍고 시장 확대한다”

앞서 언급했듯, 가온칩스는 지난 5월 20일 코스닥 상장을 했습니다. 이 때의 IPO 자금은 해외 시장, 특히 일본 시장 진출에 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가온칩스 입장에서는 일본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증권신고서 내용에 따르면, 가온칩스는 2017년 하반기에 삼성 파운드리 채널 파트너사로서 한 일본 주요 반도체 기업과 디지털 TV용 시스템반도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뒤이어 가온칩스는 일본 반도체 생산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일본은 자국 파운드리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외 파운드리 이용이 불가피합니다. 특히 7나노 미만의 미세공정은 세계에서 TSMC, 삼성전자 두 기업만 구현할 수 있죠.

여기에 미세공정 수요가 증가하면서 TSMC에 몰리는 위탁생산 주문량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온칩스 관계자는 “현재 세계에서 발생하는 미세 공정 수요는 TSMC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양이 아니기 때문에, 일본은 삼성 파운드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가온칩스가 일본 진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주지역, 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가지고 있죠.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미세공정에 대한 수요는 세계적으로 올라갈 전망”이라며 “미국, 유럽이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가온칩스는 미국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는데, 미국 정부의 반도체 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가 보조금 측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테일러시에 5G, 고성능 컴퓨터, AI 등 하이엔드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가온칩스는 미세공정⋅하이엔드 부문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미국에서 가온칩스의 역할도 높아지겠죠. 대중도 이 같은 흐름을 예측했는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외신 보도 이후, 가온칩스의 주가도 한때 강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의 영향은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24일(현지시각) 미국 상원의 반도체 산업육성방안에 대한 표결의 통과가 임박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법안이 처리되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미국 투자를 단행한 기업이 이득을 보게 됩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테일러시에 5G, 고성능 컴퓨터, AI 등 하이엔드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인데요, 그만큼 미국에서의 가온칩스의 역할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발표 이후 가온칩스의 주가가 전일 대비 850원(3.41%) 가량 오르며 한때 강세를 보였습니다.

가온칩스는 이후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우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가온칩스가 올 한해동안 매출 461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달성한다고 예측했습니다. 가온칩스의 2021년 매출은 322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올해 전년 대비 각각 43.2%, 40.3% 성장한다고 본 것이죠.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견조세를 이어가면서 미세공정에 주력하던 가온칩스도 이득을 본다는 이유에섭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기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현상 등으로 인해 시스템반도체 산업 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증권가가 가온칩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것은, 증가 추이가 둔화될 수는 있어도 기술 발전이 멈추지 않는 이상 하이엔드 반도체 수요는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종선 연구원은 “가온칩스는 국내 최다 고객사 확보 기업일 뿐만 아니라 5nm 이하의 초미세 하이엔드 공정 관련 노하우를 가진 엔지니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게다가 자동차, AI, IoT 등 고성장산업 매출 비중이 80% 가량 차지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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