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콘솔” 게임사, 본격 시장 공략 나선다

어두웠던 국내 콘솔시장에도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콘솔 불모지라고 해도 다름이 없었던 국내 시장에 올해 들어서 콘솔 게임이 기대 신작으로 많이 거론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6월 자사 대표 지식재산권(IP)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PC∙콘솔 대전 격투 게임 ‘DNF Duel’을 출시했다.  카트라이더 IP를 이용한 ‘카트라이더: 드래프트’라는 레이싱 콘솔 게임 또한 올해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엔씨 또한 올 하반기 출시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TL’과, ‘프로젝트M’을 콘솔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 ‘도깨비’ 등이 콘솔 시장에 진출할 것을 알린 상황이다.

사실 콘솔 시장은 한국에서만 주춤할 뿐, 세계적으로는 주류인 게임 산업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유독 맥을 못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게임 분야별 비중은 모바일 게임 57.4%, PC 게임 26%다. 콘솔게임은 그 중 5.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를 기준으로 보면 콘솔 게임은 모바일 게임 규모(893억 4800만달러)의 다음인 558억2600만달러 규모를 가지고 있다. PC 게임은 335억1200만달러다. 세계 게임 시장 규모가 2020년 기준 2096억5800만달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콘솔 게임은 세계적으로 약 4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과 PC 중심인 한국과는 달리 세계 게임 시장은 모바일과 콘솔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2020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위)  2020년 글로벌 게임 플랫폼 별 규모(아래) (출처:한국콘텐츠진흥원)

세계 게임 시장과 한국 게임 시장의 흐름이 전혀 다르다는 점은 국내 게임 시장이 전세계의 6.9%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숫자가 다소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미국과 중국, 일본에 이어 네번째로 큰 점유율이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놓고 본다면 한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세계의 10.3%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26.4%, 17.9%, 일본은 13.8%를 차지하고 있어, 모바일에서도 세계 네 번째 규모다. 그런데 콘솔에서만은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과 PC 시장에서 선전해왔기 때문에 콘솔 시장에서 뒤처져 있었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환경을 둘러싼 인프라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KDB미래전략연구소 고태우 선임연구원은 ‘게임산업의 주요 이슈와 발전방향’ 논문에서 “모바일 게임은 점차 성숙기에 접어들며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나 통신환경 개선에 따른 게임과 AR 게임등 새로운 게임 장르의 등장으로 콘솔 시장은 활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가 2019년 10.5%에서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 7.8%, 2021년에는 6.7%으로 둔화했다. PC 게임 또한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수입 규모가 5337만 달러로 36만달러 정도 감소했다. 반면 콘솔 게임의 수입은 전년 대비 30.2% 증가한 2417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는 게임사도 기민하게 읽고 있다. 앞서 언급한 콘솔 신작들이 준비되는 이유도 지금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주력 게임인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 시장이 다소 힘을 잃어가는 상황 속 국내 게임사 또한 새로운 시장인 콘솔 시장의 위상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이미 포화 상태인 동아시아 시장에서 벗어나 북미, 유럽에도 진출할 필요 또한 존재했다. 국내 게임은 아시아권에 상당한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수출 비율은 중국(35.3%), 동남아(19.8%), 대만(12.5%), 북미(11.2%), 유럽(8.3%) 순이다. 특히 판호 등의 과도한 게임 규제에 나서고 있는 중국 시장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게임 장르와 플랫폼의 다양화는 관건이었다.

물론 현재 국내 콘솔 게임 시장도 2020년 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라인 게임즈의 베리드 스타즈는 2020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콘솔 게임의 성공을 보여준 게임으로 평가 받는다. 베리드 스타즈의 성공 이후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콘솔 게임 개발이 시작했고, 현재 시프트업의 프로젝트 이브,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X 또한 콘솔형으로 게임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고태우 신임연구원은 “모바일 게임의 과금모델 이슈 등 게임 자체의 재미나 혁신적인 게임성보다는 매출과 직결되는 BM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시하는 현장의 분위기 또한 개선할 필요 있다”며 “IP의 플랫폼 확장(콘솔 등)이 잘 이뤄지지 않고 글로벌 인지도가 가진 IP가 적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트랜드를 반영한 BM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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