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에 좋은 기능 다 갖다 붙여도 소용 없다. 누구를 상대로, 어떤 목적으로 개발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AI) 챗봇이 만능이 될 순 없지만, 일상의 단순반복 업무를 줄여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는 기여할 수 있다.”

이제 챗봇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고객센터에서 사람대신 챗봇을 만나 답을 듣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챗봇은 회사 업무에도 쓰인다. 회사 내 반복 질문을 맡아 처리하는 업무도 점차 챗봇의 것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챗봇을 도입한다고 해서 다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정민석 꿈많은청년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웨비나 ‘AI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에서 “기업이 챗봇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목적을 분명히 하고 기능을 단순화할 것” 등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는 기업의 AI 챗봇 활용 트렌드와 적용 사례 등이 포함됐다.

꿈많은청년들은 2015년 설립한 챗봇 전문 스타트업이다. 카카오 챗봇 에이전시와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사로 일하면서 여러 기업의 AI 챗봇을 만들고 있다. 챗봇 개발에서 국내 기술 기업 중 선발업체인 곳이다.

정민석 꿈많은청년들 최고기술책임자(CTO)

기업들은 왜 챗봇을 만들까?

AI 챗봇은 생각보다 일상에 파고들었다. 당장 집에서 쓰는 AI 스피커로 사람들은 날씨를 확인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실행한다. 그러나 비즈니스의 영역에서 쓰이는 AI 챗봇은 집에서 쓰는 것과는 당연히 용도가 다르다. 회사에서는 주로 어떤 이유로 AI 챗봇을 이용할까?

정 CTO는 기업에서 AI 챗봇을 활용하는 이유로 크게 세가지를 들었다. 첫번째. 브랜딩 강화와 더 많은 상품 판매다. 여기에는 회사의 기술력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들어간다. 주로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만든 챗봇에 그런 의도가 들어간다는 것이 정 CTO의 설명이다. 챗봇을 활용한 이벤트도 고객의 관심을 도모하기 위한 종류들이다.

두번째 목적은 조금 더 실용적인데, 고객 응대다. 사실상 상담원 고용을 줄여 비용을 덜 쓰기 위한 목적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컨대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상담센터 규모도 따라서 커진다. 큰 규모의 기업일수록 당연히 상담원의 고용 규모도 크다. 또 일시적으로 고객 문의가 몰릴 경우에는 기존의 상담센터 규모로는 해결 안 될 때도 있다.

실제로 챗봇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바쁜 회사의 상담 업무를 해결한 사례가 있다. 정 CTO가 든 예는 한 보일러 회사다. 갑작스런 한파에 보일러 고장 문의가 늘어나면 상담센터 직원을 임시 고용해 대응하곤 했는데, 상담원이 모두 상담 업무를 하고 있을 때 놓치는 전화로 인해 고객 불만이 접수되는 일이 있었다.

이 회사의 경우 챗봇을 도입해 간단한 AS 접수를 받게 했고, 또 단순 보일러 고장 같은 경우 사진을 찍어 챗봇으로 전송케 해 구글의 이미지 머신 러닝을 통해 사진을 분석, 증상에 따른 조처 방법을 안내하는 기능을 집어 넣었다. 만약 이용자가 이 방식대로 했을 때도 고장을 고치지 못하면 그때 다시 AS 접수가 되는 식으로 말이다.

마지막 세번째는, 기업내에서 활용할 목적으로 만드는 인공지능 챗봇이다. 일명 ‘사내 챗봇’이라고 불리는데, 정 CTO에 따르면 현재 많은 기업들이 이 사내 챗봇을 업무에 도입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사내 구성원들이 단순반복되는 질문을 부담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질문하는 사람은 챗봇에 물어보니 상대에 대한 미안함이 줄고, 답하는 사람은 단순 업무에서 해방이 되는 식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챗봇을 기업들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 CTO에 따르면 최근 챗봇이 구성원의 변동이 심한 업종에서 사내 교육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편의점, 주유소 같은 곳들인 직원이 자주 들고나는데 챗봇을 통해서 “주취자가 왔을 경우” “어린이가 와서 문제가 생길 경우” 등을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GS리테일이나 S오일이 챗봇을 직원 교육에 활용한 곳 중 하나다.

어떤 챗봇을 도입해야 하나?

챗봇이 기업의 업무에 도입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 CTO는 무턱대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즉, 회사의 어떤 업무에 어떤 목적으로 도입하는지 정확히 해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초반에 이용이 쉽도록 가능한 구성을 단순히 하고 이후에 보다 복잡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챗봇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정 CTO는 “여러 챗봇에 있는 기능을 이것저것 넣어보는 선택을 흔하게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결국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게 된다”며 “상담센터의 업무 부하 줄이기, 단순반복 질문을 줄여 업무 효율화 높이기, 물건을 많이 팔기 위한 이벤트 등으로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게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어디에 챗봇을 도입하는지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내 챗봇 같은 경우에는 구성원이 많이 쓰는 슬랙이나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에 챗봇을 심어야 한다. 또 고객을 상대로 한 마케팅 용으로 제작한다면 광고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챗봇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넉넉한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챗봇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사람들이 챗봇에 대해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를 기대하는데, 현실은 ‘일을 할 수 있는 심심이’ 정도라는 걸 염두에 두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애초 설계부터 사람이 챗봇을 어떻게 쓰면 되는지 알려주고, 그 규칙에 따라 사용하게 하는 ‘룰베이스’ 접근이 이뤄지는 것이 낫다고도 조언했다.

예컨대 챗봇 화면에 들어갔을 때 아무런 규칙이 없이 사람이 먼저 아무말이나 걸어 일을 하게 하는 자연어 처리의 경우에는 이용자가 사용에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 챗봇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안내하고 챗봇과 이용자 집단이 서로에 대한 학습이 이뤄질 즈음에 추가적으로 자연어 처리 등의 기능이 덧붙어 질 때 훨씬 더 효율적인 챗봇 도입이 가능하다고 정 CTO는 말했다.

한편, 정 CTO는 챗봇의 미래를 “웹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웹초기에는 수많은 웹 에이전시가 생겨나면서 웹사이트 개설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대부분 기업체들이 스스로 웹사이트를 만드는 시대다. 챗봇도 마찬가지가 될 거라는 설명.

따라서 회사들도 용도에 맞는 챗봇을 만들어 쓰게 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일부 회사에서는기능별 챗봇을 도입 중인데, 꿈많은 청년들도 자체적으로 만든 근태관리 솔루션을 슬랙에 넣어 사용 중이다.


이 회사는 슬랙에 만들어 둔 챗봇을 통해 출퇴근 처리를 하고, 다른 직원이 동료의 출퇴근 여부를 확인해 협업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또, 회사 내 특정 문서를 검색해서 알려준다거나, 원하는 링크로 연결하는 등의 기능도 지금 챗봇이 업무 보조로서 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다. 꿈많은청년들은 해당 기능들을 적용한 사내 챗봇을 상품으로 개발 중이기도 하다.

정 CTO는 “챗봇이 사람들의 삶에 파고들어서 단순반복 업무를 줄여주는 등 조금 더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