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덜 유명하지만 중동에서는 ‘국민 메신저’ 격에 오른 서비스, 하이퍼커넥트의 ‘아자르’입니다. 이용자의 99%가 국외에 있죠. 지난해 미국 매치그룹이 17억2500만달러(약 1조9330억원)에 지분 100%를 사갔습니다. ‘틴더’하는 그 매치그룹 맞습니다.

이 아자르를 만든 하이퍼커넥트의 창업자 안상일 대표가 최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강릉에서 연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에 참여해서 게임이 아닌 서비스로 어떻게 글로벌 성공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요약해서 발표했습니다. 독자님들께 이날 안상일 대표의 발표를 정리해서 전달합니다.

주제는 “아자르는 어떻게 글로벌로 성공할 수 있었나”인데요. 안 대표도 발표에서 반복해 말했지만, 하이퍼커넥트가 선택했던 방법이 100% 맞을 수는 없습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기 때문이죠. 시장 상황이 변했고요. 성공법을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어도, 이 회사가 어떤 부분에서 기회를 찾았는지를 알면 판단에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 않을까요? 이후부터는, 빠르게 읽으시라고 서술어 생략합니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 사진제공=스타트업얼라이언스

타이밍

아자르에 아무리 인재가 많고 기술력이 쌓였다고 해도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면 아무 소용 없었을 수 있음. 안 대표는 “제일 중요한 게 타이밍이다”라고 말했는데 다음 두 가지 시대 상황이 아자르에게 천운.

  • 하이퍼커넥트가 창업한 2014년은 영상통화를 하지 않던 시절
  • 당시는 유저 1명을 모으는데 드는 비용이 매우 적었던 시절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대화하는 경험 자체가 드물었고, 따라서 입소문이 빨랐으며, 앱마켓에 경쟁자가 적었음. 덕분에 큰 마케팅 없이 빠르게 앱 순위가 올라갈 수 있었던 것. 당시에는 이용자들이 높은 순위의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쓰면서 앱마켓에 익숙해지던 기간이었으므로, 자연스럽게 다운로드와 이용자 수 확보가 이뤄졌다는 설명.

 

실력 있는 동료

RTC(웹브라우저만으로 구현하는 실시간 고품질 커뮤니케이션 기술) 세계 처음 구현한 엔지니어들이 동료가 됨. 비슷한 기술이 시장에 등장하기 전에, 먼저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인재가 확보되어 있던 상황.

 

쉬운 UIUX

화상 채팅 상대를 화면을 넘기면서 바로바로 찾을 수 있음. 굉장히 단순한 사용자 환경이라 별도로 앱의 정체성이나 사용법을 설명할 필요가 없음. 해외 진출에 있어서 언어 상관없이 쉬운 사용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

 

서비스 발매와 동시에 수익모델 확보 전략

이게 또 굉장히 중요. 덩치를 우선 키우고 매출이나 수익을 나중에 생각하는 최근의 스타트업 전략과는 반대. 이미 일곱번의 창업 실패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빚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무조건 첫날부터 매출이 나는 구조를 짬. 유저가 많다고 사업이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 회사의 수익에 기여하는 유저가 많아야 앱이 성공하는 것. 돈을 내는 유저라면 진성 고객이고, 이 사람들을 위한 기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봄.

따라서 처음부터 유료 기능을 만들고, 이 유료 기능을 쓰는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앱을 개선해 나가는 전략을 씀.

 

투자는 실탄 확보 목적이 아닌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

하이퍼커넥트는 알토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사업 초기 국내에서 가장 유력한 벤처투자사들로부터 투자를 받음. 그러나 실제 투자금을 사용하지는 않았음. 투자 받은 이유 첫번째,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금 마련. 당시 회사의 24개월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대략적으로 계산한 결과 240억원이 나왔으므로 이를 투자받아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를 받아 씀.

두번째, 신뢰받는 벤처투자사의 포트폴리오라는 간판의 필요성. 아자르가 글로벌로는 알려지고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낯선 브랜드이므로 엔지니어 구인을 위해서라도 이 회사가 보증된 곳이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었음.

 

타깃 국가 설정은 철저히 데이터 기반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아자르’가 처음부터 글로벌을 타깃으로 만든 앱이 아니라는 사실. 앱에 유입되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보니 글로벌 유입자가 많았고, 따라서 글로벌로 나갈 것을 계획.

그중에서도 중동이 타깃이 된 것은 철저히 데이터 수집 결과에 따른 것. 200여개 나라 중 어떤 곳에서 아자르가 터지게 될 지 알 수 없으므로, 처음에는 1만원의 돈을 세계 모든 국가의 퍼포먼스 마케팅 플랫폼에 동일하게 집행.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에서 같은 돈을 썼을 때 지역별로 몇명이 들어오는지 패턴을 분석. 해당 지역에서 아자르가 관심을 끌 수 있겠는지 여부를 판단해서 타깃 국가와 유저에 예산을 몰아주는 방식을 여러번 반복.


투입하는 비용 대비 얼마만큼의 수익이 나오는지 통계를 활용. 다만, 여기도 ‘타이밍’의 법칙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마케팅 비용을 적게 써도 됐던 시장 환경이 반영.

앱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에는 한 명의 유저를 유입시키는데 드는 비용이 수천원에서 1만원까지 오른 상황. 아자르의 경우, 초창기 앱마켓 시장에서 이용자 1인을 확보하는데 드는 마케팅 비용은 100원 남짓.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금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이와 같은 테스트를 충분히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임.

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자신도 지금과 같이 마케팅에 돈이 많이 드는 구조라면 창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매치그룹에 매각 후 양사가 서로 보는 기회

첫번째. 테크 그룹으로서의 정체성. 매치그룹이 갖고 있는 여러 브랜드에 새로운 기능 확보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

두번째. 매치그룹이 북미에서는 강하지만 아시아에서는 기반이 없음. 아자르가 매치그룹의 아시아 진출에 거점이 될 수 있음.

세번째. 틴더를 필두로 매치그룹은 그간 데이팅 서비스로서의 정체성이 강했음. 아자르를 통해서 관심사 기준의 친구 맺기인 ‘소셜 디스커버리’ 영역으로 확장 시도.

 

어떠신가요. 2014년 창업 이후, 이 회사가 성장해온 방향은 다른 유니콘의 그것과 닮기도, 닮지 않기도 했습니다. 제 머리에 깊이 남은 것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번째는 다른 어디보다 빠르게 신기술을 도입했고, 이후 후발주자들이 많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선두를 유지했다는 것이고요. 두번째는 덩치를 키우면서도 내실을 다진다=매출을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안 대표는 마지막에 “창업자가 영어를 잘 한다면 글로벌로 성장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점이 안 대표가 꼽은 자신의 아쉬운 점이기도 했죠. 안 대표와 하이퍼커넥트의 경험이 다른 창업자분들께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