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는 오래 가고 싶다

쏘카가 이변 없이 상장을 진행합니다. 쏘카는 지난 24일 증권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8월 중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서 올해 상장을 계획했던 기업들이 원래 계획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쏘카는 국내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기업) 중 최초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쏘카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쏘카는 어떤 미래를 꿈꿀까요?

 

쏘카의 사업

우선 쏘카는 2011년 설립한 시간 단위 차량 공유(이하 카셰어링) 기업입니다.  회사측에 따르면 쏘카의 차량 공유 플랫폼 ‘쏘카’의 5월 기준 누적 회원 수는 약 800만명으로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약 1000만 건에 이릅니다. 

쏘카의 카셰어링 사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쏘카가 차량을 구매한 후 쏘카앱을 통해 대여합니다. 이 때 대여는 초단기 카셰어링과 월단위 차량 대여서비스로 나뉩니다. 카셰어링 사업에 사용된 차량은 이후 통상 3년 이후 중고로 매각됩니다. 쏘카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꾸준히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에서 쏘카는 명백한 선두 주자입니다. 현대카드 결제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 쏘카의 국내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78.6%에 달합니다. 회사측은 전국 6대 광역시 기준 인구 81%가 차량 대여구역인 쏘카존 500m 인근에서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스트리밍 모빌리티 업체를 지향하는 쏘카는 지난해 말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일레클’, 공유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 을 인수해 운영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 높은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업체의 매출만 따져봐도 1분기 기준 16억 93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출처: 일레클 홈페이지

다만 쏘카의 운영 사업 중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사업은 구독서비스 ‘쏘카 패스포트’입니다. ‘쏘카 패스포트’란 쏘카와 타다의 통합 모빌리티 멤버십으로 1년 구독 서비스입니다. 가입시 대여료 할인, 크레딧 적립 등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쏘카 관계자에 따르면 약 15만명 이상이 쏘카 패스포트를 구독 중입니다. 회원수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쏘카 패스 및 쏘카 패스포트 구독 회원의 연간 누적 매출은 평균 62만 7481원으로 비구독회원에 비해 4배 가량 높아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단입니다.

쏘카는 이밖에도 법인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쏘카 비즈니스 플랜, 월단위로 장기대여가 가능한 쏘카 플랜, 차량을 원하는 위치와 시간에 맞춰 배송해주는 부름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매출 현황

쏘카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21년 매출은 2849억원으로 2020년 매출 2177억원에 비해 30.9% 증가했습니다.

영업 손실은 조금 더 증가했습니다. 쏘카의 2021년 영업손실은 84억원으로 2020년 38억원에 비해 손실 폭이 커졌습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쏘카가 차량을 직접 구매해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많은 차량을 구매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쏘카의 연도별 운영차량 수를 살펴보면 2020년 1만 1353대였던 차량수는 2022년 1분기 1만 6916대로 1.5배 증가했습니다.

쏘카의 매출에서 알 수 있는 문제는 매출 대부분이 카셰어링 사업에 치우쳤다는 점입니다.

쏘카의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카셰어링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97.37%에 달합니다. 지난해 인수한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 ‘일레클’, 공유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2022년 1분기 기준 두 서비스의 매출 비중은 매출 전체의 2.49%, 매출액은 16억 9300만원에 불과합니다. 투자를 통한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한 쏘카측은 비수기인 2분기에 손익 분기점을 맞추는 동시에 올해에는 연간 흑자 달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쏘카는 데이터를 활용해 차량 증가에도 가동률을 계속 상승했으며, 모빌리티 멤버십을 통한 충성고객 락인과 매출 증대 기여가 높고, 차량관리시스템(Fleet Management Service, 이하 FMS) 를 활용해 차량유지비와 사고비용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 FMS란 사업용 차량을 대상으로 차량 데이터를 분석해 차량유지비와 사고비용을 줄이는 관리시스템입니다.

 

쏘카의 상장, 핵심은? 

쏘카의 상장에서 주목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기업가치, 자발적 보호예수, 신주 100% 발행 등 시장 친화적 요건을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관계자는 쏘카가 중장기적인 성장을 고려해 시장/투자자 친화적인 기업 가치를 책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엑시트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상장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쏘카가 시장 친화적인 요인을 강력하게 내세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현재 시장 상황이 최악이기 때문입니다. 상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쏘카에서는 시장 친화적인 요건을 내걸어야 상장 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재유행, 유가 상승, 차량 공급난, 기준 금리 인상은 쏘카에게 있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쏘카측은 이와 같은 시장 문제가 오히려 쏘카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리오프닝 이후 이동 수요가 급증하지만 차량 공급난, 인플레이션 확대 등으로 합리적 소비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카셰어링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아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통해 기업 역량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 신고서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24일 제출한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쏘카는 455만주를 3만 4000원-4만 5000원에 공모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르면 쏘카는 1547억~2048억 원을 조달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기업 가치가 예상보다 낮습니다. 공모 희망가에 따르면 쏘카의 시가총액은 1조 2000억-1조 6000억 사이입니다. 업계에서는 쏘카의 기업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책정된 기업가치는 올해 3월 롯데렌탈에 투자 받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올해 3월 롯데렌탈은 쏘카에 1831억원을 투자하면서 기업가치를 1조 3000억원으로 책정했습니다.

또한 신주 100% 발행도 눈에 띱니다. 일반적으로 상장에서 신주 100% 발행 요건은 찾기 힘듭니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이윤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쏘카는 신주 100% 발행을 통해 상장한 자금 전부를 사업 투자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또한 대표 투자자들이 자발적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대표 투자자들이 의무 보호예수기간이 끝난 후 주식을 대거 매각하게 된다면 일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됩니다. 그러나 쏘카는 이번 상장을 진행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최대 주주인 쏘카 이재웅 전 대표의 투자사 ‘에스오큐알아이(SOQRI)는 1년의 보호예수기간을 설정했습니다. 의무 보호예수기간은 6개월이지만 이에 6개월을 더한 것입니다. 의무 보유 대상이 아닌 SK와 롯데렌탈도 6개월 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황입니다.

쏘카측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을 통해 인공지능 엔진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차량 운영의 최적화를 통해 고격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쏘카의 장기 모델

쏘카가 가진 또 다른 카드는 신사업입니다. 쏘카는 증권 신고서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슈퍼앱 전략과 신사업인 차량 관제 SaaS 판매입니다.

우선 슈퍼앱 전략은 쏘카가 지난해 말 스트리밍 모빌리티 업체가 되겠다고 밝힌 것과 맥락을 함께 합니다. 쏘카는 2021년 12월 스트리밍 모빌리티 업체가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트리밍 모빌리티란 이동수단을 소유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이동에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쏘카의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계획, 총체적 이동 경험 제공한다는 제목으로 증권 신고서 내 해당 이미지를 첨부했다

쏘카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업체가 되기 위해 모빌리티 시장 내 유관업체에 대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와 지분투자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인수한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 ‘일레클’, 공유 주차장 플랫폼 ‘모두주차장’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쏘카는 슈퍼앱이 되기 위해 올해 안에 쏘카 앱 내 두 서비스를 합칠 계획입니다. 두 서비스를 쏘카 앱 내에서 쓸 수 있게 된다면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해 쏘카는 전기자전거 모델 개발, 소형주차장 거점화 및 사업화를 위한 스마트 파킹 시스템 개발 등을 계획 중입니다.

새로운 매출 수단도 있습니다. 쏘카는 자체 개발한 차량 관제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를 타 산업군에 판매하고자 합니다. 쏘카는 자체 보유한 차량에 설치한 단말기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왔습니다. 쏘카 관계자는 이 데이터로 차량 유지비와 상호 비용을 지속적으로 줄일 뿐 아니라 타 물류 회사가 물류 과정을 효율화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카셰어링에 치우쳐진 수익을 개선할 방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쏘카는 이밖에도 자율주행 셔틀 등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우려

쏘카의 IPO는 시장 친화적 요인을 내세우는 등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고려해야 할 점은 쏘카가 진출한 시장 그 자체입니다.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6억 2500만 달러(약 7500억 원) 입니다. 2026년까지 성장률은 6.3%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시장 크기는 크지 않지만 계속해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쏘카 증권보고서는 렌터카 시장의 파이를 가져가지 못한 상황에서, 렌터카 업체가 카셰어링과 렌터카를 구분짓던 주요 경쟁요인에 대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카셰어링 사업 성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현재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되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쏘카의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을 활용했습니다. 비교기업으로는 모빌리티 사업군 내에서 차량공유업체 우버, 리프트, 그랩홀딩스에 더해 배달앱 고투, 스마트카 앱 솔루션 기업,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 10개사를 선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때 비교 기업으로 활용한 업체가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우버, 리프트는 시장 지배력과 매출이 높은 기업이고 배달앱 고투는 이미 슈퍼앱의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이들을 비교기업으로 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입니다.

한편, 쏘카 관계자는 타 플랫폼과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쏘카는 자체 보유 차량을 유연하게 운영하며 시장 여건에 따라 차량공급/배치, 다이나믹 프라이싱 등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고 데이터와 모빌리티 기술을 결합하여 운영효율성을 제고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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