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외쿡신문>입니다.

페이스북의 2인자라고 불리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회사를 떠납니다. 그는 지난 1일(현지시각) 본인의 페이스북에 “2008년 처음 이 자리를 맡았을 때 5년 간 맡을 예정이었다. 14년이 지난 지금 내 인생의 다음 장을 쓸 때”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샌드버그는 다소 논쟁적 인물입니다. 메타(페이스북)를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시킨 뛰어난 기업가이며, 여성 리더십 운동에 앞장서는 페미니스트이기도 합니다. 반면 돈벌이를 위해 소셜미디어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이용한 인물이라거나, 엘리트 여성만을 위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셰릴 샌드버그 메타 COO

 

기업가로서의 샌드버그

샌드버그는 2008년 구글에서 페이스북(현 메타)에 합류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의 계속된 구애의 결과였죠. 당시 저커버그는 20대 초반의 CEO였습니다. 아직은 괜찮은 아이디어를 성공시킨 ‘너드’에 가까웠습니다.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기는 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킬 준비는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죠. 페이스북에는 비즈니스를 이끌 노련한 리더가 필요했고, 그 역할을 샌드버그가 맡았습니다.

샌드버그는 회사 광고, 마케팅, 신사업 등을 맡아 메타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페이스북에 온라인 광고라는 수익모델을 도입한 것도 그였습니다. 그 결과 2009년 7억7700만달러였던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지난해 1170억달러로 커졌습니다. 샌드버그는 이전 직장인 구글에서도 디지털 광고를 설계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 모델의 발판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성장할수록 잡음도 커졌습니다. 페이스북은 가짜뉴스, 혐오, 음모, 폭력선동 등의 진원지로 낙인찍혔습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듬이 편향적이며, 10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을 내부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묵인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샌드버그는 청문회 증인으로 의회에 불려나가기도 했습니다.

페미니스트로서의 샌드버그

페니니스트로서의 샌드버그가 처음 알려진 것은 TED 강연이었습니다. 그는 “왜 여성 리더는 소수인가(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는데, 많은 반향이 있었습니다. 이에 그는 2013년 ‘린인’이라는 책도 집필합니다. 강연과 책은 여성을 막고 있는 사회적 유리천장을 지적하면서,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성들이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등극했고, 많은 여성들에게 용기를 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에 대해 페미니즘 진영에서도 “판타지 페미니스트”라고 폄훼하기도 합니다. 샌드버그는 “의지와 끈기가 있는 미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사다리를 올라가 꼭대기까지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녀나 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녀가 상정한 여성은 실리콘밸리나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무직 여성일 뿐이라는 비판이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주장하는 그의 이야기는 그처럼 보모·기사·요리사 등을 두고 있을 때나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는 샌드버그의 주장에 대해 “헛소리(Shit)”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샌드버그가 메타를 떠나는 이유

샌드버그의 퇴장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합니다. 샌드버그가 메타(페이스북)를 기업으로 안착시킨 인물이라고는 하지만, 메타는 어디까지나 저커버그의 회사입니다. 나이가 40에 가까워진 저커버그도 이제는 철부지 너드가 아니고, 스스로 메타를 이끌 역량을 갖춘 CEO가 되었습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이 구글을 확고한 기업으로 세운 후 떠났듯, 샌드버그도 메타를 떠나야 하는 시점이 된 것입니다.

개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샌드버그는 2015년 남편과 사별했는데, 그 이후 많이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메타 내에서도 그 사건 이후 예전과 같은 에너지를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샌드버그에게 휴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그가 정치권으로 스카웃 될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미국 민주당에서는 오랫동안 그녀를 원했습니다. 그녀가 정치권에 들어가기로 일찍 마음 먹었다면, 어쩌면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샌드버그는 당장은 정치권을 향할 마음은 없다고 합니다.  샌드버그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재단과 자선 사업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재택근무 불가론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가운데 테슬라는 100% 출근을 선언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원격근무를 하더라도 일주일에 최소 40시간씩 각자의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면서 “아니면 회사를 떠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많은 테크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재택근무를 놓지 않는 모습과 상반된 태도입니다. 많은 테크 기업들은 영구적 재택근무를 선택하거나 최소한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머스크만 재택 근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도 “재택근무에는 그 어떤 장점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이 재택근무를 싫어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는데, 재택근무 환경에서는 필요한 정보만 주고 받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는 “테슬라는 지구에서 가장 흥미롭고 의미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러한 작업은 전화통화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헤이스팅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토론을 해야 하는데, 재택 근무를 하면 모이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의 관심 중 하나는 머스크의 이같은 출근 정책이 머스크가 소유한 다른 회사에도 이어질 것인지 여부입니다. 특히 인수할 예정인 트위터에도 적용될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영구적인 재택근무를 도입한 회사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트위터 직원들도 출근하라고 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위터 직원들도 이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합니다.

테크 기업의 경우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고, 출근 정책이 인재 유출의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5월 23일부터 주 3일 이상 출근할 것을 의무화 했다가 이를 연기한 바 있습니다. 반발하는 직원들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출근 정책으로 인해 AI 분야의 최고 인재 중 한 명인 ‘이안 굿펠로우’ 머신러닝 개발 디렉터를 구글 딥마인드에 빼앗기기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노조 설립 지지”

일반적으로 빅테크 기업은 노동조합을 싫어합니다. 개인의 창의성이 중요한 산업이어서 ‘노동자’라는 관점이 맞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천재적 개발자 1명이 수만 명의 성과를 넘어설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과 같은 일부 회사는 노골적으로 노조 설립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이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는 “노조 설립을 지지한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직원들의 조직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한다”며 “노조와의 협력을 위해 창조적이고 협력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 직원들이 MS 리더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조직화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일부 국가에서는 노조 결성이나 가입을 희망하는 직원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는 노동조합이 이미 설립돼 있습니다. 한국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소속입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노동조합은 지난 2017년 결성됐으며,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소프트 노조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이 갑자기 노조 지지 발언을 내놓은 것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 관련돼 있습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자회사인 레이븐소프트웨어의 품질보증 부문은 최근 노조 설립을 진행중입니다. 지난 주 노조설립 투표를 진행했는데 찬성표가 더 많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를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반대 목소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겠죠. 노조가 나서서 인수합병 반대 운동을 펼치게 되면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이를 우려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선제적으로 노조 지지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애플의 괴물 칩 차세대 버전 ‘M2’ 공개

애플이 맥북에 들어갈 차세대 칩셋 ‘M2’를 공개했습니다. 애플은 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 행사 WWDC2022에서 M2를 소개했습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세대 5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조되는 M2는 전작인 M1 대비 CPU 속도는 18% 향상됐으며 GPU 속도는 35%, 뉴럴엔진은 40% 향상됐습니다.

신형 M2 칩은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13에 탑재됐습니다. 차세대 맥북에어의 두께는 1.13cm, 무게는 1.24kg입니다. M2의 뛰어난 발열관리 기능 덕분에 맥북에어에는 열을 식히기 위한 팬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또 에너지 활용도 최소화 해서 맥북프로 새 버전의 경우 최장 20시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배터리 수명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애플의 자체 칩 개발 전략은 대성공입니다. 애플은 이전까지 인텔의 칩을 맥북에 탑재하다가 2020년 M1이라는 자체 칩을 개발해 맥북에 탑재하고 있습니다. M1은 모바일에 많이 쓰이는 ARM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 사용량과 발열에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성능 면에서는 PC용 칩에 뒤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CPU, GPU, 메모리를 최적화 해서 그 무엇보다 성능이 뛰어나면서 발열과 배터리 사용량을 최소화한 칩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관련 산업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선 인텔이 애플이라는 대형 고객을 잃어버렸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경쟁자들도 ARM 기반의 자체 칩을 만들려는 노력에 가속도를 붙였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칩이 문제가 아니라 생태계가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협력으로 윈도우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텔에서 ARM으로 넘어가려면 이 모든 협력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함께 넘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방대한 생태계여서 한번에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애플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맥북 유저들은 대체로 애플의 자체 소프트웨어를 애용하기 때문에 애플의 전략대로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애플은 폐쇄적 생태계로 인해 PC 시장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내줬지만, 그 폐쇄성이 이럴 때는 또 장점이 되기도 하니 세상 일은 참 알 수가 없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