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VM웨어 인수…77조원 규모 ‘빅딜’ 성사되나

합병 후 SW 사업 비중 49% 예상, ‘엔터프라이즈 인프라 SW’ 기업 도약 

브로드컴이 가상화·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VM웨어를 610억달러(약 77조원)에 인수한다. CA테크놀로지스, 시만텍에 이어 VM웨어까지 브로드컴이 진행해온 인수합병(M&A)으론 역대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에 나섰다.

브로드컴은 현금과 주식거래로 VM웨어가 발행한 모든 주식과 80억달러의 부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출처 : 브로드컴

이번 인수 거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브로드컴은 VM웨어 제품군에 브로드컴 소프트웨어 그룹이 확보하고 있는 인프라와 보안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통합할 예정이다. 브랜드는 VM웨어로 변경해 운영할 방침이다.

CA, 시만텍 이어 VM웨어까지 잇단 SW 기업 인수 추진

이번 VM웨어 인수는 브로드컴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사업 진출, 강화를 위해 추진해온 과정에서 역대 세번째로 두드러진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 사례다.

통신 인프라 반도체(칩) 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브로드컴은 지난 2017년 브로케이드 SAN(Storage Area Network) 스위치 사업 인수를 시작으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지난 2018년 소프트웨어 기업인 CA테크놀로지스를 190억달러에 인수합병(M&A)한 데 이어 2019년에 최대 글로벌 보안업체인 시만텍의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문을 107억달러에 M&A하면서 소프트웨어 그룹을 구축했다.

지난 2018년 모바일 칩 기업 퀄컴 인수를 시도했으나 미국의 정부의 반대로 무산된 이후 엔터프라이즈 솔루션과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를 잇달아 추진했다.

출처 : 브로드컴

이번에 VM웨어를 인수하게 되면 디지털 비즈니스 전환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가상화 기반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 멀티클라우드와 현대화된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환경을 구축·운영·관리·솔루션과 서비스 역량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브로드컴은 VM웨어 인수 후 3년 이내에 약 85억달러의 추정 세전영업이익(EBITDA)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한 추정치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이 브로드컴 전체 매출의 49%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대적인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이 가능해질 것이란 얘기다.

출처 : 브로드컴

브로드컴은 자사의 소프트웨어 제품군과 VM웨어 플랫폼을 결합하면 기업 고객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가장 복잡한 IT 인프라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 인프라 솔루션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산된 환경에서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와 엣지컴퓨팅에 이르기까지 위치와 관계없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 실행, 관리, 연결, 보호하는데 더욱 폭넓은 선택권과 유연성을 제공해 고객과 파트너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혹 탄(Hock Tan) 브로드컴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는 선도적인 인프라 기술 기업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재구상(reimagine)해 반도체와 인프라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분야의 개척가이자 혁신가와 결합시키는 것”이라며 “VM웨어의 우수한 팀이 브로드컴에 합류해 혁신의 공유 문화를 더욱 발전시키고 이해관계자를 위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구 라구람(Raghu Raghuram) VM웨어 CEO는 “VM웨어는 지난 24년 동안 IT 환경을 재편하면서 고객이 디지털 비즈니스가 되도록 도왔다”며 “브로드컴을 위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되어 탁월한 서비스와 혁신에 대한 약속을 확장한다. 우리의 자산과 재능있는 팀을 VM웨어 브랜드가 될 브로드컴의 기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와 결합하면 놀라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플레이어가 탄생할 것이다. 고객에게 훨씬 더 많은 선택, 가치, 혁신을 제공해 점점 더 복잡해지는 멀티클라우드 시대에서 고객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이번 M&A를 기점으로 브로드컴은 통신장비 칩 설계·개발업체에서 엔터프라이즈 인프라 소프트웨어 솔루션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 남은 40일이 성사 분수령…‘고숍’ 조항 명시

양사의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된 계약조건에 따라 VM웨어 주주는 주식 1주당 현금 142.50달러 또는 브로드컴 보통주 0.2520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VM웨어 주식의 50%는 현금으로, 나머지 50%는 브로드컴 보통주로 교환되는데, 이 보통주는 5월 25일 종가(138.23달러)가 기준이다.

VM웨어 주식은 지난 20일 보통주 종가를 기준으로는 44%의 프리미엄이, 거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30일 볼륨가 중 평균가격(VWAP, Volume Weighted Average Price)에 32%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거래가 완료되면 양사가 각각 발행한 주식을 기준으로 현재 브로드컴 주주는 약 88%를 소유하게 되며 현재 VM웨어의 주주는 완전 희석되는 것을 기준으로 결합 회사의 약 12%를 소유하게 된다.

현재 VM웨어는 델테크놀로지스에서 분사한 후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회장이 40.2%, 실버레이크가 10%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VM웨어 이사회가 브로드컴과의 거래를 계속 추천하는 한 이에 찬성하는 지원 계약에 서명했다.

다만 양사의 이번 거래 계약에는 40일 동안 VM웨어에 인수를 제안하는 다른 당사자와도 협상할 수 있는 ‘고숍(go-shop)’ 조항이 포함됐다. 이는 2022년 7월 5일 만료된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인수 절차는 VM웨어 주주 승인과 규제 승인 등을 진행한 후 브로드컴 회계연도 2023년에 완료될 전망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브로드컴이 VM웨어를 인수할 경우, 브로드컴이 VM웨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브로드컴은 CA와 시만텍 인수 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국내에서 그 여파는 더욱 커 CA와 시만텍 한국 조직 담당인력은 각각 1명, 2~3명을 제외하고는 브로드컴에 합류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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