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허덕이는 게임사들… 그들이 내세운 카드는?

코로나19의 끝이 오고 있는 것일까. 거리두기 완화, 실외 마스크 해제 등의 규제 완화로 점점 일상이 회복되면서 고용 시장 내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86만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 수는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86만5000명(3.2%) 증가했다. 청년 실업률 또한 7.4%로 지난해에 비해 약 3% 감소했다.

그러나 점점 숨이 트여오는 고용 시장 속과는 달리, IT 개발자들의 인력 부족은 향후 5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소프트웨어(SW) 분야 신규 인력 수요는 35만3000명으로 예상된다. 그에 비해 공급 수요는 32만4000명이다. 연평균 6000명가량 공급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게임사들은 여러 차별화된 복지 조건을 내걸며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섰다. 높은 연봉은 물론 역대급 스톡옵션, 자기 계발 지원 등 최적의 근무 환경을 위한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재택근무를 영구 복지 제도로 내세우는 게임사들이 많아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IT 기업 내 개발자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인재 확보를 위한 ‘복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 이후 업계 내 재택근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영구적인 재택 근무를 복지 조건으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HN빅풋, IPX(구 라인프렌즈),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등의 국내 게임사들은 ‘개발자 인력난’에 맞서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NHN빅풋은 000명의 대규모 공개 채용을 실시하며, 최전선 복지 조건으로 ‘주 2회 재택근무’를 내세웠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도입 여부가 선진 기업 문화의 지표이자 선택 기준이 됐다는 게 관계자의 평이다. NHN빅풋 측은 “취업 시장의 생리에 맞춰 전사 재택 방침이 해제된 후에도 주 2회 재택근무를 영구 시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메타버스∙NFT 신사업 강화에 나서는 IPX 또한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제도’를 복지 조건으로 내세웠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의 글로벌 회사 또한 재택 근무를 이어가는 상황 속 IPX와 같은 네이버 관계사 라인플러스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코로나19 후에도 재택근무제를 이어간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라인플러스 관계자는 “장기간의 선택적 재택근무 시행 결과,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상관없이 상호 간의 신뢰와 자율성을 바탕으로 업무 성과를 창출해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임시적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무형태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게임사들은 채용 시 100만원 이상의 포상금을 주는 조건도 채용 복지로 내걸고 있다. 야구게임인 ‘컴투스프로야구V22’와 ‘컴프아 2022’ 등의 야구게임 라인업을 이끌 인재를 모집하는 컴투스는 입사 조건에 추천 제도를 마련했다. 직무에 추천된 인재가 채용이 성사되면 추천인에게 100만원을 주는 보상 시스템이다. NHN빅풋 또한 경력직 입사자 전원에게 200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료제공: 넷마블

아예 자체적으로 개발자를 양성하겠다는 게임사들도 있다. 넷마블문화재단은 지난 21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게임 개발 과정을 가르치는 ‘게임아카데미 7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일종의 사회공헌 활동이지만, 개발자 양성을 위해 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엔씨 또한 2018년부터 매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프로그램 엔씨 펠로우십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자 인력난에 허덕이는 한편, 유망 중소 개발자를 지원하기 위한 게임사들의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3일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웹젠, 네오위즈 등의 게임사는 게임 개발 생태계 육성 등을 위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과 ‘GGC 그린 프렌즈(Green Friends) 캠페인’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캠페인은 경콘진 경기글로벌게임센터(GGC)가 유망 중소 게임 개발사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공공사업에 대형 게임사의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이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김영진 이사는 “게임업계 발전과 상생을 위해 경콘진과 게임업계가 뜻을 모으는 뜻깊은 협약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적극적으로 국내 게임 개발 생태계 육성에 일조하고 우수 중소 게임사를 발굴해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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