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기록한 SK하이닉스, 향후 관건은 ‘장비 수급’

SK하이닉스가 2018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D램 품질저하 현상 개선과 솔리다임 설립, 생산라인 증설 등의 영향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호실적을 냈다고 이 회사 측은 자평했다. 이후에도 SK하이닉스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장비 수급 문제가 추후 사업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7일 진행한 2022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16% 증가한 수치다. 다만 통상적으로 1분기는 반도체 비수기에 해당하는데, 그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2%, 영업이익은 32%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보다는 밑돌았으나,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최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셧다운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되면서 반도체 시장 내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여기에 물가가 상승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 PC, 스마트폰 등 컨슈머 IT 제품 수요도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한 성적이라는 것이 SK하이니스 측의 설명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시장과 회사 상황에 맞춰 수익성 중심의 사업을 운영했고, D램 메모리 가격도 예상보다 완만한 하락세를 기록했다”며 “따라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분기에는 일회성 비용 지출이 크게 발생했는데, 이는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노 사장은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 원인에 대해 “매출 자체가 감소한 부분도 있었으나, 품질 관리비 등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에 판매된 일부 D램 제품 가운데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하는 불량품을 납품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공정에 일부 변화를 주는 과정에 생산된 제품 일부가 품질 저하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해당 제품을 모두 교체하고, 근본 원인을 파악해 품질 검증 과정을 다방면으로 거쳤다. 이 모든 과정에는 3800억원의 비용이 들었는데, SK하이닉스는 해당 금액을 1분기 판매 보증 충당 부채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솔리다임과의 협업 과정에서도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인텔 낸드사업부 1단계 인수 작업을 마치면서 미국에 솔리다임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는데, 이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약 10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특히 판매원가와 감가상각비가 증가하면서 솔리다임 설립 비용이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크게 들었고, 따라서 1분기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이후에도 캐팩스(CAPEX, 생산라인 증설과 반도체 제조 설비에 투입되는 총비용)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국내에 지속해서 공장을 증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천과 청주에 발전시설을 늘리고 있으며, 생산라인 외에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올해 지속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모리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서버와 기업용 PC 수요가 올 한해동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다시 모바일 성수기에 접어들어 전반적인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가능성이 높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자가 다시 회사로 돌아오면서, 각 기업은 서버와 PC 등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따라서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용 서버, 기업용 PC 등 부문은 올 한해동안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1분기에 발생한 비용 모두 일회성이기 때문에 이후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D램 품질 저하 부문과 관련해 SK하이닉스는 “최대한 이번 분기에 비용을 보수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향후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설립에 의한 비용도 일시적으로 발생한 비용이며,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인수 이후 양사는 최근 고성능 엔터프라이즈 SSD 제품인 P5530을 출시했다”며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시너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최신 공정에 해당하는 1A나노미터(10나노 1세대) D램과 176단 낸드플래시 수율을 개선했고, 납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최신 D램 규격인 DDR5 제품도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데, 게이밍 PC 수요가 여전히 높아 SK하이닉스에게도 이익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하이닉스에게 가장 큰 제약조건이 되는 부문은 장비 수급 문제다.

노종원 사장은 “지속해서 장비 리드타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그만큼 실질적인 문제”라며 “새로운 생산라인을 가동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장비가 없어 생산 일정도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SK하이닉스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 관련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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