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플랫폼, C2C(개인간 거래)에서 C2B2C로 진화 중

중고거래 플랫폼은 본질적으로 C2C(Consumer to Consumer) 플랫폼이다.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한다. 플랫폼은 개인들을 연결만 할 뿐 거래에 관여 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C2C 플랫폼에서의 거래는 항상 ‘사기’라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라는 밈(meme)이 상징하듯,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건사고가 C2C 플랫폼에는 넘쳐난다.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에 자주 등장하는 명품, 스니커즈 등은 가품도 많지만 개개인이 거래 상품이 정품이라는 것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이런 사기 사건을 방치하면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 이용자의 신뢰를 잃은 플랫폼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이 단순 C2C가 아니라 C2B2C(Consumer to Business to Consumer)로 변모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거래의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이 검수 등 중간 과정을 맡아 신뢰도를 높인다. 물론 중고거래 플랫폼도 불법 거래, 사기 등을 막고자 노력했으나 플랫폼이 본질적으로 검수와 같은 본격적인 중간 역할을 맡지는 않았다. 

크림과 같은 리셀 플랫폼이 각광을 받는 것도 플랫폼이 거래의 중간에 끼어서 품질을 검수하기 때문이다. 최근 무신사 가품 판매도 크림의 검수 과정에서 발견됐다.  

크림과 같은 리셀 플랫폼이 인기를 끌자 C2C에 기반을 둔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검수라는 중간과정을 만들고 있다.  번개장터, 중고나라가 대표적이다.  

번개장터 정품 검수 서비스 (출처: 번개장터)

번개장터는 지난 19일 정품거래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명품과 스니커즈를 번개장터 자체 검수센터에서 검수해 중고 상품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크림, 솔드아웃과 달리 박스 등 구성품이 없어도 원활한 거래가 가능하다. 중고나라도 지난해부터 인증, 검수 서비스를 강화하는 중이다. 대신 자체적으로 검수센터를 운영하는 번개장터와는 달리 중고나라는 기존 인증과 검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손을 잡았다. 자전거 중고거래 플랫폼 ‘라이트브라더스’와 바이크 거래 플랫폼 운영사 ‘바리코퍼레이션’이 대표적인 예다.

번개장터, 중고나라가 스니커즈, 바이크와 같이 특정 거래 상품에 대한 인증과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는 또다른 목적은 버티컬 커머스로의 진화 목적도 있다.  다양한 상품이 폭넓게 거래되는 시장에서 개인 간  거래건수를 늘리기보다는 특정 시장에서 안전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해당 상품군을 판매/구매하고자 하는 이용자의 유입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라이트브라더스 등 플랫폼과 전략적 제휴에 대해 “전문성 있는 플랫폼과 손잡아 소비자가 상품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이용자의 유입을 늘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고거래 플랫폼이 인증 및 검수 서비스를 진행한다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바로 거래 수수료다. 

현재 번개장터는 정품 검수 서비스를 무료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커스텀 아티스트팀 ‘비펠라 크루’와 함께 진행하는 슈클린 서비스에만 비용을 부과한다. 그러나 향후 정품 검수 서비스가 활성화된다면 수수료를 부과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내외 리셀 플랫폼들 또한 어느 정도 규모를 키운 후 수수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스니커즈 거래시 해외 리셀 플랫폼은 플랫폼 이용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중이며 크림은 지난 21일부터 구매자 수수료 1%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고나라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업체를 통해 바이크나 자전거를 거래할 때 중고나라 페이를 사용하면 안전거래에 수수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당장 업체들이 인증, 검수에 필요한 수수료를 올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수수료를 올린다면 고객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올린다면 고객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검수 등에 필요한 수수료가 본격적인 수익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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