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대규모 정규직 전환에 ‘노조’ 만든 자회사는 제외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사내 퍼블리싱과 사업부의 품질 보증(QA) 비정규직 직원 1100명을 오는 7월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자회사인 레이븐소프트웨어는 배제했다. 블리자드 측이 QA 직원을 해고하자 이에 대한 항의로 파업을 진행하고 노조 결성을 추진한 자회사다. 회사 안팎에서는 블리자드가 노조를 만든 레이븐에 차별적 조치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더 버지∙블룸버그 등의 외신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7월 QA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4월 17일부터 직원의 최저 시급을 시간당 20달러 이상으로 인상한다. 또,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은 상여금 제도에도 참여할 수 있다.

블리자드 측은 “우리는 미래에 대한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고  QA 직원들은 블리자드의 개발 능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며 “직원들을 인력으로 채용하면 개발 자원이 보강되고 정규직이 25%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블리자드의 이 같은 조치가  1인칭 슈팅게임(FPS) ‘콜 오브 듀티’ 개발사인 레이븐소프트웨어가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12월 레이븐소프트웨어는 블리자드가 당사 QA 팀 계약직 직원 12명을 갑작스레 해고한 것에 대한 항의로 파업을 진행하고 노조 결성을 추진했다. 블리자드 측은 현재 노조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1997년 블리자드에 인수된 레이븐소프트웨어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보조 스튜디오로 개발 활동에 참여했다. 당시 레이븐소프트웨어 QA는 ▲약속한 임금 인상 ▲부당해고 된 직원 정규직 전환 ▲더 나은 대우 등을 주장했다. 파업에는 총 60명의 직원이 참여했다.

그러나 블리자드 관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레이븐소프트웨어의 노조와 이번 정규직 전환은 관련없다”며 “레이븐소프트웨어의 QA 팀의 시급은 인상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사라 스테펜스 미국통신노동자연합(CWA)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해 “블리자드가 이런 혜택에서 레이븐소프트웨어 QA 근로자들을 배제한 것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모든 비정규직 QA 팀원들을 정규직을 전환하고 임금 인상을 추진하라”고 비판했다. 이는 레이븐소프트웨어의 노조 결성의 노력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액티비전은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를 조장했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 미국 고용평등위원회,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부로부터 소송을 당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미국 법원으로부터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1800만 달러(약 218억원)을 보상키로한 합의안을 승인받았다.

합의안은 ▲피해 직원들에게 보상금 지급 ▲EEOC 관할 아래 성평등 단체에 남은 기금 기부 ▲피해 직원들을 위한 심리 상담 ▲인사평가 과정 개편 등을 담고 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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