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식 종목된 e스포츠, 지금은 국대 선발 중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올 9월 열린다. 개막이 5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e스포츠계도 대회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국제 대회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그만큼의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게임 팬들도 e스포츠 강국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메달 획득 가능성을 기대한다.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는 “오는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일정에 맞춰 e스포츠 국가대표 선수단 선발 또한 4월 중 구성을 마치고 소집 및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6~7월 중 지역예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국제 대회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첫 사례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당시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목 ‘스타 크래프트2’에서 금메달 1개,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다만 시범 종목이라, 공식 메달 순위에는 집계되지 않았다.

힘든 길 걸어온 e스포츠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인정받는 길은 그리 쉽지 않았다. 2019년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재택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게임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조직위의 게임에 대한 인식도 점차 달라졌다.

실제로 지난 20일 유니티가 발표한 ‘2020 게임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 업계 보고서에서 게임 산업이 2027년까지 3000억 달러(약371조원)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이용자들이 게임에 지출하는 비용 또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에 2020년 조직위는 추가 정식종목으로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최종 채택했다.

아시아e스포츠연맹(AESF)은  “e스포츠 채택은 AESF와 아시아올림픽위원회(OCA)가 정한 올림픽 가치관을 포함한 요건을 준수하는 선발 기준에 따라 선정됐다”며 “공식 및 시범 타이틀을 획득한 e스포츠 종목은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 메달 스포츠 이벤트로 소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중… 5월 최종 엔트리 결정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정식 종목 8개, 시범 종목 2개 총 10개의 게임이 아시안게임에 등장할 예정이다. 세부 종목으로선 ▲아레나 오브 발러(아시안 게임 버전)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피파 ▲하스스톤 ▲스트리트파이터5 ▲왕자영요 ▲도타2 ▲몽삼국2가 채택됐다. 시범 종목에는 ▲AESF 로봇 마스터즈 ▲AESF VR 스포츠가 들어갔다.

출처: 한국e스포츠협회

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규정에 맞춰 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 과정을 진행한다. 지난 11월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단 구성을 위해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종목별 소위원회와 상임위원회로 구성돼 선수 및 지도자 선발 과정을 총괄하고 선수단 지원 및 운영을 관리감독한다.

이렇게 선정된  2022 아시안게임 e스포츠 지도자는 ▲EA 스포츠 피파 온라인 4: 신보석(갤럭시게이밍) ▲하스스톤: 김정수(T1) ▲리그 오브 레전드: 김정균(담원 기아) ▲PUBG 모바일: 윤상훈(덕산 게이밍) ▲스트리트 파이터 V: 강성훈 등 총 5명이다.

지도자들은 지난 1월부터 공개적으로 이뤄진 국가대표 지도자 채용 과정을 통해 선발됐다. 후보자의 전문성(훈련계획서 및 지도 역량), 국내외 대회 입상 경력, 태도 및 가치관(국가적 사명감, 도덕성 등)을 기준으로 최종 결정됐다. 

한편 지난 1월 e스포츠 정식종목 8개 모두에 국가대표 파견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대폭 수정됐다. ▲아레나 오브 발러 ▲도타 2 ▲몽삼국 2의 종목에는 국가대표 파견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세 종목 또한 당초 국가대표 파견을 추진했으나, 선수 및 지도자 후보군 기반이 취약해 안정적인 국가대표 구성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파견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세부 종목 (출처: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

특히 몽삼국 2의 경우 게임의 국내 서비스가 연기돼 최종 엔트리 제출일까지 선수단 구성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와 같은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지도자 선발을 완료한 e스포츠 국가대표팀은 4월부터 선수단 구성에 돌입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PUBG 모바일은 대표팀 차출을 통해 구성될 예정이며 피파, 하스스톤, 스트리트 파이터V는 선발전으로 진행된다.

선발전은 4월 중에 치뤄지며 5월 최종 엔트리가 결정될 전망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주전 5인과 후보 선수 1인 총 6명의 선수를 뽑는다. 배그 모바일의 대표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공개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협회 “아직까지는 선수 선발에 집중하겠다”

이스포츠 시장은 더욱더 커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전’은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며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국내 e스포츠 대회 LCK는  2021년 누적 시청자가 약 1억3000만을 기록했다. LCK는 2013년 이후 꾸준히 관객, 시청자 수에서 증가 그래프를 그리는 등 2030 사이에서 그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서머 시즌 LCK 평균 국내 동시 시청자 수는 약 16만6000명이었으며, 일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30만 명, 일평균 순 시청자수는 403만여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2 LCK 스프링 전승 우승한 T1 (자료제공: 라이엇 게임즈 이스포츠)

이처럼 점점 커져가는 이스포츠 인기와 함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또한 국내 게임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협회 측은 아직까지는 선수 선발에 집중하겠다는  분위기다. 협회 관계자는 “아직은 선수 선발이 된 상황이 아니라서 아시안게임의 구체적인 성과나 목표 설정은 세우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2월 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준회원 가입 승인을 받았다. 현재 협회는 총 11개 지역에서 시도체육회 가입을 완료했다. 대한체육회 정회원에 가입하기 위한 조건인시도체육회 12곳 가입을 위한 노력 또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김영만 회장은 “국내에서 e스포츠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세계 e스포츠의 모범이 되고, 스포츠로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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