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직영 택시 손보나

Fact
  • 카오모빌리티는 서울개인택시조합과 상호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협약 내용은 ▲상호 상생 환경 조성을 위한 직영 택시회사 해결 방안 모색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이익 제고를 위한 상생체계 구축 ▲상호 상생발전과 카카오모빌리티의 신뢰 회복을 위한 양 단체 의사 결정권자 상시 협의 테이블 구성 등이다.

Insight

이번 협약 내용이 눈길을 끌었던 건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영 택시회사 해결 방안 모색”이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영 택시회사가 해결해야 하는 대상이 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는 현재 9개의 택시회사를 손자회사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이 택시 회사들을 통해 카모는 약 1000대의 직영 택시를 운행한다. 

사실 카모가 직접 택시 회사를 보유하게 된 게 택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카모가 택시회사를 처음 인수한 것은  2019년인데, 카모가 아직 가맹택시 사업을 하지 않던 시기다. 카모는 플랫폼 택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발판으로 9개의 택시회사들을 인수했다.

2019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는 타다로 인해 택시업계가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 정부와 국회는 타다를 금지시키고 플랫폼 택시라는 새로운 제도를 준비하고 있었다. 택시산업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정국이었다.

카카오는 산업의 구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불투명한 시기에 택시 회사 인수라는 전략을 선택했다. 택시 산업 안으로 직접 들어간 것이다. 카모는 카풀 서비스를 출시하려다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대와 정부와 국회의 택시업계 편들기로 서비스가 좌절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택시업계가 저항하는 외부인으로만 존재해서는 그 공고한 카르텔을 깨기 힘들다고 판단한 셈이다.

카모는 인수한 택시회사를 통해 가맹택시 사업의 기반을 만들려고 했다. 당시 택시회사들은 기술을 앞세운 플랫폼 회사에 자신들이 종사하는 산업이 잡아먹힐까봐 우려했다. 카모는 택시회사 인수를 통해 자신이 택시산업의 외부인이 아니라 내부인임을 내세워 경계심을 풀려했다.

카모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약 1000대의 카모 직영택시는 카카오 가맹사업을 위한 표준 서비스를 제시했다. 다른 택시회사들은 카모의 직영택시 서비스를 보고 자신들도 어렵지 않게 그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제 카모는 국내 택시산업을 완전히 지배하게 됐다. 단순 중개 서비스에서 가맹 택시 사업으로 카모의 택시 서비스 중심축이 옮겨왔다. 카모 입장에서 중개 서비스는 돈이 안 되지만, 가맹 서비스는 꼬박꼬박 현금이 통장에 들어온다. 현재 국내 가맹 택시 중 약 80%가 카카오블루에 가입한 상태다.

때문에 이제 카모에 직영 택시는 필요 없어졌다. 택시산업의 앞날을 알 수 없게 했던 안개는 타다금지법으로 사라졌고, 가맹택시 사업은 대성공을 거뒀다. 카모는 굳이 골치아프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직영 택시회사를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 같은 IT 회사와 택시회사는  DNA가 전혀 다른 존재”라면서 “가맹 택시 시장을 장악한 카모에게 더이상 직영택시는 필요 없는 존재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모는 개인택시조합에 우호적 관계의 의미로  ‘직영 택시회사 해결’이라는 당근을 던졌다. 하지만, 이는 원래 카모가 해결하려고 했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