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국토교통부는 2022년 공모사업인 ‘디지털 물류서비스 실증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총 4건의 물류서비스 실증사업 중 대도시로는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시 모두 물류센터 기능을 도심으로 가져와 배송속도·안전·일자리 창출 등 효과를 얻겠다는 계획이었다. 물류기업과 스타트업 등 민·관이 협력해 지자체별 도심물류연합 구축에 한창이다.

기존 택배가 가진 문제점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 택배 물량도 빠르게 증가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택배 물량은 36억3000만개, 국민 1인당 택배 이용 횟수는 연 70.3회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기준 18억개의 2배가 넘는 숫자다.

빠른 물량 증가와 함께 택배 노동자들은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육상운송업(택배업 포함) 종사자 증감률은 2.2%에 불과했다. 이는 결국 지난해 1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출범’,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진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으로 이어졌다. 파업 종료 이후에도 택배 분류인력 충원, 배송물량 과다 등 택배대리점과 노조의 갈등은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추가로 서울시와 인천시는 물류 인프라 자체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대도시의 경우 유입되는 택배는 많은데 이를 처리하기 위한 인프라는 대부분 도심 밖에 자리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서울시 측은 “전국 물류의 절반이 서울시로 유통된다. 그러나 서울시 내 물류단지 및 물류창고는 경기도의 5.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물류 인프라 부족으로 택배 물량이 타 지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는 물류단지 1개, 물류창고 31개를 보유한 반면 경기도는 물류단지 10개, 물류창고 580개를 보유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사들의 주요 물류거점도 대부분 경기도다.

서울시는 ‘택배 효율 개선’, 인천시는 ‘당일배송 구축’

이에 서울시와 인천시는 도심 내 유휴부지를 기반으로 자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주거지 인근 마을활력소, 공용주차장 등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택배화물차의 이동을 줄임으로써 교통·환경 개선 효과를 노린다. 단, 서울시는 ‘배송업무 효율 개선과 일자리 창출’, 인천시는 ‘당일배송 프로세스 구축을 통한 소상공인 경쟁력 확보’를 주된 목표로 삼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① 서울시의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

서울시는 집 근처 소규모 물류거점인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를 시범적으로 구축한다. 이곳 공동배송센터에 주변을 배송지로 하는 복수 택배사들의 물량이 모두 모인다. 이를 효율적인 배송 동선에 따라 재분류한 뒤 청년 배송인력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측은 “자치구의 지역 청년 일자리를 활용해 배송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한 번에 배송하는 온디맨드 서비스 체계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 조성(안) (출처: 서울시)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는 마을활력소 등 주민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시설 및 유휴부지 등에 조성된다. 마을활력소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시와 자치구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마을공동체 사업 운영 시설로 총 61곳이 설치됐다. 그러나 636억원의 예산을 들였음에도 뚜렷한 운영 성과가 없어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새롭게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측은 “택배기사들은 공동배송센터까지만 배송하면 되기에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또 화물차가 아파트 단지 내부나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다니지 않아도 돼 교통혼잡 완화와 보행자 안전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에서 최종 배송지까지는 친환경 수단을 활용할 예정이다. 시민 일상, 그리고 산업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② 인천시의 ‘V2V 당일배송 서비스’

인천시는 스타트업 ‘브이투브이’와 손잡고 ‘V2V(Vehicle to Vehicle) 공유물류망 구축을 통한 당일배송 서비스’를 추진한다. V2V란 말 그대로 물품을 차량에서 차량으로 전달해 배송하는 방식이다. 기존 물품의 집화·분류는 경기도 등 시외 물류창고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공용주차장 등을 활용해 차량에서 차량으로 직접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의 핵심인 물류 스타트업 브이투브이는 “배송 전 과정에서 창고를 없애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브이투브이의 배송 차량은 버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처럼 정해진 노선을 순환한다. 상품 주문 1시간 이내 집화가 가능하며, 이후에는 상품을 서로 전달하는 차량들의 집합체인 ‘대중물류망’을 통해 수도권 어디든 당일에 배송할 수 있다. 배송비는 거리에 비례해 2000~3000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라 소개했다.

V2V 당일배송 서비스 프로세스(출처: 인천시)

인천시는 이번 사업을 “브이투브이와 더불어 인천연구원, 인하대학교, 지역주민 등이 리빙랩(Living Lab) 형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력업체로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삼영물류, 패스트박스, NS홈쇼핑, 휴맥스, 하이파킹, 원키 등이 함께한다. 택배, 화물 운송, 이커머스, 모빌리티, 주차장, 물류/배송 ERP 등 물류 인프라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연합을 구축한 모습이다.

김정범 인천시 택시물류과장은 “올해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중구, 동구,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로 확대할 계획이며, 3년 차에는 인천시 전역으로 서비스를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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