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플랫폼인지 게임인지 아직 명확한 구분이 돼 있지 않다. 자칫하면 모든 메타버스가 게임으로 분류돼 성장이 저하될 수 있다.”

4일 열린 ‘또 하나의 삶, 메타버스가 여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 정책 세미나 (출처:한국인터넷기업협회)

메타버스를 게임 규제로부터 지키자는 주장이 나왔다. 4일 메타버스 진흥 방안과 규제 완화를 다룬 토론회에서 이승민 성균관대 교수는 “메타버스에 게임 규제가 적용되면 콘텐츠 산업 발전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다”며 “메타버스의 ‘탈 게임화’를 통해 메타버스의 진흥과 이용자의 표현・통신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또 하나의 삶, 메타버스가 여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주제로 메타버스 규제를 최소화하자는 이야기가 오고 갔다.

토론회는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와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이주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디지털콘텐츠과 과장, 고낙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 과장 등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 “메타버스, 게임으로 규정되면 성장 저해될 것”

먼저 전성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게임을 메타버스의 교두보로 쓸 가능성이 높다”며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규정해 성장을 미리 규제하는 등의 움직임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게임 규제가 타국에 비해 강도가 심한 상황 속에서 메타버스 시장 또한 같은 규제로 성장을 저해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가 ‘메타버스 산업 경제적 효과’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출처:한국인터넷기업협회)

그는 “메타버스가 좀 더 상용화 되기 위해선 기술적인 인프라 뿐만 아니라 경제 선순환을 위한 인프라도 같이 구축이 돼야만 한다”며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시장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메타버스 규제의 탈 게임화’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출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이승민 성균관대 교수는 ‘메타버스 규제와 탈 게임화’라는 주제로 “게임의 정의를 넓게 해석하면 안 된다”며 “메타버스가 게임인지 아닌지를 먼저 구분해야 게임 규제로부터 메타버스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의 탈 게임화를 강조하며 “메타버스를 게임물로 지정하면 메타버스 서비스 자체가 등급분류 대상이 돼 출시가 지연되는 등의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며 “가상융합 기술과 메타버스 환경을 고려한 등급분류 기준조차 미비한 상황 속에서 큰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고 염려했다.

또한 “메타버스 화폐가 게임머니로 취급되면 사행성 규제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소멸할 것이다”며 “이는 진입규제와 영업규제 등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의견 충분히 공감… 자율 규제 원칙 법안 준비 중”

토론회에 참석한 여러 관계자들 또한 메타버스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에 동의했다. 이주식 과기부 디지털콘텐츠과 과장은 “정부 부처가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유치하기 위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메타버스 기업을 육성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세상을 만드는 등의 내용을 디지털 뉴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한 자율 규제 원칙이 담긴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며 “창작자인 기업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규제가 아닌 기업 자체의 자율 규제 방안의 도입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부처간 합의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사회적 합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계 부처들이 모여 산업 활성화 선결 과제를 공유하고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낙준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 과장은 “앞으로 발전할 산업에 대해 미리 재단하지 말자”는 말에 공감하지만 “시스템 전반적인 부분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상황 속 메타버스로 인해 발생할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규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점점 개인 이용자가 기업에게 스스로를 보호하기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규제 완화도 필요하지만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규율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또한 이에 동의하며 “새로운 기술의 규제에 대한 논의는 당연한 순서”라며 “적절한 논의를 찾아가는 모색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