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당신은 해외 여행을 갈 수 있을까

해외 여행, 드디어 길이 열렸다. ‘입국 후 자가격리’ 의무가 2년만에 풀려 너도나도 기대감이 크다. 북적이는 공항을 상상하고 과연 나도 떠날 수 있을지 상상한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기승이고 우리의 여행이 예전과 같을 순 없다. 동남아의 투명한 바다가, 코 앞에 있으면서도 먼 것 같은 이때, 우리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나라별 체크 리스트, 그리고 무엇보다 떠나겠다는 ‘마음 먹음’이 필요하다.

“첫째, 나는 백신 접종 완료자인가”

입국 후 자가 격리가 풀렸다고 하지만 우리 모두가 대상은 아니다. 이번 제도 변화의 핵심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는지 여부다. 항체를 보유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만 귀국 시 2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 받는다. 90%에 가까운 2차 접종률, 60%를 웃도는 3차 접종률을 감안했을 때, 대부분은 귀국 직후 일상 복귀가 가능해보인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새로운 제도를 적용 받지는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 스스로가 해당 되는지는 체크하자.  2차를 접종 했어도 귀국일이 14일 이상 흘렀어야 하고, 180일이 지나지 않았어야 자가 격리를 피할 수 있다. 즉, 접종 완료자가 아니라면? 결국은 7일간의 자가격리를 각오해야 한다. 특히, 접종을 안 했어도 확진 후 회복한 경우 격리 면제 대상이라는 이야기가 돌지만, 사실이 아니다.

접종 정보는 COOV(코로나19 예방접종증명시스템)로 인천공항 시스템에 연동된다. 정보가 COOV에서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 ‘검역 정보 사전입력시스템 누리집’에 접속해 개인정보 PCR 검사 확인서, 예방접종 증명서, 건강상태 질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사전입력시스템의 다른 이름은 ‘Q-CODE’다.

“둘째, 우리는 괜찮아도 그들은 아니다”

진짜 변수는 우리보다 여행지 사정에 달렸다. 체크해야 하는 몇 가지를 생각해보자. 첫번째는 현지 코로나19 상황이다. 확진자가 폭증하는 추세라면 역시 방문하기 부담스럽다. 되도록 방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여행을 떠나는 게 당연하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인구 10만명 중에 코로나19 환자 수를 보여주는 발생률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각 국가가 요구하는 입국 요건도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각자 나라마다 사정이 다른데, 국가마다 여행객에게 요구하는 방역 수준이 제각각이다. 백신 접종 확인서, 출발일 72시간 이내 발급한 PCR 음성 확인서, 국가별 동선 확인용 필수 앱, 여행자 보험 등 요청 사항은 나라마다 여럿이다. 여행 중 PCR 검사나 자가 키트 검사를 요구하는 여행지도 있다. 국가마다 접종을 인정하는 백신도 다르다. 하와이는 출발 1일 이내 PCR 검사가 음성이면 ‘오케이’지만, 태국은 사전에 의료 치료를 보장하는 보험과 여행 중 진단 검사를 요구할 정도다.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장치를 굉장히 빽뺵히 세워놨다.

온라인에 떠다니는 부정확한 정보를 피하는 ‘꿀팁’은 바로 온라인 여행사 홈페이지다. 패키지 상품 판매를 위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공개하기 때문이다. 패키지 여행에 관심 없더라도 온라인투어나 하나투어 같은 전통 여행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자. 온라인투어는 홈페이지 공지사항 ‘해외여행’ 부문에 방문객이 많은 대표 여행지별 요구 사항을 실시간으로 업로드 한다. 하나투어도 국가별 입국 규정을 꼼꼼하게 정리한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혹시 모를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각 여행지의 관광청 홈페이지도 함께 탐색하는 것도 추천한다.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우리의 마음’”

정확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방역 제도가 이전보다 완화된 건 분명하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 절차는 코로나19 전보다 복잡하고, 비용도 만만찮다. 변해버린 여행에 도전할지는 여행객 각자의 마음 먹기가 중요하다. 투명한 바다가 그리운 태국은 입국 전 받은 PCR 음성 결과가 필요하다. 2만 달러 보상을 보장하는 여행자 보험과 입국 직후 받을 PCR 검사 예약도 완료해야 한다. 또, PCR 검사 결과를 받을 때까지 정부 지정 호텔에서 숙박해야 하는 제한도 있다. 4인 가족 여행 시 꽤 큰 금액을 경비에 추가해야 한다. 그만큼 불편함을 감내하고, 여행 비용을 지불할지 곰곰이 고민해볼 필요가 생겼다.

그래도 수요는 점차 늘어날 걸로 보인다. 그동안 억눌린 수요가 벌써부터 슬슬 끓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홈쇼핑 채널은 최근 1시간 동안 하와이 패키지 여행을 90억원어치 팔았다고 발표했다. 4개월만에 내놓은 해외 여행 상품으로 1200건이 넘는 주문이 몰렸다. 코로나19 자체를 풍토병으로 보자는 분위기가 더욱 자리 잡으면, 둑이 무너지듯 여행을 떠날지도 모른다. 정부가 발표한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퍼지기 직전인 2019년 우리나라 국민은 23.2%가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이들의 해외 여행 재방문 의사는 100점 만점에 75.4점이었다. 그만큼 우리는 해외 여행에 익숙하고 갈망한다.

소비가 터져나올수록 우리의 여행 선택지도 확장하지 않을까. ‘리오프닝’을 앞두고 국내 자유 여행 상품을 공급한 여기어때 등도 해외 여행 상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고,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같은 전통 강자도 다양한 기획 상품을 더욱 발표하는 게 예측 가능하다. 지금은 ‘선발대’가 슬슬 패키지 중심으로 떠나는 모습이지만, 이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정보가 늘어나면 곧 ‘후발대’도 항공권 검색을 시작할 거다. 이때, 기회를 놓치지 않는 기업들은 다양한 상품을 기획할 게 확실하다. 자유 시간을 늘린 부분 패키지 상품이나, 골프나 스쿠버 다이빙 같은 테마 상품도 기대된다.

코로나19 직전 즐겼던 해외 여행이 그립다. 페인트가 모두 벗겨진 쿠바의 낡은 건물이, 필리핀 바다에서 만났던 고래상어가, 하와이의 쇼핑몰이, 몽골의 지평선이 모두 그립다. 다시 보고 싶다. 그만큼 우리의 시간을 가득 채웠던 해외 여행이 다시 시작 되고 있다. 분명, 여행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여전히 큰 장벽이다. 그러나, 우리가 올 여름 휴가를 해외 어디서 보낼지 선택 가능하다는 점은 확실해보인다. 코로나19의 끝자락에서, 설레는 여행길에 오르는 발걸음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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