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세금 30% 시대…웹툰·웹소설, 가격 오를까?

구글의 인앱결제 세금(수수료) 징수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구글은 오는 3월 31일까지를 인앱결제 의무화 유예기간으로 정해놨습니다. 4월부터는 구글플레이 앱에서 결제를 제공하는 콘텐츠 앱은 무조건 인앱결제를 탑재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6월에 앱이 삭제될 수도 있습니다.

4월부터는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웹툰·웹소설 산업입니다. 지금까지 자체 결제시스템을 제공해왔기 때문이죠.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리디 등 웹툰·웹소설 플랫폼은 현재 구글 인앱결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4월부터는 인앱결제를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합니다.

인앱결제가 의무화되면 웹툰·웹소설 업체들은 구글에 30%의 수수료 내야 합니다. 지난 해 국회가 만든 인앱결제 금지법 덕분에 자체 결제시스템을 선택지로 함께 제공할 수 있다고 해도 이 역시 26%라는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별 차이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 30%의 수수료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입니다. 웹툰·웹소설 산업은 플랫폼, 창작자, 독자라는 주체들에 의해 움직입니다. 갑자기 세금이 30% 올라가면 각 주체들은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선 독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건 가격이 오를지 여부입니다. 부가세가 올라가면 소비자 가격이 올라가는 것처럼, 웹툰·웹소설 업체들이 구글에 30%의 세금을 내게 되면 웹툰 1편당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구글플레이 네이버 웹툰의 쿠키는 1개에 100원인데, 애플 앱스토어의 쿠키는 120원입니다. 구글플레이에서는 아직 인앱결제를 적용하지 않았고, 애플 앱스토어는 인앱결제가 적용돼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플레이도 인앱결제를 적용하게 되면, 네이버 쿠키 1개에 120원이 돌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웹툰·웹소설 가격이 20%나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당장 4월부터 소비자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웹툰·웹소설 업체들이 아직은 좀더 관망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구글을 괘씸하게 여기고 있고, 창작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뭔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웹툰·웹소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4월부터 당장 가격이 인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단 인앱결제 의무화가 시행되더라도 플랫폼 업체들은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면서 얼마나 타격이 있을지 체크해볼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이 시장에서 가장 크게 반발하는 주체는 창작자들입니다. 기존에는 매출 100원이 발생할 때 창작자가 70원, 플랫폼이 30원을 가지는 구조였습니다. 반면 앞으로 인앱결제가 의무화되면 매출 100원이 발생할 때 구글이 먼저 30원을 가져갑니다. 남은 70원으로 창작자와 플랫폼이 나눠야 합니다. 70원을 7:3으로 나누면 창작자는 49원, 플랫폼이 21원을 갖게 됩니다. 창작자의 몫이 70원에서 49원으로 대폭 줄어드는 것입니다. 플랫폼 업체들이 콘텐츠 가격을 인상해 창작자들의 수입이 보전된다고 해도 가격이 오르면 수요(독자)가 줄 것이기 때문에 창작자들의 수입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플랫폼도 고민이 깊습니다. 인앱결제 수수료가 올라갔다고 당장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고, 창작자들에게 주는 몫을 갑자기 줄이는 선택도 쉽지 않습니다. 가격을 인상했을 때 독자들이 대폭 줄 수도 있고, 창작자 몫을 줄일 경우 일부 작가들은 당장 생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웹툰·웹소설 업체 한 관계자는 “당장 가격을 올리거나 창작자의 몫을 줄이기는 어렵다”면서 “일단 인앱결제가 시행되면 저희(플랫폼)가 고통을 감내하면서 상황을 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감내하는 기간이 길 수는 없을 것입니다. 플랫폼이 100원 벌어서 구글에 30원 주고, 창작자에게 70원 주면 남는 게 없으니까요.

다만 일부 소형 플랫폼은 창작자들에게 정산방식 변경을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스토어의 경우 이북 판매 수수료율 변경을 출판사에게 아래와 같이 공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