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구축한 메타버스, 실제 물건 구매도 된다?

들뜬 마음으로 들어선 곳. 이곳에선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술래잡기를 할 수 있다. 곳곳에서 나오는 상자를 열고 퀴즈를 풀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 출출하면 편의점에 가서 과자 등 주전부리를 사먹는다.

현실에서도 가능하지만 이제는 메타버스에서도 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친구를 사귀고 미니 게임을 할 수 있다. 여기에 금융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아주 초기 수준이지만 꽤 흥미롭다. 메타버스 편의점에 가서 실제 물건을 살 수 있고, 은행 지점에서 체크카드를 추천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이 만든 메타버스 서비스

신한은행은 14일 이러한 기능을 담은 자체 메타버스 서비스를 내놨다. 여러 사용자들과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스퀘어, 은행 지점(브랜치), 야구장, GS25편의점 등으로 구성됐다. 사용자는 구글, 애플, 카카오톡 등으로 로그인을 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로,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Web)을 통해 접속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메타버스를 차세대 플랫폼으로 보고, 젊은층인 MZ세대를 유입하기 위해 각종 콘텐츠를 접목하고 있다. 나아가, 어쩌면 메타버스가 지금의 뱅킹 플랫폼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는 노파심에서 하나둘 메타버스에 달려들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달 KB국민은행에서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에 금융 콘텐츠를 접목했다. 국민은행 지점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돈을 벌어 상환하는 다소 현실적인 내용의 게임이다. 국민은행은 맵 구조와 작동법, 기본 게임 캐릭터 등을 로블록스 기본 기능을 활용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자체 구축했다. 향후 자사 금융 서비스와 연계하기 위해 직접 구축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를 위해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관련 입찰공고를 내고, 하반기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MZ세대를 소구하기 위한 신한은행만의 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기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따로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나 자행 금융서비스를 연동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내부 시스템에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를 단순히 금융 플랫폼으로 보고 있진 않다.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른 콘텐츠 플랫폼으로 고도화 할 계획이다. 지금은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수가 적지만, 우선은 비금융 콘텐츠 확장에 집중한다.

신한은행은 GS25와 제휴해 메타버스 내에 편의점 공간을 마련했다.

이 일환으로 만든 것이 편의점 공간이다. 신한은행은 GS25와 제휴해 메타버스 내에 편의점 공간을 마련했다. 매대에는 스낵, 쿠키 등 간식거리가 정갈하게 놓여 있고, 한쪽에는 아이스크림 냉장고와 음료, 유제품 코너가 있다.

사용자가 매대 앞에 서면, 버튼이 활성화되고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매대 앞에 서면, 버튼이 활성화되고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상품 구매는 아웃링크를 통해 GS 온라인 쇼핑몰로 이어진다.

상품 구매는 아웃링크를 통해 GS 온라인 쇼핑몰로 이어진다.

GS25 편의점 서비스는 신한은행 메타버스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다. 현실과 이어지는 콘텐츠인 동시에 얼마든지 금융을 덧붙일 수 있다. 무엇보다, 아직 다른 곳에서 서비스화하지 않은 콘텐츠이기 때문에 신한은행에서는 차별점으로 보고 있다.

향후 신한은행은 편의점에 다양한 재미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 플랫폼이더라도 비금융 서비스로 생태계 확장은 필수”라며 “아직은 GS25 편의점의 물건을 구매하는 정도지만, 차후 더 유용하고 재미있는 비금융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메타버스의 또 다른 대표 공간 중 하나는 은행지점 ‘브랜치’다. 실제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에 위치한 기술접목 지점인 ‘디지로그 브랜치’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아직까지 특별한 서비스나 기능은 없지만 신한은행은 향후 이곳에 금융 콘텐츠와 뱅킹 서비스를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메타버스의 또 다른 대표 공간 중 하나는 은행지점 ‘브랜치’다.

이밖에 광장을 의미하는 스퀘어를 중심으로 브랜치, 야구장, 편의점 등이 이어져있다. 신한은행의 메타버스 공간은 블록으로 구성됐다. 각 공간이 하나의 블록으로 향후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지속적으로 공간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메타버스의 블록 구조. 향후 신한은행은 콘텐츠 확장을 통해 공간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MZ세대를 유입하는 것이 당장의 과제다. 전략적으로 메타버스에 친숙한 MZ세대를 포섭해 계좌를 보유한 주거래 고객으로 만든 다음, 연령대가 있는 기존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신한은행만의 금융 메타버스 플랫폼이 된다. 향후 메타버스가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되면, 고객과 콘텐츠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이 신한은행의 목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행 고객이든 비고객이든 플랫폼을 통해 신한은행을 더 친숙하게 느끼고,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방식의 재밌는 금융을 통해 실질적인 효용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플랫폼을 고도화 한 뒤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는 정식 오픈이전, 개발 중인 플랫폼 콘셉트를 공개하고 고객 피드백을 수렴해 본 서비스 이행 시 반영하기 위한 베타 테스트”라며 “향후 금융, 뱅킹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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