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로블록스, 저력은 어디에서 오나?

미국 종합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2024년 923조원, 2030년 1800조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가 연간 20조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메타버스는 기대되는 신미래다. 그렇다면 다가올 메타버스 세상에선 어떻게 재화를 창출할 수 있을까?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속 새로운 경제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2021년 기준 월간 이용자 1억5000명, 하루 접속자수 4000만명 이상에 달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로블록스. 미국 Z세대의 55%가 메타버스 신드롬의 주역이기도 한 로블록스에 가입, 하루 평균 2.6시간을 쓴다. 이는 유튜브의 3배, 페이스북의 7배에 달하는 이용 시간이다. 지난해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흥행에 성공하면서 잠재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출처 : 구글플레이)

로블록스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이어진다. 지난 2월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2월(1~20일) 로블록스의 일간 이용자 수(DAU)는 평균 42만2378명으로 1월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일평균 DAU 7만2333명인 ‘제페토’의 6배 달하는 기록이다.

사람들은 로블록스에서 어떻게 돈을 벌까?

2006년 출시된 로블록스는 레고처럼 생긴 아바타로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로블록스 안에선 여느 메타버스와 같이 자신의 아바타를 꾸미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로블록스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라는 무료 게임 제작 도구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개발자들이 제작한 게임을 로블록스의 가상 화폐 ‘로벅스’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회사는 거래의 수수료로 매출을 올리는 구조다.

로블록스 인기 게임 ‘입양하세요(Adopt me)’ (출처 : 공식 유튜브 캡처)

플랫폼 내 개발자와 로블록스 간 수익 배분은 7:3 비율로 이뤄진다. 10만 로벅스(약 118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해 실제 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로블록스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에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대략 800만 명 이상이다. 2021년까지 개발자들에게 제공된 수익은 2억달러로 한화 약 2257억에 달하며, 개발자들은 평균 1만달러(약 1200만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중 상위 300명은 10만 달러(약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로블록스 내에는 5000만 개에 달하는 게임이 존재하며, 그 종류 또한 RPG(역할수행게임), PvP(Player vs Player), 레이싱, 시물레이션 등으로 다양하다.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로블록스로 모이는 이유

개발자들은 로블록스의 개발자 프로그램과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BM)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는 로블록스가 시장에서 잠재성을 인정받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에셋대우의 정용제 연구원은 “게임 개발자들이 로블록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게임 개발의 간편함과 더불어 현실 세계로 전환 가능한 ‘로벅스’의 존재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마인크래프트 또한 2017년 ‘마켓플레이스’를 공개했으나 게임을 수익화하는 로블록스와 달리 아이템・악세사리 위주의 판매에 국한됐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있다.

로블록스 – 마인크래프트 비교 (출처: 미래에셋대우)

로블록스는 이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억 93만달러(약 6156억원)를 기록했다. 물론 시장 예상치인 6억400만달러(약 7414억원)엔 미치진 못했으나, 4분기 활성 사용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33% 늘어난 4950만 명을 기록했다.

라이츠셰드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브랜든 도스는 미 경제매체 CNBN에서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이용자 기반이 확대되면 가상화폐 판매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로블록스에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로블록스가 어린 게임 개발자들을 착취한다’는 이야기도 오간다.

‘피플 메이크 게임즈’라는 게임 저널리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퀸틴 스미스는 “로블록스가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그들의 이익을 갈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내 노출되는 게임은 이미 수많은 유저를 확보한 소수의 게임뿐이며, 게임 개발 또한 대부분 ‘기업형’ 개발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스미스는 “로블록스 개발자로서 돈을 벌기는 매우 어려우며, 로블록스는 그들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로블록스의 미래는?

이러한 문제에도 로블록스의 성장은 막을 수 없어 보인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로블록스가 NFL(미국프로풋볼), 나이키 등의 현실 세계의 브랜드들과 제휴를 맺는 것을 통해 장기적인 경쟁 우위 요인을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블록스와 NFL 제휴 게임 ‘NFL 타이쿤’ (출처: 로블록스)

앞서 지난 2월 로블록스는 NFL과 제휴해 ‘NFL 타이쿤’이라는 게임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나이키와 협력해 ‘나이키랜드’라는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로블록스 이용자 절반이 13세 이하의 초등학생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프랑스 테크 칼럼니스트 벤자민 슈뢰더는 로블록스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확장 ▲개발자에 대한 보상체계 개선 ▲사용자 저변 확대를 로블록스의 미래 성장 전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로블록스가 ‘교육 플랫폼’으로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로블록스의 글로벌 시장확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블록스는 앞서 2019년 텐센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로블록스의 중국어 버전인 ‘루오부(LuoBu)’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 교육 기술 협회와 협력하고 중국의 청소년들이 로블록스를 통해 코딩 원리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슈뢰더는 “중국 시장은 로블록스에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중국의 많은 게임 개발자가 로블록스 개발에 참여하게 되면 성장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발자에 대한 보상 체계 향상과 그리고 이를 통한 이용 연령대 확장도 로블록스의 미래 성장 전력 중 하나로 꼽았다. 로블록스의 개발자 유치는 높은 성장을 견인한 주요 요인이었으며 미래 성장의 잠재적 원천이라는 것이다.

즉,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개발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자들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로블록스 CEO인 데이비드 바스주키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가 바라는 것은 현실 같은 메타버스가 아니다”며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로블록스와 같은 플랫폼에 와서 사교활동을 하고, 놀고, 배우고,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장기 비전을 드러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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