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당근’ 효과 볼 수 있을까

요즘 케이뱅크에서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당근페이와의 제휴다. 얼마 전 당근마켓에서 간편 송금·결제 서비스 ‘당근페이’를 선보였는데, 두 회사의 제휴로 케이뱅크 계좌와 당근페이를 연결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당근페이와 제휴를 맺은 은행 중 한 곳이다. 그러나 다른 은행과 달리 케이뱅크는 눈에 띄게 적극적이다. 거액을 들여가며 당근페이 제휴 기념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케이뱅크-당근마켓 제휴 이벤트 내용

이벤트는 케이뱅크 계좌가 없는 고객이 당근마켓 앱을 통해 계좌를 만들면 현금 1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당근페이와 케이뱅크 계좌를 연결하면, 당근마켓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 1000원 상당의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당근머니를 추가 지급한다. 따라서 케이뱅크는 당근마켓으로 유입된 신규 고객 한 명 당 약 1만1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러한 이벤트는 케이뱅크 계좌가 없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계좌개설만 하면 당장 1만1000원을 받을 수 있어, 신규고객 유입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에서도 이 효과를 노리고 제휴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규 고객 유치는 은행에게 가장 큰 성과이자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케이뱅크는 ‘업비트’와의 제휴로 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해 상당한 비용을 들이면서 당근마켓과의 이벤트를 실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6월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단독으로 업비트 신규계좌 발급을 해주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케이뱅크도 영업재개를 한지 얼마 안 된 상황인데다가, 업비트 또한 약 2년 반 만에 신규 가입자를 받을 수 있게 된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두 곳의 제휴를 ‘상생 전략’으로 봤다.

제휴 두 달 만에 케이뱅크는 약 100만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등 성과를 보였다.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단 시간에 대규모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게 됐다. 영업재개를 한지 얼마 안 된 케이뱅크의 입장에서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꾸준히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케이뱅크는 1년 사이 고객이 219만명에서 717만명으로 약 500만명이 늘었다. 고객 증가는 여신·수신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2020년 말 3조7500억원에서 2021년 말 11조32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은 2조9900억원에서 7조900억원으로 늘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케이뱅크는 출범 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에서도 고객 증가, 여수신 규모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물론, 케이뱅크의 실적 호조가 모두 업비트의 효과라고 할 순 없지만 케이뱅크에서도 제휴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인정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올해 주요 전략 중 하나로 ‘혁신 사업자 제휴’를 꼽은 이유다. 케이뱅크는 올해 혁신 사업자와 제휴를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당근마켓과은 이 전략과 맞아 떨어지는 사업자다. 당근마켓의 가입자 수는 2200만명 이상, 월활성사용자수(MAU)는 1700만명 이상이다. 혁신 서비스로 각광 받고 있는 당근마켓의 사용자 일부만 흡수해도 케이뱅크에게는 이득이다.

현재 두 회사의 제휴 성과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당근마켓 측은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순 없으나, 당근페이에 케이뱅크 계좌로 연결하는 사용자가 많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케이뱅크에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다.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의 실적은 케이뱅크에게 기업가치를 책정해 줄 주요 지표 중 하나로 작용한다. 케이뱅크는 여수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제휴처를 넓히는 것을 올해 주요 전략으로 세웠다.

구체적으로, 케이뱅크는 이번 달 중으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휴처 확대의 일환으로 당근페이 계좌 연결 이벤트를 오는 5월 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실적발표를 통해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올해는 디지털금융플랫폼 도약에 더욱 속도를 내는 한편, 성공적인 IPO를 위한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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