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설문조사가 하나 나왔습니다. 명함앱으로 알려진 리멤버가 설문조사 서비스 ‘리멤버 서베이’라는 걸 운영하는데요. 여기에서 업무 자동화 솔루션(RPA)을 기업들이 얼마나 쓰는지, 또 이런 솔루션 사용이 실제로 채용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조사했습니다.

먼저, RPA가 뭔지 잠깐 설명하고 넘어가야겠군요. RPA는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에 소프트웨어 로봇을 적용, 자동화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면 어떡하나, 사람은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들을 하는데, RPA는 미래 로봇 일꾼의 선조격 쯤이라 보시면 될 겁니다. 네안데르탈인 정도요.

RPA는 규칙 있고 반복적인 일을 대신하게 되므로, 당연히 사람이 일에 쓰는 시간을 줄여주죠. 회사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노동력이 덜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영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요?

리멤버가 3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RPA를 쓰는 기업의 30% 정도가 신규 채용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조사에 응한 기업의 수는 379곳인데, 이중 25%에 해당하는 95개 가량의 회사에서 RPA를 현재 도입했다고 하니, 대략 27개 회사에서 신규 채용의 수를 줄이겠다고 한 셈이네요.

제공=리멤버 서베이

RPA를 도입한 기업은 평균 매달 6000만원의 인건비를 절약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자동화가 채용 시장과 고용 여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윤을 창출하는 두가지 방법 중 하나가 비용을 줄이는 것이니, RPA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해지는군요.

그렇지만, RPA를 단순한 비용 절감 효과로만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리멤버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RPA를 도입했거하 하려는 기업의 25%가 ‘업무 자동화를 바탕으로 비용 절감으로 답했는데요, 이보다 많은 33%는 업무 처리 속도 향상을 바탕으로 업무 생산성 강화라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 인간의 실수나 불완전한 사고 위험을 제거해 업무 정확도 및 업무 품질 향상(22%), 정해진 규칙에 따른 업무 정확성 향상(15%), 데이터 보안 강화(2.9%)를 기대한다는 답변도 뒤를 이었고요.

결과를 놓고 보면 노동 현장에서 업무 재배치에 대한 고민도 커질 것 같습니다. 점차 소프트웨어가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부분이 많아질텐데, 인간이 어떻게 더 창의적이고 고도화된 일에 집중할 수 있을지 관계된 모든 이와 조직의 고민도 깊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한 설문조사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네요. 인류 역사상 가장 살기 좋아진 시대에, 인간은 무얼 해서 먹고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은 그만큼 깊어지는 세상이 왔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