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카지노 게임, ‘도박’이라는 악명 떨칠 수 있을까?

많은 게임사가 ‘도박’이라는 악명에도 불구하고 소셜카지노 게임을 운영한다. 넷마블 뿐만 아니라 위메이드・네오위즈 등의 국내 게임사들이 소셜카지노 게임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작 출시를 발표했다.

게임사들이 소셜카지노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확실하다. 다른 게임에 비해 제작비 부담이 덜하고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아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캐시카우란 꾸준한 이익 창출을 일으키는 확실한 자금원을 말한다.

이미 화투 같은 게임이 통용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이는 웹보드 게임의 종류다. 소셜카지노와는 비슷해보이지만 조금 다르다. 소셜카지노 게임은 슬롯머신, 빙고, 포커 등 카지노 게임을 소셜미디어(SNS)로 옮겨온 캐주얼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웹보드가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소셜카지노는 유료 게임 머니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정부가 오는 3월 웹보드 게임 규제를 재검토하면서 규제 완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게임사들이 국내에서도 소셜카지노 게임 산업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소셜카지노 현황

넷마블은 지난해 8월 2조 5000억원을 들여 세계 3대 소셜카지노 회사인 ‘스핀엑스 게임즈’를 인수했다. 스핀엑스 게임즈는 슬롯머신이나 포커 등을 모바일로 옮긴 캐시프렌지, 랏처 슬록, 잭팟월드 등의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7개 게임을 약 90여 개의 국가에 서비스 중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전년 대비 반 토막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놓을 상황에서 스핀엑스의 게임 등에서 연간 1조 8400만원의 해외 매출을 올리면서 인수 효과를 체감하기도 했다.

선데이토즈 소셜카지노 게임 ‘슬롯메이트’ (출처: 선데이토즈)

미르4로 P2E(Play to earn) 산업의 돌풍을 일으켰던 위메이드 또한 올해 소셜카지노 게임에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2월 인수한 게임 ‘애니팡’ 제작사 선데이토즈와 함께 카지노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선데이토즈는 여러 소셜카지노 게임사들과의 M&A(인수합병)를 통해 관련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선데이토즈의 자회사 플레이링스는 소셜카지노 게임 ‘슬롯메이트’의 앱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네오위즈 또한 재작년 8월 강원랜드와 게임 콘텐츠 공동 협약을 체결하고 한국 시장에도 출시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소셜카지노의 블록체인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소셜카지노 게임 규제 어떻게 되고 있나

웹보드 게임이란 하나의 판에서 진행되는 게임을 온라인에서 하는 것을 말한다. 고스톱, 포커, 장기, 바둑 등이 이에 속한다. 게임 머니를 실제 돈으로 환전할 수 없어 도박과는 다르지만 쉬운 접근성과 중독성, 불법 환전 가능성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 중에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지난 2014년 웹보드 게임의 1회 이용 한도와 월 결제 한도를 각각 5만원과 50만원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소셜카지노 게임은 국내에선 사행성이 짙다는 이유로 등급분류 거부 등의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불법은 아니나 게임사가 모든 게임 머니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에서만 합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게임머니 등 유료 재화를 판매할 경우 사행성 게임물로 취급돼 제한을 받는다.

게임위 관계자는 “포커, 고스톱, 스포츠 승부예측류 게임물의 경우 관련 규정을 정확히 준수해야 등급분류 및 유통이 가능하며, 그 외의 슬롯머신 같은 카지노 모사 게임물은 네트워크 플레이 요소가 없는 단독형과 무료 게임물에만 한정 지어 허용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선 ‘잭팟’ 터진 소셜카지노 게임

국내와는 다르게 세계적으로 소셜카지노 게임은 그야말로 ‘잭팟’이다. 소셜카지노 게임은 가장 큰 북미 시장 외에도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등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관련 시장이 2019년 49억달러(약 5조6300억원)에서 2026년 83억달러(한화 약 9조5600억원)로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더블유게임즈 게임 라인업

국내 게임사 중에는 더블유게임즈가 명성을 높이고 있다. 더블유게임즈는 ‘더블유카지노’, ‘더블다운카지노’ 등의 소셜카지노 게임을 해외서 서비스하고 있다. 더블유게임즈는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994억원을 달성했으며, 매출 80% 이상을 북미지역에서 벌었다.

아울러 지난 2017년에는 경쟁사인 더블다운인터액티브를 인수해 글로벌 순위 4위라는 시장 지위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미투온·선데이토즈·넵튠·엠게임·원더피플이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에 진출해 있다.

소셜카지노 게임을 도박으로 규정한 국내와는 달리 북미∙유럽 등의 해외에서는 순수 게임으로 이를 분류한 상황이다. 다만 중독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책임게임제’를 도입하고 게임머니 환전 금지 조치를 명시하는 등의 자율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책임게임제란 이용자 본인이 게임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시간제한 ▲충전∙베팅 한도 ▲손실 한도 등의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며 한도 초과 시 다음 시작 기간까지 게임을 차단한다.

아울러 재산상 이익과 손실 유발을 판단해 게임 재화를 유료로 구매했을 지라도 재산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고 있으며, ‘쿨링오프제’를 통해 1일부터 최대 5년까지 이용자가 게임 이용을 자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제도 또한 운영 중이다.

‘도박’이라는 악명 먼저 떨쳐야…

게임업계에서는 당연히 소셜카지노에 대한 제한이 풀리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소셜카지노 게임이 ‘도박’과는 엄밀히 다르다고 말한다. 실제 돈이 아닌 사이버 머니로만 게임을 할 수 있으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마냥 규제를 강화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정부가 관련해서 업계와 이야기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셜카지노가 빠르게 정상적인 게임의 지위를 얻는데에는 넘어야 할 고비가 많아 보인다. 우선 게임위가 소셜카지노 게임에 대한 규제에 엄격한 모습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카지노 모사 게임물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고 이용함에 따라 암호화폐 등의 직간접적인 재산상 손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현행 게임산업법 제2조 1의2에 따른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부적인 사항은 실제 게임의 이용 방법 및 제공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 또한 소셜카지노 게임 도입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국민적 정서상 ‘카지노’라는 워딩 자체가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자칫하면 옛날 사행성 이슈가 다시금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로서는 소셜카지노 게임보다 게임법이나 P2E 게임에 대한 부분부터 고려하는 게 순서에 맞다”고 덧붙였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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