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록체인 사업, 어디까지 왔나

“2022년 클레이튼 블록체인은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추진해 나가며 글로벌 탑 티어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카카오 여민수 대표가 지난 11일 2021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한 말이다. 여 대표는 2022년 카카오의 성장을 이끌 주요 키워드로 블록체인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여 대표는 특히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에서 주도하는 클레이튼은 올해 메타버스 구축을 위한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최근 P2E, NFT, 디파이 등 블록체인 생태계 다양한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과 협업하며 글로벌 탑티어 메인넷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카카오가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이다. 그라운드X라는 자회사를 만들고, 사이프러스(클레이튼의 별명)라는 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했다. 지난 4년 동안 카카오가 구축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정리해봤다.

클레이튼의 탄생과 현재

최근 카카오는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련 사업을 신규 자회사인 크러스트로 완전 이관했다. 크러스트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회사로 블록체인 기업 및 육성, 투자를 진행하며 클레이튼 생태계를 확장할 예정이다.

클레이튼은 2018년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탄생했으나 2019년 메인넷인 사이프러스를 구축하고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독립했다. 자체 메인넷이 없으면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디앱(Dapp)으로밖에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메인넷이 땅 주인이라면 디앱은 임차인이라고 볼 수 있다. 땅주인이 아닌 디앱은 임대료를 내고 땅을 이용해야 한다.  클레이튼은 임차인보다는 땅주인의 길을 택했다. 자체 네트워크를 만들어 디앱을 구동하고 생태계를 확장해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의 지위에 서기로 했다.

작년 한국은행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그라운드X를 선정했다. 해당 사업에는 그라운드X 외에도 네이버의 라인플러스와 SK C&C가 참여했다.

나라장터 공고에 따르면 그라운드X는 기술평가 점수 85.4004점, 입찰가격점수 9.975점으로 총95.3754점을 기록했다. 2위인 라인플러스는 기술평가점수 84.6223점, 입찰가격점수 8.0959점으로 총 92.7182점을 기록해 2위에 그쳤다. 3위인 SK(주) C&C는 기술평가점수 80.4667, 입찰가격점수 9.3496점으로 총 89.8163점을 받았다.

1위와 2위가 높은 기술 점수를 받았는데 각각 사이프러스(그라운드X)와 링크체인(라인플러스)이라는 메인넷을 개발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란 국가의 법정 화폐를 디지털로 발행하는 것이다. 발행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은 발행, 유통, 환수 등의 기능을 하며 분산원장을 관리하고 운영한다. 즉 코인 자체를 법정화폐로 사용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게 메인넷의 역할이다. 분산원장을 관리하려면 메인넷이 중요하다. 계속해서 쌓이는 데이터를 관리를 위해 메인넷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파이 시장

클레이튼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디파이 예치량 통계 사이트인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클레이튼의 TVL(총 예치량)은 9억7425만달러 규모다. 그 중 클레이스왑은 클레이튼 예치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클레이스왑은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서 컨센서스 노드(올바른 블록 생성을 이끌어내는 노드)로 참가하고 있는 오지스가 운영하고 있는 디파이다. 때문에 익명의 디파이들에 비해 높은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신원을 밝히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클레이튼 메인넷 기반의 클레이스왑이 해킹당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피해규모는 약 22억 수준으로 ‘클레이스왑 사건 보고서’에 따르면 해킹으로 총 325개의 지갑에서 407개의 비정상적인 트랜잭션이 발생해 자산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오지스는 해킹 보상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상태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  P2E게임시장

클레이튼은 P2E(Play to Earn)게임 시장에서도 빛을 봤다. 위메이드의 미르4는 동시접속자 130만명이 이용한 P2E게임이다. 미르4내에서 사용하는 재화가 바로 클레이튼 메인넷을 기반으로 한 토큰인 위믹스다.

미르4 외에도 여러가지 게임이 클레이튼 기반 P2E게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네오플라이, 멋쟁이사자처럼 등이 올해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NFT에 집중하는 그라운드X

기존에 클레이튼 개발 및 블록체인 영역을 담당하던 그라운드X는 NFT 시장에 집중 투자한다. 그라운드X는 지난 해 NF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NFT 거래 플랫폼인 클립드롭스를 출시했다.

클립드롭스는 일반 NFT 마켓과 달리 작가를 직접 선정한다. 그리고 작가들은 클립드롭스용 작품을 만들어 올린다.. 클립드롭스용 작품을 만들어 올리기 때문에 NFT 시장 이슈 중 하나인 저작권 문제도 해결했다.

클립드롭스 작년 7월에 오픈하고 12월에 정식으로 문을 열고 디지털 아트에 집중하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1일 컨퍼런스콜에서 NFT 관련 성과를 전했다. 배 CIO는 ”지난달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지적재산(IP)인 ‘나혼자만레벨업’이 공개되자마자 바로 매진되기도 했다. 2차마켓(작품을 낙찰 받았거나 에어드랍 등 이벤트에서 얻은 NFT를 다른 사용자와 거래하는 것)에선 100만 클레이 이상의 거래액이 발생했다. 또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인 지 클립 가입자 수는 167만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클립드롭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클립’이라는 가상자산 지갑이 필요하다. 다만 클립은 ‘커스터디 지갑’으로 개인이 아닌 카카오가 보관하고 관리한다. 클립은 카카오톡 어플 내에서 가입하고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이프 카카오(if kakao 2021)’ 컨퍼런스에서 “내년에는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글로벌 클립을 개발 중”이라며 “클레이튼 생태계의 토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인의 자산을 담아낼 수 있는 멀티 체인 월렛으로 발전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희성 기자>heecastl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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