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산업의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두 2021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자랑할만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매출은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고, 이익도 늘었습니다.

네이버는 6조81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성장률이 28.5%에 달합니다. 라인과 야후의 경영통합 이전 최대 매출이 2019년 6조5934억원이었는데 이를 넘어섰습니다. 2년전 매출액에서 라인 매출을 덜어내고도 사상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그러나 네이버의 높은 성장률도 카카오에 비하면 미미해 보일 정도입니다. 카카오는 무려 48%라는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스타트업도 아니고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회사의 성장률이 50% 가까이 되다니 놀랍습니다. 카카오도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매출 6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추세라면 연간 매출 면에서 카카오가 네이버를 넘어서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카카오와 네이버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구석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2021년 네이버 실적

 

2021년 카카오 실적

광고

네이버의 핵심 수익원은 뭐니뭐니해도 검색광고입니다. 이용자들이 네이버 검색창에 검색을 할 때 나타나는 광고입니다. 네이버가 지난 해 검색광고로 거둔 수익은 2조4026억원입니다. 전체 매출의 35.2%가 검색광고에서 나왔습니다. 웹 포털이나 모바일 앱 여기저기서 보여지는 디스플레이 광고까지 합치면 47.5%가 포털과 검색으로 발생한 매출입니다.

반면 카카오는 광고 매출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카카오에서 가장 효과적인 광고는 카카오톡 대화목록 최상단에 노출되는 비즈보드 광고입니다. 카카오 측은 비즈보드의 정확한 매출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약 9000억원 정도가 톡비즈의 광고 매출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네이버의 경우 검색과 포털을 통한 광고매출이 48%에 달하는데,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을 통한 광고 매출이 6분의 1에 채 미치지 못합니다. 이 차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 차이로 이어집니다. 이용자가 충분히 확보된 상황에서 광고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광고매출 비중이 높은 네이버의 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카카오톡 채팅 리스트 상단에 배치되는 광고 상품 ‘비즈보드’의 모습(자료: 카카오)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19.4%입니다. 이것도 많이 떨어진 수치입니다. 예전에는 27%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9.7%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매출은 같은 6조원대지만, 이익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불행하지는 않습니다. 광고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만해도 영업이익률이 3%에 불과했는데 조금 있으면 두 자리수 영업이익률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 측은 특히 비즈보드와 카카오톡 채널의 결합이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채널은 기업이 잠재고객(팔로워)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비즈보드 광고를 통해 채널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채널에서 메시지를 보내서 고객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비즈보드 광고로 수익을 얻고, 광고주가 채널에서 메시지를 보낼 때 또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커머스

네이버는 쿠팡과 함께 한국의 이커머스를 이끄는 회사로 자리잡았습니다. 네이버를 검색회사가 아니라 이커머스 회사라고 정의하기도 합니다. 네이버에 입력되는 검색 키워드의 상당수가 쇼핑을 위한 키워드이기 때문입니다.

21021년 네이버의 커머스 매출은 1조4751억원입니다. 전년보다 35.4% 증가한 수치입니다. 사실 커머스 매출에도 광고 매출이 숨어있습니다. 네이버 쇼핑에서 좋은 위치에 상품이 노출되기 위해서는 광고를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네이버가 거래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카카오의 경우 커머스 거래를 통한 매출이 7400억원 정도입니다. 이 역시 네이버의 절반 정도입니다.

카카오의 커머스는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카오 커머스 비즈니스의 핵심은 선물하기였습니다. 커머스 거래액의 40% 정도가 선물하기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카카오는 선물하기 중심의 커머스 비즈니스를 탈피할 계획입니다. 카카오톡을 쇼핑몰로 활용하는 톡스토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카카오커머스를 본사로 합병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가 브랜드 셀러 전용으로 서비스 중인 ‘브랜드스토어’


여민수 대표는 올해 카카오 커머스 사업이 거래액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21년 네이버 쇼핑 거래액이 약 26~27조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커머스 분야에서 두 회사가 정반대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의 성공전략은 바텀업(Bottom-Up)입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소상공인 판매자를 싹쓸이했습니다. 스마트스토어가 성공을 거둔 이후 네이버의 관심은 브랜드스토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브랜드스토어는 브랜드가 구축된 회사가 네이버에서 판매를 할 때 이용하는 플랫폼입니다. 한성숙 대표에 따르면 브랜드스토어 누적 거래액이 1조9000억원을 넘어섰고, 브랜드스토어와 라이브방송을 통한 거래액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의 10%를 넘었다고 합니다.

반면 카카오는 탑다운(Top-Down)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선물하기는 브랜드 판매자를 위한 공간입니다. 일반 소상공인은 카카오의 커머스 플랫폼에서 설 자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파트너를 충분히 확보한 카카오는 이제 소상공인이나 개인 판매자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소상공인도 카카오 플랫폼에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는 시도를 많이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을 인수한 것입니다. 그립은 누구나 라이브방송을 열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카카오쇼핑라이브는 브랜드사만 방송을 할 수 있었는데, 그립을 더함으로 해서 개인이나 소상공인도 카카오 플랫폼에서 비즈니스를 펼치게 됩니다. 톡스토어와 채널의 연결도 이런 전략의 일환입니다. 카카오는 톡채널에서 누구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콘텐츠

광고와 커머스 부문의 매출이 네이버에 크게 못 미치는 카카오가 전체 매출로는 네이버와 견줄 수 있는 건 콘텐츠 덕분입니다. 네이버의 2021년 콘텐츠 매출은 6929억원 정도인데, 카카오 콘텐츠 매출은 2조8953억원에 달합니다.

네이버의 콘텐츠 매출은 대부분이 웹툰/웹소설입니다. 웹툰/웹소설을 제외하면 네이버 매출에 큰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음악, 스노우, 제페토 등이 있지만 아직은 각각의 매출 비중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성장세는 매우 빠릅니다. 특히 최근 메타버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제페토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반면 카카오의 콘텐츠 매출은 다양하고 규모도 큽니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게임입니다. 게임 부문은 지난 해 99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해 ‘오딘’이라는 게임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습니다. 다만 게임은 흥행산업이어서 지난해의 성과가 올해로 이전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어쩌면 일회성 매출일 수도 있습니다. 당장 2021년 4분기 게임 매출은 3분기 대비 40% 감소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의 콘텐츠 비즈니스에 게임만 있는 건 아닙니다. 멜론이 이끌고 있는 뮤직 비즈니스 부문은 77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웹툰/웹소설 사업으로도 7911억원을 벌었습니다. 이 외에 영상제작, 연예인 매니지먼트 등의 사업으로 33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카카오의 콘텐츠 비즈니스는 대부분 인수를 통해 성공을 거뒀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하는 카카오게임즈는 ‘엔진’이라는 게임 퍼블리셔를 인수해서 성장시킨 회사입니다. 인수할 때 엔진 대표가 바로 카카오 차기 CEO인 남궁훈 대표입니다.

음원 서비스 멜론 역시 2018년 1조87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한 서비스입니다. 당시 너무 비싼 거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지만, 멜론은 현재 카카오의 가장 충실한 현금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 역시 포도트리라는 회사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여러 제작사와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 역시 인수를 통한 사업입다.

반면 네이버는 내부에서 키워서 내보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의 경우 네이버의 사내기업(CIC)였다가 독립시킨 것이고, 스노우 역시 네이버가 분사시킨 캠프모바일에서 다시 분사한 회사입니다.

기타

네이버와 카카오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즈니스 중 하나로 핀테크도 있습니다. 네이버페이가 이끌고 있는 네이버의 핀테크 사업은 지난 해 매출 979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44.5%로 급성장한 결과죠.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약 11조원에 달했고, 오프라인 가맹점이 23만개로 늘었습니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페이가 핀테크 사업을 이끌고 있는데(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연결종속회사가 아님), 카카오페이는 4586억원의 매출과 27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외에 네이버에서 주목할 사업은 클라우드입니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지난해 38.9% 성장해 매출 3800억원을 기록했는데, 국내 기업 중에는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리잡았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해 클라우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단계여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하기에는 시간이 좀더 필요할 듯 보입니다.

카카오의 경우 모빌리티 사업도 주목해야 합니다. 비공개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실적은 아직 별도로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실적발표 내용 중 ‘플랫폼 기타’에서 핀테크를 제외하면 대부분 모빌리티 매출일 것이기 때문에 어림잡아 계산하면 5000~6000억원 정도의 매출이 모빌리티에서 나왔을 듯 보입니다.

한편 네이버와 카카오는 2022년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됩니다. 두 회사 모두 불가피하게 CEO가 교체되기 때문이죠. 한성숙 네이버 체제에서 네이버는 커머스 사업이 안착하면서 재도약할 수 있었고, 여민수·조수용 대표 체제에서 카카오는 안정적인 광고 수익원을 찾아내 매출이 급성장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CEO가 이끌게 될 두 국가대표 인터넷 기업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