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첫 테크 컨퍼런스, ‘택시’ 없고 ‘이커머스’ 있었다

지난 10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첫 테크 컨퍼런스 ‘넥스트 모빌리티 : 네모(NEXT MOBILITY: NEMO) 2022’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 영역을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하는 기업 비전을 선보인다”라는 계획이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LG, 삼성전자, GS리테일 등 대기업과 우아한형제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토르드라이브, 번개장터 등 스타트업도 다수 참여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CEO는 개회사를 통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카카오모빌리티는 데이터 기반 배차 시스템 고도화와 함께 전기차 시대를 준비했다. 이동에 드는 비용·시간 등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모빌리티가 바꿀 우리의 일상 변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불필요한 이동을 최소화하고, 이동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밝혔다.

관련해 NEMO 컨퍼런스의 핵심 키워드는 크게 2가지로 나뉘었다. 하나는 ‘자율주행’, 하나는 ‘이커머스’였다. 특히 이커머스의 경우 내비게이션 고도화, 물류 최적화를 통한 배송 환경의 변화를 강조했다. 이에 GS리테일, 우아한형제들, 번개장터 등에서 관련 협력 사례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이커머스 물류의 핵심, 내비 & TMS

카카오모빌리티가 제공하는 ‘카카오 내비’는 일반 개인 사용자의 데이터와 더불어 영업용 사용 데이터까지 함께 수집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준비하고 있는 ‘운행리포트’는 과거 운행 이력 데이터까지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운수·물류 파트너사를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원 카카오모빌리티 시니어 데이터 엔지니어는 “택시, 대리, 셔틀, 퀵픽커 앱 모두 카카오내비 SDK를 사용하고 있다. 이 DB를 바탕으로 제공할 운행리포트는 차량 운행경로, 운전습관, 속도, 속도 변화량, 초단위 주행 이력 모두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관련해 플릿(Fleet)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운수회사는 승객 만족도 향상과 안전운행 효과를, 물류회사는 효율적인 운행 형태와 경로 선택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내비 운행 리포트’

이어 이커머스를 위한 TMS 기술 발전 방향도 소개했다. 카카오모빌리티 TMS는 관리 기능과 최적화 기능을 합쳐 주문 접수와 배차, 결제, 분배, 배송, 경로 탐색 등 물류 전반을 아우를 수 있도록 개발해 나가는 중이다. 특히 물량이나 차량 종류, 크기, 진입 가능 여부 등 디테일한 최적화 환경 구축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김정민 카카오모빌리티 AI 테크 리더는 “이커머스의 성장과 함께 다양한 상품과 빠른 배송이 필요해졌으며, 이에 따라 물류산업도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TMS 역시 물류의 성장과 함께 비례해 동반 성장 중이다. 특히 분배·배송 최적화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TMS는 ‘전역최적화’ 기술을 사용한다. 전체 배송 최적화를 고려해 기사별 지정 권역을 고려하지 않는다. 대신 기사별 최대·최소물량 비율과 권역 간 물량 교환을 고려한다. 단, 이 같은 방식은 권역 전담 기사의 숙련도와 노하우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주차 장소나, 특정 세대 이동 경로 등 전담 기사의 현장 경험은 최적화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물량 교환 장소를 지정해 초과 물량만을 인접 지역으로 분배하는 기술을 접목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시한 TMS 발전 방향성 3가지 키워드

또 배송 최적화에서는 카카오 내비가 축적한 교통정보를 적극 활용한다. 배송은 결국 출발지에서 시작해 모든 지점을 방문한 뒤 다시 출발지에 도착하는 최단 경로 찾기 문제와 직결된다. 이때 지점 간 이동에 걸리는 시간에 따라 경로 결과도 달라지기에, 이 시간 가중치를 찾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내비는 실시간 교통정보, 미래운행정보, 경로 탐색 등과 관련된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에 매우 안정적이란 설명이다.

GS리테일과 번개장터의 사례

GS리테일은 ‘라이프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다양한 유통·물류 채널을 확보했다. 기존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물론 냉장·냉동물류, 버티컬 채널, 퀵커머스 등 “다양한 고객 니즈에 따라 복합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라는 설명이다.

이준희 GS리테일 물류 프로턱트 팀장은 “GS리테일은 판매를 위한 모바일 앱과 함께 배송에도 집중하고 있다. 유연성 확보를 위해 시스템들을 작은 단위로 쪼개고, 시간대별 이벤트들을 모두 리플레이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그러나 모든 일을 자사가 스스로 할 수는 없다. 특히 배차의 영역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협력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GS리테일의 GS프레시몰 물류 배송 배차는 기존 30~40분이 소요됐으며, 2~3명의 전담 인력을 필요로 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와 PoC(개념검증)를 진행했고, 여기서 효과를 확인해 3월부터 실제 물류 센터 적용을 앞두고 있다. “리드타임을 10~15분으로 줄이고, 전담 인력은 1명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또 “향후 리드타임 1~2분, 인력 투입은 제로에 도전한다”라고 밝혔다.

GS리테일이 공개한 카카오모빌리티와의 GS프레시몰 물류 배차 PoC 자료. 사진별 왼쪽이 개선 전, 오른쪽이 개선 후

한편 번개장터 측은 중고거래 시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퀵 플랫폼을 통한 퀵서비스 배송이 가능하게끔 협력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배송 담당자가 판매자의 집으로 방문해 중고거래 물품을 수거, 이를 직접 포장해 구매자의 집까지 택배배송하는 ‘포장택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와의 협력을 통해 택배 외 퀵서비스, 용달을 새로운 배송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었다.

정용준 번개장터 CPO는 “취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원거리 중고거래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포장택배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재이용 의향이 100%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원거리 중고거래 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대부분 해결해주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카오T 퀵이 연결되며 익일배송이 아닌 당일배송, 반나절배송이 가능해졌다. 향후에도 원거리 중고거래에서 발생하는 여러 물류·배송문제를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풀어갈 것”이라 말했다.

번개장터 측이 분석한 개인 간 거래에서의 배송 문제. 현재의 이커머스 물류는 대부분 일반 커머스와 음식배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중고 거래 물류를 위한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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