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펠로톤(Peleton)

아마존과 나이키가 동시에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피트니스계의 넷플리스라고 불리는 펠로톤이다. 피트니스 기구 및 온라인 피트니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펠로톤은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이나 OTT 업체 넷플릭스와 같이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기업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간 펠로톤은 빠른 상승세를 보여 500억 달러까지 기업가치가 상승했다. 그러나 리콜 사태 등 잦은 논란으로 주가가 빠르게 떨어져 시가총액은 약 80억 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아마존, 나이키가 펠로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펠로톤의 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펠로톤은 과연 어떤 가치가 있을까? 코로나 이후 펠로톤의 행보를 살펴보자.  

펠로톤은 커넥티드 피트니스 기구와 구독형 온라인 피트니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 분위기를 집에서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로 2012년 창립했다. 2014년 처음으로 바이크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 9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펠로톤의 주력 상품인 커넥티드 피트니스 기구는 온라인상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트레이너의 레슨과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는 피트니스 기구다.  

펠로톤은 바이크나 러닝머신 등 기존 피트니스 기구를 IoT 기기로 만들었다. 펠로톤 기기에는 대형 태블릿과 센서가 있다. 사용자들은 태블릿을 통해 실시간으로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사용자들이 운동할 때 측정된 데이터는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는 코치에게 전해진다. 측정된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는 집에서 운동하면서 전문 트레이닝 코치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과 자신의 트레이닝 실적을 비교할 수 있으며 사용 전 신체 데이터를 통해 알맞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추천 받을 수 있다. 펠로톤의 매출 80%는 커넥티드 피트니스 기구 판매에서 나온다.

펠로톤의 장점이자 주요 차별화 전략은 온라인 스트리밍이다. 펠로톤은 펠로톤 앱 멤버십에서 맨몸 스트레칭부터 러닝, 사이클링,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발레, 필라테스 등 새로운 운동 프로그램도 추가했다. 펠로톤 멤버십은 폰, 태블릿, 컴퓨터, TV를  통해 매달 12.99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펠로톤의 기구는 저렴한 편이 아니다. 1900달러 이상 고가 피트니스 기구가 중심이다. 고급 제품군인 바이크 플러스는 현재 무료 배송 포함 2495달러에 판매 중이다. 펠로톤의 고가 실내 피트니스 기구는 코로나 이전 오프라인에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을 시절에는 크게 환영 받지 못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봉쇄령을 내렸고 사람들은 실내 체육 시설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이 때 펠로톤이 다시금 주목 받았다. 오프라인에서 함께 운동을 즐기던 사람들이 펠로톤 커넥티드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오프라인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퍼졌기 때문이다.

펠로톤의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할 정도로 사람들은 펠로톤에 열광했다.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3월 이후 3달동안 펠로톤의 기구를 구입한 고객을 포함한 100만명의 사용자가 멤버십을 추가 구독했다. 또한 2020년 4분기에는 매출 10억 6000만 달러로 분기 최초 1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 한 해 주가가 400% 이상 상승할 정도로 기업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그러나 재고 관리가 패착이었다. 펠로톤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공급망 부족에 직면했다. 펠로톤은 아시아 공장에 제품 생산을 맡겨왔는데 물류난으로 인해 제품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대부분 고객들이 몇 달을 기다려도 상품을 받지 못했다. 펠로톤은 물류 및 배송 개선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가장 주목받던 시기에 고객들을 유치하지 못했다. 기구를 기다리던 고객들은 펠로톤의 온라인 레슨 플랫폼을 누릴 수 있는 펠로톤의 고객들은 다른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했다.

지난 한해에는 공급난이 아니라 다른 문제들이 펠로톤의 걸림돌이 되었다.

펠로톤은 계속해 공급과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공급난에 시달린 이후 펠로톤은 피트니스 기구 제조기업인 프레코를 인수했다. 생산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영진의 예상과 달리 판매치는 높지 않았다. 현재 펠로톤은 수천 대를 악성재고로 가지고 있다. CNBC는 펠로톤이 제품군 대부분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펠로톤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2021년 트레이드밀 리콜 사태도 펠로톤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펠로톤이 판매하는 트레이드 밀 제품으로 인해 수십명이 부상당하고 6세 아동이 트레이드 밀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러나 펠로톤은 조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뒤늦게야 전량 리콜을 발표하면서 펠로톤의 이미지는 하락했다. 지난해 5월 전량 리콜을 발표한 후 펠로톤의 시가 총액 중 41억 달러가 증발했다.

펠로톤을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가 다수인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에첼론, 미러, 노르딕트랙 등 펠로톤보다 저렴하면서 실시간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 게다가 펠로톤은 경쟁기업과 특허를 두고 소송 중이다. 

펠로톤의 전망을 가장 어둡게 만든 원인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이미 지난해 중순부터 펠로톤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었다는 비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불가능해 펠로톤의 프로그램에 열광한 사람들은 일상으로의 복귀가 시작된 이후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펠로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지난 8월 펠로톤 자전거 가격을 20% 인하했다. 지난해부터 앱 내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고객 만족도는 계속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펠리톤은 지난해 11월 분기별 가입자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프로그램 참여인원 또한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CNN 인터뷰에서 한 고객은 AS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주요 투자자인 블랙웰 캐피탈은 잘못된 경영을 이유로 펠로폰 존 폴리 CEO 해고를 촉구했다. 펠로톤은 현재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재고 관리, 마케팅비 절감 등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마존과 나이키가 펠로톤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펠로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포섭하기 위해서다. 2021년 말 기준 펠로톤 구독서비스 고객은 250만명에 달한다. 펠로톤을 이용하는 고객은 대부분 펠로톤 피트니스 기구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부유한 고객층이다. 이번 아마존과 나이키의 인수 논의는 피트니스 시장에서의 부유한 고객층과 그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다. 아마존과 나이키 모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만일 아마존이 펠로톤을 인수한다면 펠로톤이 계속 겪어온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아마존은 펠로톤 플랫폼 서비스를 자사 프리미엄 구독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의 추가 구독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투자자들은 펠로톤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증권사 대부분은 펠로톤의 목표주가를 낮춰 전망했다. 에버코어는 펠로톤의 목표 주가를 주당 72달러에서 40달러로 낮췄다. 지난 1월 21일  바론스 보도에 의하면 슈에타 카주리아 애널리스트는 시장 내 경쟁 심화, 경제 재개로 펠로톤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증권사들은 펠로톤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보았다. JP모건 더그 안무스 애널리스트는 펠로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그는 펠로톤이 “강력한 브랜드와 커뮤니티,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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