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활성화한다고? 스타트업이 쏟아낸 말들

기술환경은 마련되어 가는데, 그 안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면? 이런 사례는 그간 종종 있어왔다. 예컨대 3D TV가 그랬다. 한때 TV의 미래로 일컬어졌던 3D는 기술보다도 활용할 콘텐츠 부족으로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 기술은 날로 발전하는데,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떤걸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호한 구석이 있다. 대선 후보들도 메타버스를 중요한 키워드로 발언하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만들어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도 메타버스를 실제 구현하려 하는 이들의 입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ICT 특별위원회 디지털콘텐츠단이 28일 ‘메타버스 창작생태계 활성화 국회토론회’ 를 연 이유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날 토론회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메타버스 구축 논의에서 ‘그래픽’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언급되어 왔으나 그만큼 이용자 경험을 이끌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용자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는다면 플랫폼 구축도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송인혁 유니크굿 컴퍼니 최고책임자(CEO)는 “메타버스가 미래의 생태계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유저들 간의 돈독한 관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는 메타버스를 현실 공간의 기능을 하는 ‘리얼월드’의 관점에 초점 맞춰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래픽 기반 메타버스에 초점하다보면 플랫폼 내 콘텐츠 부재로 단기 인기에 그칠 확률이 크다는 비판이다.

콘텐츠 강화를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2차 창작이 중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김호규 레드브릭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용자들의 2차 창작을 돕는 쉽고 재밌는 템플릿을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플랫폼과 콘텐츠를 만들어낼 개발자를 더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CSO는 “재미있으면 게임이고 재미가 없으면 메타버스란 소리가 있다”며 메타버스 전문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메타버스 구축 인프라 역시 부족하다. 박성훈 디지포레 CEO는 “개발사가 해결할 수 없는 네트워크 인프라적인 문제가 있다”며 “메타버스 생태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터넷 구축 지원 사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메타버스에 대한 지원이 현재의 제작환경과 동떨어져 있다고도 비판했다.

김호규 CSO는 지속 가능한 메타버스를 위한 차기 정부의 지원에 대해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메타버스 내에서는 공간을 구축하는 사람, 2차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는 사람, 일반 이용자 등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지원은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내 저작권에 대해서는 최재윤 변호사가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플랫폼 개발사들 자체 약관을 작성해서 관리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토론회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법 제도 정립과 동시에 플랫폼 구축부터 다양한 창작 활동과 아카데믹 지원까지 여러 프로그램이 마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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