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윤석열이 도리도리하지 않는 이유는

인공지능(AI) 윤석열부터 이재명, 김동연까지.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 사이에 AI 선거 유세 바람이 불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서서 딥페이크 선거 활동 가능 여부를 공표할 정도다.

딥페이크란 심층학습(Deep learning)과 가짜(Fake)의 합성어로, AI를 이용해 인물 모습이나 목소리를 합성하는 영상 제작 기법을 뜻한다.

‘AI OOO’으로 불리는 후보자들의 AI 콘텐츠는 단순히 딥페이크이기도 아니기도 하다. 각 후보 콘텐츠마다 AI 기술을 적용한 부분이 다른 것. 어떤 데이터로 학습해 어느 범위까지 AI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기에 중요한 문제다.

윤석열 후보

도리도리하지 않는 윤석열은 당연하다

대선 후보자 중 가장 먼저 AI 콘텐츠 제작에 나선 자는 윤석열 후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I 윤석열은 전형적인 딥페이크 방식이다.

윤석열 후보가 말을 하는 목소리와 표정이 담긴 녹화 영상을 AI가 학습한다. 이후 미리 준비한 스크립트를 입력하면 AI 윤석열이 진짜 윤석열처럼 말한다. 즉 AI 윤석열이 말하는 ‘모습’만 AI로 구현했지, 말하는 ‘내용’은 철저히 인간이 만든 것이다. AI 윤석열의 답변은 당 선거대책본부 내 청년보좌역들이 작성한 뒤 이준석 대표의 판단을 거쳐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리도리하지 않는 윤석열’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당연한 얘기다. AI 윤석열이라는 콘텐츠는 대선 홍보물 중 하나로 철저히 캠프의 검증을 거쳐 내보내는 영상물이다. 부정적 제스처로 여겨지는 윤 후보의 습관을 선거물에 반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선관위에 따르면 허위나 비방 내용이 아닌 이상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AI 휴먼 이외에도 기존 선거물 대부분은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

AI 윤석열이 도리도리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는 기술 한계점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관련해서 기술 문제가 있다. 트래픽 문제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선대위 청년본부가 만든 AI 이재명 모습

말하는 내용에도 AI 사용한 이재명·김동연 캠프

AI 윤석열 이후에는 이재명, 김동연 후보가 자신의 AI 휴먼을 공개했다. 두 후보 측에서는 AI 윤석열과 달리 말하는 내용에도 AI를 사용한다.

이재명 후보 측은 작년 말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투어 시 청년들과의 소통창구로 이재명 챗봇을 선보였다. 검색창에 질문을 넣으면 답변을 텍스트로 보여줬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누구의 잘못인가”라고 질문하면  “성남시 공공개발 추진을 막은 것도 국민의힘, 뇌물을 받은 것도 국민의힘”이라고 답변하는 식이다.

민주당 선대위 청년위원회가 유튜브 채널 ‘이재명탐정에 공개한 AI 이재명 영상은 AI 윤석열과 같은 딥페이크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말하는 내용이 아닌 실제 말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데만 AI를 사용했다.

김동연 후보의 AI 아바타 윈디 모습

김동연 후보 측이 사용하는 AI 아바타 윈디는 말하는 내용과 모습 모두에 AI를 사용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김동연 캠프 관계자는 “토론회를 할 때 어려운 공약이 많이 나온다. 이를 부연 설명하는 역할을 후보 아바타가 하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답 전 인간이 스크립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련 내용을 미리 AI가 학습해 답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상 질문 위주로 학습 중이다. ‘당신은 왜 공무원 개혁을 주장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답변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연 후보 측은 대선 후보 아바타 외 대변인 역할에도 AI를 사용한다. AI 대변인 에이디를 사용해 선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동연 캠프 관계자는 “국민들의 집으로 발송되는 선고 공보문과 유세차에 들어갈 내용을 대변인에 입력할 계획이다. 공보문과 유세차 비용을 아껴 AI 대변인이 정보를 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홈페이지와 다른 방식으로 인터넷 상에 정치 플랫폼을 오픈할 계획이다. AI 대변인도 여기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sag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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