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2022] 전세계의 지식인, 쿼라(Quora)

2021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IPO 열풍이 불었던 해다. 메타버스 열풍을 일으킨 로블록스를 비롯해 1000억달러의 평가를 받은 전기차 회사 리비안, 코인베이스, 앱러빈, 로빈후드  등 대형 IPO가 줄을 이었다. 쿠팡도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듯 보인다. 대형 IPO가 다수 예정돼 있다. 올해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 중 주목할만한 회사를 하나씩 소개한다. [편집자주]

대한민국에 살면서 네이버 질의응답 서비스인 지식인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지식인에 질문을 올리거나 원래 있던 질문을 찾아본다. 하지만 네이버 지식인 답변의 질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욕이나 홍보성 답글이 달리는 경우도 많고 똑같은 질문이 여럿일 때도 있다. 질문을 해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경우가 잦다. 

하지만 양질의 정보가 가득한 곳이 있다면 어떨까? 어쩌면 사소할 지도 모르는 고민에서 출발한 질문에도 이용자들이 예의바르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을 주는 곳, 일반인이 쉽게 알지 못하는 분야의 전문지식을 전문가들이 심도 있게 설명하는 곳 말이다.

질의응답 사이트로 시작한 쿼라가 바로 그런 고민의 답이 되어준다. 쿼라는 아무나 알 수 없는 전문지식, 인생 고민까지 나눌 수 있는 사이트로 불린다. 스팸이나 유해한 말들은 AI가 빠르게 처리한다. 중복질문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목표 하에 쿼라는 현재 수십개의 언어를 지원하고 전세계 수억명이 이용하는 지식공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쿼라(Quora)

쿼라는 소셜 지식공유 플랫폼 기업으로 2009년 페이스북 CTO 출신인 아담 댄젤로(Adam D’Angelo)와 찰리 치버(Charlie Cheever)가 설립했다. 창립자인 찰리 치버는 쿼라(Quora)가 ‘질문 또는 대답(Questions or Answers)’이라는 뜻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용자들은 쿼라 내에서 자유롭게 질문하고 답할 수 있다. 정치, 의학, 음악, 우주과학까지 이용자들은 수백만 개에 이르는 분야에서의 지식을 주고 받는다. 질문에서 시작한 토론도 자주 있다. ‘약점이란 무엇인가’, ‘최고의 답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도 던진다. 

쿼라 질문에 단 답변에는 찬성, 반대 버튼이 있어 찬성을 많이 받은 답이 위에 위치한다. 대개 양질의 정보나 깊은 공감을 받은 정보들이 상단에 위치한다. 쿼라는 질의응답 뿐 아니라 블로그, 구독서비스도 운영한다.

현재 쿼라는 힌디어, 스페인어, 독일어, 일본어 등 24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사실상 전세계에서 이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 기준 매달 3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쿼라를 활발하게 이용한다.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트위터 월간 활성사용자수가 3억 5000만 명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엄청난 숫자다. 

쿼라는 2019년 마지막 비공개 투자에서 회사가치 2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11월 로이터통신은 쿼라가 올해 초 기업공개를 계획하고 있으며 목표치는 지난 평가가치의 두 배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쿼라의 장점

쿼라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양의 고품질 정보다. 일각에서는 구글과 위키피디아만큼이나 정보가 많다고도 평한다. 인터넷에서 얻기 어려운 양질의 정보가 가득한 공간은 쿼라의 창립자들이 설립 때부터 목표로 한 바다. 2010년 미국 매체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도 창립자 아담 댄젤로와 찰리 치버는 사람들이 가진 정보의 90%는 인터넷이 아니라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 인터뷰에서 쿼라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수록 편재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쿼라는 좋은 크라우드소싱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관리는 정보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이다. 실명제는 쿼라가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대표적인 방안이다. 사람들은 익명이나 가명보다는 실명을 걸고 답한 이용자에게 신뢰를 가지기 때문이다. 쿼라의 실명제 하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고 질문에 답했다. 그러나 쿼라는 지난해 4월부터 더 많은 사람들이 질의응답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 하에 가명으로 사이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꿨다.  

또한 유명인인 경우 사칭을 막기 위해 2014년부터는 이름 옆에 배지를 붙여준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CEO, 배우 에단 호크 등이 쿼리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유명인이다.   

질 높은 콘텐츠를 유지하기 위해 AI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쿼라의 AI 및 머신러닝 팀은 스팸 질문, 유해한 콘텐츠, 중복 질문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사용한다. 그뿐 만 아니라 이용자 맞춤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검색 알고리즘 개선하고, 이용자 맞춤으로 질의응답을 배열하는 데에도 머신러닝모델을 활용한다.

비즈니스 모델

많은 소셜 플랫폼이 그렇듯 쿼라도 수익 대부분을 광고로부터 얻는다. 2016년 쇼피파이 등 일부 업체에게만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창립 9년차인 2017년에야 셀프 광고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그 전까지는 뚜렷한 수익원이 없었다. 

쿼라는 광고주들에게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 중 65%가 대학 학위가 있으며 평균 가구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인 고객이 54% 이상이라고 밝혔다. 다른 플랫폼에 비해 고학력, 고소득 이용자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셈이다.  

쿼라는 2018년 2천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힌 이후 구체적인 매출을 공개한 적은 없다. 다만 지난해 8월 광고만으로도 충분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 밖에도 쿼라는 최근 구독옵션인 ‘쿼라 플러스(Quora+)’를 출시했다. 창립자 아담 단젤로는 이번 구독서비스 출시가 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플랫폼 내 이용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쿼라 플러스(Quora+)’는 매달 4.99달러를 내면 크리에이터의 프리미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구독서비스다. 출시 후 광고 삭제 기능도 추가했다. 또한 개인 콘텐츠 발행이 가능한 구독자용 공간인 스페이스(Space)도 출시했다. 크리에이터들은 스페이스의 구독을 활성화한 후 원하는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쿼라는 구독료의 5%를 수수료를 받는다.    

위협과 약점

쿼라의 위협요인은 경쟁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쿼라는 다른 플랫폼에서는 보기 어려운 고품질의 정보들이 오간다. 그러나 쿼라는 사이트에 가입하지 않으면 글을 볼 수 없다. 강력한 경쟁자인 위키피디아는 정보 열람이 자유로운 것에 비교해보면 쿼라는 폐쇄적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정보를 찾기 위해 쿼라보다는 구글이나 위키피디아를 이용한다. 고품질의 정보를 내세우지만 일상적인 정보를 찾기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선호도는 다소 떨어지는 셈이다.

구독경제에서도 다른 경쟁자들을 넘을 만한 뚜렷한 장점이 없다. 경쟁자로 꼽히는 온라인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에 비해서는 저렴하지만 서브스택은 광고가 없다.  또 다른 경쟁자인 ‘고스트(Ghost)’는 월 9달러를 요구하지만 작가가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미국 매체 테크크런치는 최소 180달러를 버는 작가 경우, 고스트가 쿼라보다 수익이 높다고 보도했다. 

또한 정보 사이트로서 쿼라의 약점은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쿼라는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온 정보가 훨씬 가치 있다고 평가한다. 그렇기에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지식공유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러나 크라우드 소싱 특성상 누구나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공유한 정보가 무조건 옳은지는 알 수 없다. 쿼라 내에서는 다른 정보 플랫폼에 비해 양질의 정보가 오가지만 다른 정보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모든 정보를 신뢰하기는 어렵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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