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쇼핑, 아마존을 넘어설 수 있을까?

구글 쇼핑이 아마존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 쇼핑의 첫 관문으로 아마존을 이용했던 사람들이 구글을 먼저 이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4일 구글 쇼핑 거래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모건스탠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7%가 신제품을 처음 검색할 때 유튜브를 포함한 구글 플랫폼을 이용했다. 반년 만에 3%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점점 더 많은 수의 아마존 충성고객들이 구글 검색창에 물건을 검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마존 프리미엄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하는 고객들 중 구글에 물건을 처음 검색하는 사람들은 동일기간 51%에서 56%로 증가했다. 6개월 만에 아마존 프라임 고객 중 5%가 구글을 더 유용한 검색 수단으로 인식해 이동한 셈이다. 주목할 만한 수치는 같은 기간 아마존에서 물건을 처음 검색하는 아마존 프라임 고객수는 3% 이상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구글이 다시 소비자들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구글에서 검색을 시작하는 이유로 쇼핑과 관련된 대규모 업데이트를 꼽았다. 팬데믹 이후 구글은 판매자가 무료로 상품 목록을 변경하는 기능, 구글 렌즈를 이용해 카메라로 물건을 비추면 구글 내에서 상품을 검색하는 기능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사람들을 구글 쇼핑으로 유인하기 위해 진행된 업데이트가 구글 쇼핑 거래 증가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구글은 이 밖에도 쇼핑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이벤트도 기획했다. 지난 11월 한 주 간 소셜 미디어 스타들이 플랫폼 내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구글에게 상당히 의미가 있다. 지난 몇 년 간 구글은 아마존에 비해 부진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구글 대신 아마존에서 검색을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서베이타는 지난 2015년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4%가 아마존에서 검색을 시작한다고 보고했다. 구글, 야후 등 검색 엔진을 사용해 검색한다고 한 응답자는 34%다.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시작한 팬데믹 이후에도 구글은 아마존에게 계속해 고객을 빼앗겼다. 시장조사업체 다이나타가 2020년 8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53%가 아마존에서 제품 검색을 시작한다고 보고했다. 구글 등 포털사이트는 23%다. 

고객들이 상품 구매를 위해 아마존 등 경쟁업체에서 검색을 시작하는 것은 구글의 성장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마존에서 물건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고객들이 증가할수록 더 많은 광고주들이 구글이 아닌 아마존에 검색 광고를 의뢰하기 때문이다. 광고로부터 수익 대부분을 얻는 구글에게는 치명적이다. 

구글이 쇼핑검색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국내 상황을 참조해본다면 이해가 쉽다. 국내 검색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네이버는 3~4년 전부터 이커머스 회사로 변신해왔다. 네이버 검색 키워드의 절반 가까이가 쇼핑 검색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네이버, 구글 등 검색엔진의 핵심 수익모델은 검색 광고로 검색 광고 수입을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에 빼앗기면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다. 그렇기에 검색엔진 업체의 쇼핑 검색 기능 강화는 자연스럽다.

근래 구글의 검색광고는 다소 약세였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검색 광고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3% 가량 감소한 반면 아마존, 페이스북 등 경쟁업체는 2~3%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2021년 구글의 광고시장 내 점유율은 0.3% 정도 감소했고 아마존의 점유율은 1% 증가했다. 구글의 하향세와 아마존의 급격한 상승세에 모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계속해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구글에서 쇼핑을 검색하게 된다면 구글은 광고수익 뿐 아니라 잠재적인 기타 수익에서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사결과가 구글의 재도약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아마존의 재고 부족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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