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IPO 열풍이 불었던 해다. 메타버스 열풍을 일으킨 로블록스를 비롯해 1000억달러의 평가를 받은 전기차 회사 리비안, 코인베이스, 앱러빈, 로빈후드  등 대형 IPO가 줄을 이었다. 쿠팡도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듯 보인다. 대형 IPO가 다수 예정돼 있다. 올해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 중 주목할만한 회사를 하나씩 소개한다. [편집자주]

신용카드는 우리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일단 돈이 없어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다음달의 내가 오늘의 내 소비를 책임진다. 하지만 신용카드가 없는 사람들은 어떨까? 예를 들어 미국 젊은 층들은 돈이 없다면 물건을 사기 어렵다. 신용이력이 부족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미국, 유럽 등에서는 Buy Now, Pay Later(이하 BNPL)이 이미 활성화되었다. 우리말로는 선지급 후지불 서비스를 의미한다. 지난해 네이버페이와 쿠팡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BNPL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 아마존, 페이팔, 마스터카드 등 대기업들도 BNPL시장에 뛰어드는 가운데, 클라나는 BNPL 시장의 선두 주자 중 하나다.

출처: Klarna 홈페이지

클라나(Klarna)

클라나는 200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세바스찬 시미아트코프스키 (Sebastian Siemiatkowski)가 설립한 BNPL 업체다. 클라나의 대표적인 결제서비스는 무이자로 2주간격으로 4회에 나눠 결제하는 ‘페이인포(Pay in 4)’다. 지난해 말 금액을 한번에 결제하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고객들은 클라나 앱과 지난해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나우(Pay Now)’카드로 BNPL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클라나는 바이브(Vibe)라는 포인트제도를 운영한다. 포인트는 H&M, 아마존, 월마트, 우버 등에서 기프트카드로 바꿀 수 있다. 

클라나의 이용자는 팬데믹 기간 동안 빠르게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그 수혜를 받았고 2020년 이후 9개 이상 국가에 새롭게 진출했기 때문이다. 현재 클라나는 17개국 9000만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미국에서만 1500만 명 이용자가 있다. 가맹점 수는 25만 개 이상이다. 클라나는 이제 하루에 200만 건 결제를 처리하고 있으며 지난 해 3분기까지 거래된 금액은 전년대비 약 1.6배 증가한 573억 달러 가량이다.

한편, 클라나는 2005년 시드 투자 이후 37억 달러 가량 투자금을 유치했다. 클라나의 대표적인 투자자로는 소프트뱅크, 앤트그룹, 미국 유명 래퍼 스눕독(Snoop Dogg)이 있다.

클라나는 지난 2년 동안 활발하게 투자금을 유치했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9개 국가에 진출하고 미국과 영국에 공격적인 확장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2021년 한 해에만 두 번의 투자라운드에서 약 16억 달러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 투자 라운드 이후, 클라나는 기업 가치 455억 달러로 인정받았다. 경쟁업체인 미국의 상장기업 어펌(Affirm), 애프터페이(Afterpay)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한 클라나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비싼 비상장 핀테크기업이기도 하다.

 

비즈니스모델



클라나의 BNPL 시스템에서 가맹점은 고객이 물건을 구매할 때 금액을 받는다. 선구매 후지불이라고 해서 가맹점들이 돈을 늦게 받지는 않는다는 소리다. 대신 고객이 제품을 구매했을 때 결제비용은 클라나가 가맹점에게 우선 지불한다. 고객은 제품을 구매한 후 클라나에게 제품값을 내면 된다. 

클라나는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을 창출한다. 이용자들에게 무할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가맹점에게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비즈니스 모델은 비자, 마스터카드 등 일반 카드사와 같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BNPL기업들의 수수료가 카드사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카드사의 수수료는 1%~3% 수준인 반면 BNPL업계의 가맹점 수수료는 1.5%~7%다. 얼핏 보면 소매업체들이 BNPL업체들과 가맹을 맺을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BNPL 이용자가 급증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 글로벌 컨설팅 펌 액센츄어(Accenture)에 따르면 미국 BNPL 이용자수는 2018년부터 매년 300%씩 증가해 2021년 45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주요 이용층이 활발하게 소비활동을 하는 젊은 층으로 많은 소매업체는 다양한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BNPL를 도입하고 있다.

클라나의 경우,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Macys), H&M, 아디다스 등 다양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핏데이터(YipitDat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BNPL 시장 점유율은 어펌이 36%, 애프터페이 21%, 클라나 18%로 미국 내에서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클라나는 미국 상위 100대 소매업체 중 24개 업체와 가맹을 맺어 경쟁사들보다 많은 기업들과 거래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클라나의 이용자수는 2021년 7월 기준 9000만명으로 어펌과 애프터페이의 활성사용자가 각각 약 700만, 1600만보다 훨씬 많다.

 

클라나의 성장 전망

클라나는 앞으로 활발하게 성장할 전망이다. 우선 시장 자체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BNPL시장이 앞으로 매년 연평균 약 22% 성장해 2028년 204억 달러 규모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클라나 또한 성장을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가맹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클라나는 스트라이프와 전략적 파트너십에 합의했다. 온라인 결제업체 스트라이프는 자사 가맹점에 클라나의 BNPL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클라나는 기업대상 BNPL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페이팔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일반고객 대상 BNPL시장으로 진입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클라나는 독일 B2B BNPL 스타트업 빌리(Billi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로써 클라나는 처음으로 기업과 일반 고객을 상대로 BNPL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이 되었다.

 

위협요인



BNPL에 대한 규제는 앞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서비스라 법적 논의가 미뤄지고 있지만 미국, 영국 등 이미 BNPL 서비스가 활발한 국가는 다르다. 대표적으로 영국은 지난해 2월 앞으로 영국 금융행위청 (Financial Conduct Authority) 가 BNPL업체를 감독,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나는 영국의 규제 정책에 따라 지난 10월부터 고객이 결제금액을 상환할 수 있을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웨덴도 2020년부터 소매업체가 BNPL을 다른 결제수단보다 먼저 도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일각에서 BNPL에 대해 염려한 것과 같은 이유다. 지나치게 많은 부채와 신용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다. 클라나는 자사의 고객 중 70%가 MZ세대라고 밝혔다. 아직 소비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소비자는 BNPL을 이용했을 때 가용범위 이상으로 소비할 수 있다. 그 결과, 쉽게 많은 부채와 신용점수 하락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 금융서비스 플랫폼 크레딧 카르마는 BNPL 사용자 중 3분의 1이 제 시기에 결제하지 못했고 그 중 72%는 신용점수가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선구매 후지불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도 위협요인이다.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클라나가 선지불해야 하는 금액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9개월 동안 클라나는 전년대비 4배나 증가한 3억 4400만 달러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순영업이익도 약 10억 664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작년 대비 40% 증가했지만 손실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BNPL은 안정된 수입을 가진 이용자보다 저신용, 저연령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용자가 제때 지불하지 않아 발생하는 손실은 연체수입이 되기도 하지만 BNPL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원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대기업들의 BNPL시장 진출도 걸림돌이다. 미국 핀테크 기업 스퀘어는 290억 달러에 애프터페이를 인수했으며 페이팔은 자체 BNPL서비스를 출시했다. 마스터카드도 BNPL 카드를 출시했고 애플페이 등 다양한 기업도 BNPL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앞으로 B2C BNPL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질 예정이기에 클라나는 수익 구조를 다각화해야 한다. 

한편 클라나 세바스찬 시미아트코프스키 CEO는 지난해 11월 주식 시장이 안정적이지 않아 기업공개가 우려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영국의 중립적인 위치와 규제 기관의 질을 고려했을 때 기업공개를 할 증권시장으로 런던증권거래소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