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2022] 카카오의 투자 친구, TPG

지난 몇 년간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에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가 이어졌다. 2017년 카카오 모빌리티 5000억 원 투자금 유치, 2020년 카카오뱅크 2500억 원 투자금 유치는 국내 투자시장에서 큰 화제였다. 두 기업에 거액을 투자한 기업은 바로 글로벌 사모펀드 자산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이하 TPG)다. 창립 30년이 훌쩍 지난 자산운용 시장의 큰 손 중 하나지만 최근까지도 몇 차례나 기업공개를 고민했다. 그랬던 TPG는 작년 11월 비밀리에 기업공개 서류를 제출해 새해 첫 빅딜의 주인공이 되었다. TPG는 지난 13일 나스닥에 공모가 29달러 50센트로 등장해 예상을 뛰어넘는 10억 달러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

TPG

TPG는 1992년 짐 콜터(Jim Coulter), 데이비드 본더맨(David Bonderman)가 창립한 글로벌 사모펀드 자산 운용사다. 국내에는 1999년 IMF 위기 당시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털의 모회사로 처음 알려졌다. 2017년 카카오 모빌리티에 약 5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글로벌 투자계의 큰손으로도 알려졌다.

TPG는 2000년대까지는 TPG 캐피탈을 통해 저평가된 기업 경영권을 인수, 매각하는 바이아웃 전략을 주로 사용해 성장했다. 당시 컨티넨셜 에어라인, 버거킹 등을 대규모로 인수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전후 텍사스 유틸리티(Texas Utility), 워싱턴 뮤추얼 은행 등 일부 부실투자로 고전했다.

이후 TPG는 대기업을 두고 벌이는 바이아웃 전략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TPG는 2007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TPG 그로스를 설립해,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초기투자에 참여했다. 2015년 존 윈켈리드(Jon Winkelried)가 CEO로 취임한 후 100억 달러 규모 대규모 바이아웃 펀드를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도 집중했다.

TPG는 작년 급격하게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저금리와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투자로 인해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 규모도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한 해 M&A 시장은 5조 6000억 달러 규모를 형성했다. 2007년 4조 6000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액을 달성했다. TPG도 팬데믹 기간 동안 포트폴리오 전반 자산판매 수입 증가로 성장했다. TPG의 순이익은 2021년 9월까지 전년도 대비 5배 증가한 17억 달러, 매출은 5억 6440만 달러에서 38억 9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TPG의 이번 기업공개는 앞서 상장한 유명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Blackstone), KKR, 아폴로(Apollo), 칼라일 그룹과 같이 성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TPG 투자 근황

TPG는 ▲TPG 캐피탈 (TPG Capital) ▲TPG 그로스 (TPG Growth) ▲TPG 임팩트 (TPG Impact) ▲TPG 마켓 솔루션 (TPG Market solution) ▲TPG 리얼에스테이트 (TPG Real estate) 5개 사업 부문에서 총 17개 플랫폼을 운영한다. 주로 투자하는 산업분야는 소비자, 보건 의료, 헬스케어 인터넷, 미디어, 소프트웨어 등이다. TPG는 특히 성장 잠재력이 큰 기술, 생명 공학 및 의료, 지속가능한 투자에 전문성을 보이기로 유명하다.

TPG는 다른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는 달리 아직도 사모펀드 전략에서 큰 수익을 얻는다. 오토노머스 리서치 패트릭 다빗(Patrick Davitt) 애널리스트는 TPG 운용자산 80%가 사모펀드 전략에 기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랙스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 다른 글로벌 자산운용사는 TPG에 비해 부동산 등 대체 자산의 비율이 높다.

현재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는 부문은 TPG 그로스와 TPG 임팩트다. 기업의 성장에 주목해 투자하는 TPG 그로스의 총 운용자산은 221억 달러로 전체 운용자산의 20%다. TPG 임팩트는 ESG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TPG가 제출한 IPO문서에 따르면 TPG임팩트의 더 라이즈 기후 펀드는 2021년 초 60억 달러 규모로 조성되었으나 이제 130억 달러 가량 자산을 운용 중이다. 순이익은 연간 20%에 달한다. TPG 리얼 에스테이트, TPG캐피탈 아시아도 계속해 큰 수익을 올렸다. 현재 TPG가 전 부문에서 운용하는 자산은 1,090억 달러 정도다.

앞으로의 성장

TPG는 상장 이후 다양한 성장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운용 자산 규모가 작다. 대표적인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 경우, 총 운용 자산(aum)은 7310억 달러다. 반면 TPG는 1090억 달러를 운용한다. TPG가 계속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 이번 기업공개는 모든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확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TPG의 수익 창출의 방향성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달리 여전히 차입매수(LBO)를 위주로 하는 사모펀드에서 얻는 수익이 크기 때문이다.

차입매수 전략에 치우쳤다는 비판에 대해 TPG 경영진은 TPG가 다양한 분야로 투자해왔으며 ESG(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등 가치를 고려해 업계에서 선도적인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부족하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TPG 존 윈켈리드 CEO는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 투자했지만 “아직 우리가 진입하지 않은 분야들이 남아있다”고 인정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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