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2022] 인생은 고기서 고기…‘임파서블 푸드’

2021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IPO 열풍이 불었던 해다. 메타버스 열풍을 일으킨 로블록스를 비롯해 1000억달러의 평가를 받은 전기차 회사 리비안, 코인베이스, 앱러빈, 로빈후드  등 대형 IPO가 줄을 이었다. 쿠팡도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듯 보인다. 대형 IPO가 다수 예정돼 있다. 올해 IPO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 중 주목할만한 회사를 하나씩 소개한다. [편집자주]

3년 전 CES 2019에는 소비자가전쇼(CES)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한 회사가 부스를 열고 관람객을 맞고 있었다. ‘임파서블 푸드’라는 햄버거 회사였다. 임파서블 푸드가 CES 2019 전시에 참가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물음표를 던졌다. CES는 기술 전시회인데, 햄버거 회사는 기술과 무슨 상관이라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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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이후 ‘푸드 테크’라는 단어는 테크 산업의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식생활을 기술로 혁신하려는 시도가 모두 ‘푸드 테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푸드테크의 가장 대표적인 영역이 임파서블 푸드와 같은 대체육 분야다. 대체육이란 소고기, 돼지고기 등 기존 동물성 식품을 대체하고자 만들어진 음식이다. 배양육, 식물성 고기, 식용 곤충 등이 대표적인 대체육인데 식물성 고기를 부르는 이름 중 하나인 ‘콩고기’가 사람들에게는 가장 유명하다. 얼마 전 열렸던 CES 2022서도 대체육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과 제품을 신제품을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세계 육류 대체 시장이 2024년에 약 234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 많은 기업들도 대체육 시장의 성장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대체육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체육 업계의 양대산맥은 2019년 상장한 비욘드미트(Beyond Meet)와 2022년 상장 예정인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다.  오늘은 올해 상장이 예상되는 임파서블 푸드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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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파서블 푸드란

임파서블푸드는 2011년 미국 스탠포드대 생화학과 교수 패트릭 브라운(Patrick O. Brown)이 창립한 대체육 제조 기업이다. 고기, 유제품, 생선까지 다양한 동물성 식품을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하고자 한다.

임파서블 푸드는 식물성 재료로 육류를 만든다. 재료로는 대개 콩이 사용된다.  2016년 버거킹과 함께 회사의 첫 제품인 임파서블 버거를 출시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상품은 임파서블 버거, 임파서블 소시지, 임파서블 치킨 너겟, 임파서블 미트볼, 임파서블 포크다.

임파서블 푸드 제품의 핵심성분은 헴(heme)이다. 헴은 고기맛을 내는 핵심 성분이다. 많은 대체육 기업들은 헴을 이용해 고기의 맛과 향을 가미한다. 임파서블 푸드 경우 콩 뿌리에서 추출한 레그헤모글로빈 유전자를 활용해 헴을 생산한다. 치킨너겟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는 헴이 있다.

현재 임파서블은 월마트, 크로거를 포함한 2만 개 이상의 식료품점과 버거킹, 디즈니 월드를 포함한 4만여 개 레스토랑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임파서블 푸드가 기업공개에서 경쟁사 비욘드 푸드의 기업 공개 첫 날을 뛰어넘는 10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투자이력

대체육 시장은 ESG, 동물복지, 동물성 육류보다 저렴해질 수 있는 생산가 등 다양한 이유로 주목받았다. 대체육 시장의 성장 속도는 빠르다. 시장조사기관 굿푸드 인스티튜트(Good food Institute)는 21년 미국 대체육 시장이 전년대비 27%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다른 식자재들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성장율이다.

임파서블 푸드도 대체육 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로 투자 받기 시작했다. 2011년 설립 이후 최근 투자라운드를 주도한 미래에셋글로벌, 호라이즌 벤처(Horizons Ventures) 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Bill Gates), 가수 케이터 페리, 래퍼 제이지 등 유명인들도 투자했다.

지난 해 11월 임파서블 푸드는 미래에셋글로벌이 주도한 신규 투자라운드에서 5억 달러를 유치했다. 이후 작년에 비해 2021년 4분기 판매는 85% 성장했다고 밝혔다. 2020년 매출은 약 2억 2000만 달러다.

임파서블은 창립 이후 최근 라운드까지 20억 달러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투자라운드에 대해 임파서블의 회사 가치가 7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보도했으나 회사측에서는 정확한 평가 수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임파서블 푸드의 2020년 가치 평가는 40억 달러 가량이었다. 로이터는 지난해 4월 임파서블 푸드가 100억 달러 이상으로 기업공개를 할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성장

임파서블은 계속해서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식물성 가금류 시장 새로운 분야까지 대체육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출시한 임파서블 치킨너겟은 임파서블 푸드의 첫 식물성 닭고기 제품이다. 식물성 가금류 시장은 이미 다른 식물육 스타트업들이 진출했지만, 임파서블 푸드는 식물육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다수 확보돼 후발주자이지만 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임파서블 푸드는 지난 3년간 판매 제품군을 다양하게 출시했다. 미트볼, 포크, 소시지, 치킨너겟은 모두 지난 3년 동안 출시되었다.

이 외에 식물성 우유, 식물성 생선, 식물성 생고기와 같은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임파서블 푸드는 20년 10월 식물성 우유를 중심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연구개발팀을 2배 이상으로 충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임파서블 푸드는 20년부터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등 신규 시장에 진출했다. 종교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버거와 소시지는 할랄 식품(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든 음식)과 코셔 식품(유대교 율법에 따라 만든 음식) 인증도 받았다.

또한 임파서블 치킨 너겟 출시로 중국,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중국과 유럽은 GMO(유전자변형생물)를 엄격하게 금지하기에 임파서블 푸드 입장에서는 그동안 진출이 불가능한 시장었다. 헴을 생산할 때 GMO의 일종인 레그헤모글로빈 유전자를 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킨 너겟에는 임파서블의 핵심성분인 헴이 들어가 있지 않아 GMO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가격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임파서블 푸드는 지난 2년 간 30% 가량 도매가를 인하했다. 매 투자마다 생산설비를 확충했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한 발 앞서 식품제조기업 OSI와 협업으로 생산력을 높였다. 현재 캘리포니아 오크랜드 공장과 OSI와의 공동제조라인을 가동 중이다.

위협? 기회?

임파서블 푸드는 고질적인 문제들과 계속 등장할 경쟁업체들을 극복해야 한다.

우선 헴은 임파서블 푸드의 핵심 성분이지만 걸림돌이기도 하다. 임파서블 푸드는 헴을 생산하기 위해 유전변형기술을 사용한다. 그래서 GMO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중국과 유럽 시장에는 진출할 수 없다. 현재 치킨 너겟을 제외한 다른 제품들의 헴은 전부 효모에 콩 유전자를 더해 만든다. 임파서블 푸드가 규제로 인해 중국에 진출하지 못하는 동안, 비욘드 미트 등 다른 경쟁업체는 이미 중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식품시장이기에 중국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임파서블 푸드의 성장은 늦춰질 수 밖에 없다.

가격 경쟁력도 하나의 장애물이다. 임파서블 푸드의 제품들은 다른 대체육 기업에 비해 가격이 낮다. 그러나 여전히 대체육 식품 대부분은 공장식 축산업 제품에 비하면 비싸다. 동물성 육류와 같은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많은 소비자들은 계속해 동물육을 선택할 것이다. 임파서블 푸드 패트릭 브라운 CEO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임파서블 푸드의 제품가가 동물성 육류 가격과 같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 기업들의 다수 등장도 위협요소다. 임파서블 버거는 다짐육 위주로 제품을 출시한다. 그러나 식물성 우유, 식물성 가금류 등 다양한 대체육 시장에는 임파서블 푸드보다 앞서가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임파서블 푸드가 버거킹, 월마트, 크로거 등 대형 체인에 활발하게 공급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도 대형 체인들에 진출할 수 있다.

기존 육류 가공 업체들의 진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더 에디블 퓨처(The edible future) 홀스타인은 테슬라의 독주를 막고자 기존 차량 생산업체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듯 미국 내 육류 가공업체들도 자체적으로 대체육을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육류가공 업체들은 물류나 유통 측면에서 임파서블 푸드보다 앞서있기 때문에 유통비용이나 시장 확장성 면에서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 선다. 패트릭 브라운 CEO는 자사의 제품 가격이 축산업 제품에 비해 유통가가 높지 않았다면 가격은 진작 더 하락했으리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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