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2021년, 그리고 2022년

지난 12월,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21년 올해의 인물로 일론 머스크 (Elon Musk)를 선정했다. 타임은 머스크에 대해 “삶의 모든 분야에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머스크의 테슬라는 내연기관으로서의 자동차의 시대를 종식시켜가고 있고,  스페이스X는 로 우주시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예고하는 중이다. 머스크의 트윗 하나에 코인 가격이 폭등 또는 폭락하거나 기업의 주가가 좌우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아무리 세계 제일의 부자라고 해도 특정 기업인이 삶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니, 일론 머스크는 지구인 중에 가장 주목을 받을만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머스크의 2021년은 어떠했으며 2022년에는 그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살펴보자.

테슬라 (Tesla)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 (Tesla)는 2021년 작년 한 해 차량 약 93만대를 출하해 전년도 대비 87%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1년 4분기 출하량만 30만8600대로 분기별 출하량, 한 해 출하량 모두 전문가들의 예상을 상회했다. 전세계 자동차업체들이 모  공급망 대란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테슬라는 아랑곳하지 않은 셈이다.

글로벌 공급망 대란과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테슬라가 앞서 나갈 수 있었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첫째,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라인이 원활하게 가동되었다. 작년 3분기 이후 반도체 부족으로 전세계 다른 지역 공장들과는 달리 중국에 위치한 전기차 공장들은 비교적 생산량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중국의 차량 반도체가 다른 지역보다 원활하게 수급된 점이 긍적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시장에서의 우월한 위치를 활용해 다른 기업들보다 수월하게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설계를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지녔다는 사실도 하나의 이점으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의 경우 다른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들과는 달리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부품의 자체 제작을 선호해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것이 이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랬기에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된 작년 2분기 이전에 소프트웨어를 재설계했으며 핵심 반도체를 다른 반도체로 대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2022년 전망 또한 공장의 원활한 가동과 반도체 수급에 달려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독일과 텍사스 기가팩토리가 가동할 예정이며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라인을 증설에 12억 위안 (약 2200억원) 투입이 확정되었다.  이와 같은 투자가 테슬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생산 병목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 수급의 경우,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재배치를 통해 맞춤형 반도체를 범용 반도체로 일부 전환했기에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어려움이 덜하다. 그러나 테슬라 또한 여전히 기존 방식의 반도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반도체 공급난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테슬라가 풀어야할 숙제다.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에 올인하고 있고, 제2의 테슬라를 목표로 등장한 전기차 스타트업도 많다. 지금까지는 ‘전기차의 대명사’라는 지위 덕분에 가장 주목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과거와 같은상징성이 덜해졌다. 하지만 전 세계 탄소절감 정책으로 인해 전기차 수요 자체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테슬라의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테슬라가 2022년 130만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이스 X (SpaceX)

지난 해는 우주의 한 해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 괴짜 CEO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러틱 등이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머스크의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 X’ 도 지난 해 전 사업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스페이스X가 추진한 민간인 우주여행 프로젝트인 ‘인스퍼레이션4’ (Insperation4)은 2021년 9월 첫 시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고도 100km 이내에서 수 분간 머무르는 우주여행상품을 내놓은 다른 민간 기업들과는 달리 스페이스 X의 ‘인스퍼레이션4’는 민간인으로만 구성된 관광객들이 고도 575km의 지구 궤도 위에서 사흘 간 머무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지난 9월 ‘인스퍼레이션4’ 관광객들이 모두 무사히 귀환하면서 스페이스X는 최초로 민간인 지구 궤도 우주여행을 성공한 상업 회사가 되었다.

머스크는 단순 우주여행이 아니라 스페이스X를 통해 인류 다행성 문명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구 밖 문명 건설을 위해 필요한 재활용 가능한 왕복 우주선 개발 등에 집중했다.

스페이스X의 왕복 우주선 프로젝트인 ‘스타쉽’(Starship)은 4차례나 시제품 착륙 실험에서 실패했으나 시제품 ‘SN15’의 착륙에 성공한 후 지난 11월 엔진 6개를 부착한 시제품 ‘SN20’ 사전 실험까지 성공했다. ‘스타쉽’ 프로젝트는 기존 우주선들과는 달리 대형 우주선 ‘스타쉽’을 활용해 지구 밖으로 물자를 대량 운송해 문명을 건설하려 한다.

스페이스X는 2022년 1월 ‘SN20’의 궤도 비행을 준비 중이었으나 미 연방우주국의 환경 검토 일정이 연기돼 궤도 비행 실험은 빠르면 3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스페이스X는 당초 2020년에 진행하려고 했던 달 여행 프로젝트를 연기해 2023년에 시행하려 한다. 만일 이 달 여행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스페이스X는 상업회사 최초로 달 여행을 성공한 회사가 된다.  

더 보링 컴퍼니 (The Boring Company)

머스크가 하는 일이라고 다 잘되는 건 아니다. 머스크의 인프라 기업 ‘더 보링 컴퍼니’는 작년까지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리고 2022년에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 보링 컴퍼니’는 초고속 이동이 가능한 터널을 목표로 설립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캘리포니어 호손 시험 터널을 제외하고 지하에 터널을 만들려고 한 모든 프로젝트는 축소되거나 사실상 취소된 상태이다. 시카고 프로젝트는 취소되었으며 워싱턴 D.C와 볼티모어에 터널을 만들려던 프로젝트 또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며 연기되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루프만이 운행 중이나 한 번 이동당 2분이 소요될 것이며 시간당 4000명을 운송할 수 있다는 당초 기획과는 달리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작년 말 ‘더 보링 컴퍼니’ 는 네바다주 당국으로부터 컨벤션 루프를 연장하는 베이거스 루프 (Vegas Loop) 프로젝트를 허가 받았다. 2022년 베이거스 루프 공사를 목표로 텍사스 오스틴과 라스베이거스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며 만일 공사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총 51개의 정류장을 연결하는 약 47km 지하 터널이 완공될 예정이다.   

뉴럴링크 (Neuralink)

뇌 연구 기업 ‘뉴럴링크’ (Neuralink)는 올해 인간에게 처음으로 전극 칩을 이식할 예정이다. ‘뉴럴링크’는 신체가 마비된 사람들을 돕고 사람의 능력을 한 층 끌어올리기 위해 뇌에 전극을 직접 이식, 컴퓨터로 전달하는 뇌-머신 인터페이스 (BMI: Brain-Machine Interfac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20년 8월 뉴럴링크의 칩 ‘링크 0.9’를 심은 돼지 ‘거트루트’를 공개했으며 작년 4월 전극 칩을 이식한 원숭이가 게임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어 작년 말 월스트리트저널의 CEO 위원회에서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전극을 이식 받을 사람을 모집하며 신체가 마비된 사람들에게 이식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새로운 전극 칩이 FDA의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전극 칩의 안전 수준은 FDA의 기준치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뉴럴링크는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작년 7월 시리즈 C에서 13개의 투자사로부터 2억 5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이번 실험이 성공할 시 BMI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인간을 대상으로 한 칩 이식이 2020년부터 계속해 미뤄진 만큼 2022년에도 인간 대상 이식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