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기조연설한 애보트, 한국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헬스케어 기업으로 CES에서 처음 기조연설을 한 애보트(Abbott)에게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애보트 관계자에 따르면, 애보트가 현재 진행 중인 한국 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프리스타일 리브레가 유일하다.
현재 한국에 공급 중인 프리스타일 리브레 버전도 초창기 제품 형태인 1에 한정된다. 최신 버전이자 CES2022 혁신상을 받은 프리스타일 리브레 3 한국 출시 여부는 올해 내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프리스타일 리브레의 확장 버전인 운동선수 대상 리브레센스나 일반인 대상 신제품 링고에 대해서는 공식 협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프리스타일 리브레 1부터 수입된 지 2년 채 안 돼
프리스타일 리브레 1을 한국에 출시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한국애보트가 프리스타일 리브레를 국내 출시한 때는 2020년 5월로 오래되지 않았다. 이어 2020년 12월 해당 제품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되면서 본격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애보트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연속혈당측정기(CGM)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국내 CGM 시장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1형 당뇨병 환자인 아들을 위해 CGM을 해외 구매, 개조해 2017년 식약처 조사를 받은 김미영씨의 일이 계기가 됐다.
주로 어린 나이부터 선천적으로 발병하는 제1형 당뇨환자는 췌장의 인슐린 생성 기능이 아예 없다. 일상 속에서 항시 혈당 상태를 확인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유다. 이 환자들이 CGM을 사용하면 혈당 수치 확인을 위해 하루에 여러번 손가락을 바늘로 찌르는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
김씨는 제1형 당뇨 환자인 아들을 위해 CGM을 해외 경로를 통해 구매한 후 스마트폰에 혈당 정보를 보낼 수 있도록 데이터 전송기를 만들었다. 동시에 이 같은 노하우를 소아 당뇨 환자 커뮤니티에 공유했다. 2017년 식약처는 김씨의 행동에 대해 의료기기법, 관세법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씨가 무고하다고 판명 나는 동시에 제1형 당뇨환자들의 어려움이 널리 알려지면서 애보트를 비롯한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들이 CGM을 국내에 공식 보급하기 시작했다. 메드트로닉사의 가디언커넥트는 2018년 5월, 덱스콤사의 G5는 동년 11월부터 국내에 판매 중이다.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는 이보다는 늦은 2020년 5월 정식 수입됐다.
금년 내 프리스타일 리브레 3 판매 발표…기타 사업은 미지수
현재 한국에 공식 수입된 애보트의 CGM은 프리스타일 1이다. 최신 버전인 프리스타일 3는 올해 내 국내 공식 판매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애보트 관계자는 “프리스타일 3 국내 출시에 대해 올해 공식 안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프리스타일 2의 경우 스마트폰이 아닌 별도의 리더기를 사용하는 만큼 국내 시장에 맞지 않아 수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애보트 관계자는 “2, 3가 모두 들어오지는 않을 것 같다. 프리스타일 리브레 2에서는 스마트폰이 아닌 별도의 리더기를 사용하는데 한국에서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미국보다 높다. 들어오게 되면 3가 바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전 버전과 최신 버전 제품의 차이에 대해서는 “센서 모양이 다르고 크기가 좀 더 작다. 센서가 무언가에 걸리거나 부딪히는 문제를 줄였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당뇨환자라고 할 때 먼저 떠올리는 제2형 당뇨환자나 당뇨 위험군도 제품을 사용 중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애보트 관계자는 “제2형 당뇨환자는 물론 당뇨 전 단계에서 관리를 하는 사람들도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프리스타일 리브레 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단기간 내 한국에서 진행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애보트 본사에서는 프리스타일 리브레 외 해당 제품의 확장 버전인 리브레센스를 해외에서 판매 중이다. 특히 파킨슨병 원격 치료 기기 인피니티(Infinity)와 같은 제품은 원격의료를 금지하는 국내법상 들여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 애보트가 CES에서 강조한 제품들은 모두 병원 내 진단과 같은 영역을 병원 밖 개인의 집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의료 보험, 의료기관별 진단 기기 등 의료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한국에서는 해당 제품들에 대해 미국보다 필요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
현재 진행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대해 한국애보트 관계자는 “현재 프리스타일 리브레 1 이외 다른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수입에 대해서는 공식 협의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sag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