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2 리뷰 – 헬스케어 ②]

코로나19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면 관리가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슬립테크라는 이름 아래 건강한 수면을 돕는 매트리스와 조명 제품이 등장했다.

병원으로 한정된 대표적인 영역인 치료에도 디지털 방식이 들어왔다. 아직 초기 시장인 디지털치료제 분야 기업이 CES에 등장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의료 영역 외 건강 관리 분야에서는 이미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많다. 이번 CES에서는 그 중에서도 영양제 복용 관리, 식품 이미지 분석을 통한 영양성분 제공과 같이 이색적인 방법을 제시한 스타트업이 주목받았다.

매트리스 안팎 기술로 수면 장애 파악하는 슬립테크

미국 기업 슬립넘버(Sleep Number)는 대표적인 스마트 침대 업체다. 이 기업은 침대에 머신러닝(ML)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맞춤 침대를 제공한다. 슬립넘버에게 혁신상을 안겨준 제품인 뉴슬립 넘버 360(New Sleep Number 360) 스마트침대 기술 플랫폼은 특히 수면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찾아내 침대 상태를 바꾼다.


매트리스에 내장된 수십개의 멀티 센서들이 사용자의 수면을 방해하는 잠재적인 장애물을 찾아낸다. 코를 고는 상황을 감지하면 부드럽게 침대 머리 쪽을 올려 코골이를 줄인다. 편안한 호흡과 혈액 순환을 돕기 위해 침대 머리맡을 올리기도 하는데, 이 때 척추 정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한다.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침대 모양을 조절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임신을 하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나이가 들어 신체 구조가 변할 때 사용자가 침대에 쉽게 눕고 일어날 수 있게 높낮이를 조절한다. 질 좋은 수면을 위해 사용자의 체온을 재며 침대를 적절한 온도로 맞춘다.

슬립넘버의 최종 목표는 불면증, 수면 무호흡증, 체온 등을 넘어 사용자의 전체적인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감지해 건강한 수면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 슬립테크 기업인 에이슬립(Alseep)도 사용자의 수면 건강을 파악하는 기술을 갖췄다. 슬립넘버와 달리 에이슬립은 매트리스 내 센서가 아닌 바깥에 기기를 두고 수면 상태를 파악한다.

먼저 에이슬립은 와이파이(Wi-Fi)를 사용해 수면 중 호흡 수와 뒤척임을 측정한다. 손바닥 크기의 진단기기 2개를 침대 왼쪽과 오른쪽에 두면 두 기기가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사용자의 몸 상태를 파악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마이크가 있는 기기를 통해 수면 중 호흡 소리를 측정하는 소프트웨어가 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되기에 별도의 디바이스가 필요없다. 침대 주변 1미터 이내에 스마트폰을 두기만 하면 된다. 해당 소프트웨어 제품은 아마존의 알렉사와 카카오의 카카오 미니 등 대기업 AI 스피커에도 탑재됐다.


질 좋은 수면을 위해서는 침대만으로는 부족하다. 코로나19로 실내에 오래 있다 보면 햇빛을 잘 받기 어렵게 되면서 낮과 밤의 경계가, 시간의 흐름이 분명치 않게 느껴진다. 특히 야간 근무가 잦은 간호사나 새벽 배송기사들은 오래 전부터 겪어온 문제다. 인공 햇빛 사업을 하는 기업이 등장한 이유다.

브이티코퍼레이션의 수면 전문 브랜드 바딥슬립에서 나온 ‘맑은잠 수면등’이 예시다. 이 사물인터넷(IoT) 수면등은 설정한 기상 시간에 맞춰 기상을 유도하는 빛을 조명한다. 알람시각 전부터 새벽이 밝아오듯 주광색, 백색, 청백색으로 서서히 조명이 밝아진다. 밤에는 후면 간접등으로 작동하며 수면 시간을 예약하면 이에 맞춰 제품이 자동으로 꺼진다. 숙면을 돕기 위한 제품으로 IoT 조명 이외 소리와 향 제품도 함께 판매돼 오감을 공략한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루플은 수면을 위한 조명 제품을 판매하는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이 기업은 올해 스마트 수면 소프트웨어인 올리S로 혁신상을 받았다. 올리S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사용자의 햇빛 노출량, 운동량, 식단, 카페인 섭취량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맞춤형 수면 솔루션을 제공한다.

올리S 이전 루플은 인공 햇빛을 제공하는 조명 제품 올리로 작년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현재 사람을 깨우는 백색광 제품과 불면증 개선을 돕는 노란 빛을 내는 제품 두 가지가 있다. 올리의 조명 제품은 애플리케이션인 올리S와 연동된다.


디지털치료제부터 새로운 건강관리 앱까지 혁신성 인정

디지털치료제는 코로나19와 메타버스라는 현 시대 키워드 모두에 부합하는 신사업 분야다.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의료진이 약물과 같은 기존 치료 방법처럼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식단, 혈당 등을 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하다. 이러한 건강관리 소프트웨어는 기존에도 병원 밖에서 이뤄지던 의료 외 케어 역할을 한다면, 디지털치료제는 병원 내에서 이뤄지는 치료를 수행하는 경우다. 주로 가상현실(VR)을 통한 게임 형식의 디지털치료제가 많다.

히포티앤씨(HIPPO T&C)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진단하는 디지털 치료제 애튼케어(AttnKare)로 올해 헬스와 웰니스, 가상·증강현실 두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애튼케어는 게임 형식의 VR로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다. 3가지 VR 게임을 하고 나면 5가지 기준으로 ADHD 여부를 평가한 리포트가 나온다. 향후 히포티앤씨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부터 신체 질환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진단, 치료와 같은 의료영역 이외 헬스케어 분야에서 소프트웨어가 나온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반면 새로운 방식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돕는 애플리케이션들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올해 CES 혁신상을 받은 알고케어(Algocare)가 대표적인 예시다.

알고케어는 NaaS(Nutrition as a Service)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하루 2번 1알씩과 같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양을 제시하는 영양제 복용 방법에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시스템을 적용했다.

술을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월경 전후 등 개인의 몸 상태도 매일 다르며 이에 맞춰 영양제 양을 달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이력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사진료 기록 데이터도 영양제 추천에 사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복용 중인 약에 따라 먹으면 안 되는 영양제도 알려준다.

CES 주최사인 CTA는 알고케어에 대해 “제조사 중심의 영양제 시장을 ICT 서비스 시장으로 가져왔다.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영양 복용량을 아주 미세하게 측정해 제시한다. 사용자의 영양에 대한 기록이 계속 축적될수록 NaaS는 개선된다” 고 평했다.

누비랩은 시각 AI 기술을 통해 음식의 외관을 스캔한 뒤 영양성분과 칼로리를 분석해주는 ‘AI 푸드 다이어리’ 기능을 이번 CES에 선보였다.

기존에 서비스하던 AI 푸드스캐너는 사용자의 영양상태를 관리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 음식을 먹기 전과 후에 식판을 스캔하면 권장 섭취량에 비해 어느 정도 음식을 먹었는지 분석해준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음식의 양을 적절하게 준비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박성은 기자> sag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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