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2세 경영’ 포문…마크애니, 최고 대표 체제 본격화
마크애니가 창립 23년만에 창업자인 최종욱 대표이사 체제를 마감하고 2세 경영 체제에 본격 돌입한다. 현재 가업상속으로 증여특례제도에 따른 절차와 더불어 경영 구조승계 작업을 완료하는 단계다.
정보보안 업계에서 설립자 겸 대표가 이같은 방식으로 2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애니는 지난해 7월 1일자로 최고 대표를 공동 대표로 공식 선임했다. 최고 대표는 최종욱 대표의 장남으로, 지난 2016년 마크애니에 입사해 재무·해외 사업 업무를 담당했다. 2018년 경영관리 본부장을 맡으면서 경영전략을 담당했다. 그동안 회사 경영과 운영에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마크애니는 현재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부터 최종욱 대표는 향후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신기술 연구 개발과 최우수 개발인력 영입 등에 집중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경영은 최고 대표가 담당한다.
최종욱 대표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묻는 질문에 “세대가 바뀌고 있다. IT 업계도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회사도 젊은 사람과 생각, 스타일로 모두 바꿔야겠다고 판단했다”라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됐다. 2년 넘게 정부 제도에 따른 승계 절차를 밟고 있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당분간 장기적 관점으로 추진할 신기술 연구와 신사업 발굴에 집중한다.
최 대표는 최근 연세대학교 수학과에 입학해 새롭게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기도 하다. 1952년생인 최 대표는 국내에서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인공지능)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해 상명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1999년 설립된 마크애니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 문서보안 솔루션과 콘텐츠 저작권 보호, 전자문서 위·변조 방지 솔루션 등의 정보보호 사업을 전개해왔다. 최근에는 CCTV 지능형 보안관제 분야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동형암호, 양자암호 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 개발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해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면서 신사업으로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마크애니는 새해 조직을 엔터프라이즈 보안, 전자문서, 모바일 보안, CCTV 솔루션, 메타버스, 미디어 솔루션, IT 인(in) 사업, 블록체인 사업까지 추진하는 8가지 사업부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최고 대표는 “2016년 회사 경영에 참여한 이후 지난 5년 간 내실이 튼튼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부터 결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2022년에는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올해는 성장을 준비하는 해가 될 것이다. 데이터 중심 결정 체계와 문화를 도입하고 업무 방식도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최 대표는 “마크애니는 앞으로 ‘데이터 퍼스트(Data First)’를 모토로 삼고 데이터 중심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라면서 “기업 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에도, 제품을 개발하고 개선시킬 때도, 적절한 고객 대응에도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등 업무 전반에 걸쳐 데이터에 기반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내 업무와 데이터를 최대한 공유하고 정보를 투명화하고 충분히 공유해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늘릴 것”이라며 “업무 방식도 기존 대부분 기업이 선택하고 있던 ‘시간’ 중심에서 ‘실적과 업무’ 중심으로 바꿔나가려고 한다.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효율을 내고 개인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화와 업무 방식같은 기업 체질을 바꾸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시행착도오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건강한 회사가 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2022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최고 대표는 하버드 경영학 석사(MBA)와 퍼듀대 전자공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신소재 배터리 분야 스타트업(Woodall Tech)을 공동 창업했으며 삼성SDS, 도큐사인, AI 스타트업 몹보이(Mobvoi) 등 미국과 한국, 중국 기업과 유망 스타트업에서 기반기술 R&D, 마케팅, 신사업 기획과 파트너 사업 업무를 다양하게 수행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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