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에 대한 트래블룰 시행일이 2달 앞으로 다가왔다. 트래블룰은 금융실명제와 유사한 제도로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된다. ‘특정금융정보법’이 개정되어 3월 25일부터 가상자산 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문제는 개인지갑이다. 개인지갑에 트래블룰 적용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특별히 막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은행과 코인거래소는 개인지갑 허용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트래블룰은 무엇?

트래블룰은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도입 했던 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이다. 세계 각국 은행은 해외 송금을 할 때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요구하는 형식에 맞춰 송금자의 정보를 기록한다.

법정화폐의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트래블룰을 가상자산에도 도입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2019년부터 트래블룰 대상에 가상자산을 추가해 가상자산 전송시 수신자 정보 수집에 대한 의무를 가상자산사업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작년 10월 발표된 FA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지침서에는 거래소 간 가상자산 이동뿐만 아니라 거래소와 개인지갑 간 이동에도 트래블룰을 적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개인지갑 금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가상자산 트래블룰을 담당하고 있는 금융정보분석원은 FATF의 방침에 맞추어 가이드를 작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그러나 국내 거래소 입장은 다소 다르다. 최근 빗썸은 대면 심사 후에 개인지갑을 허용한다는 안내를 했다가 며칠 만에 개인지갑 전면불가로 입장을 변경했다. 빗썸과 제휴하는 NH농협은행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빗썸 이전에 코인원도 개인지갑인 메타마스크로의 가상자산 출금을 차단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작년 원화 입·출금을 위해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 받아야 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로부터,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으로부터, 코빗은 신한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 받았다. 은행은 작년에도 AML(자금세탁방지)때문에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을 꺼렸다.


농협은 2017년 AML 대응 부실로 100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받은 적 있다. 당시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국가 금융거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벌금을 낸 것이다. 범죄, 자금세탁가능성, 테러 위험노출을 막을 내부시스템이 미비하다는 게 이유였다. 이미 AML 이슈로 곤욕을 치룬 농협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개인지갑은 범죄에 연루되기도 한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범죄자인 조주빈도 개인지갑으로 가상자산을 받았다. 은행 입장에서는 KYC(고객확인인증:금융기관이 은행 계좌 예금주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따라야하는 규정)가 없는 개인지갑을 섣불리 허용해 줄 수 없는 이유다.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책임은 은행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농협과 다른 은행과의 입장 차이가 큰 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코빗에게 트래블룰 관련 재량을 주겠다는 의견이다. 케이뱅크 또한 업비트의 발표에 따라 의견을 조율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정보분석원도 트래블룰 적용에 있어 개인지갑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금융정보분석원 관계자는 “FATF의 지침에 따라 사용자의 이름, 연락처, 주소 등이 확인이 된다면 개인지갑을 이용한 가상자산 입·출금을 허용하겠다”며 “다만 개인정보 확인이 없는 개인지갑은 사용이 안 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개인지갑 차단이 개인지갑 사용 불가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내 거래소에 있는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로 보내고 해외 거래소로 옮긴 가상자산을 개인지갑으로 다시 보내는 방법을 사용하면 입출금을 막을 방법이 없다. 결과적으로 번거로운 절차만 추가될 뿐이다. 또 해외 거래소로 보낼 때 수수료가 돌기 때문에 개인지갑 차단은 이용자의 불편함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국내 거래소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희성 기자>heecastl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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