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장은 한국과 중국이 두 축을 이루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CATL, BYD와 같은 중국 기업은 가성비 중심의 배터리를 주로 납품하고, 한국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는 성능이 좋은 3원계 이상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이 중저가 시장, 한국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고 알려져 있다.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은 R&D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관련 투자가 따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이미 출시한 제품 성능을 높이려는 연구뿐만 아니라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차세대 배터리의 경우 난제가 많기 때문에 로드맵대로 개발이 가능할 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세대 배터리, “이상적이지만 난제 많아”

국내 배터리 기업은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한다. 우선 국내 배터리3사는 주요 제품인 3원계 배터리(3개의 원소가 양극재에 탑재되는 배터리)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니켈의 비중을 높여 고성능을 내려는 ‘하이니켈’ 양극재, 실리콘을 첨가한 음극재, 전해액 첨가제, 분리막 코팅 기술 등의 개발이 여기에 포함된다.

차세대 배터리 관련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SK이노베이션(SK온)은 중국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는 저가형 배터리 ‘LFP배터리’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

3사 모두 기존 제품을 백업하는 기술 개발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차세대 배터리 부문의 경우에는 여전히 난제가 많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LG엔솔과 삼성SDI는 2027년까지, SK온은 2030년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로드맵대로 개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상적이지만, 기존 배터리 형태와 개념이 다르다. 현재 가능성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관련해 배터리3사 관계자는 입을 모아 “어느 정도 데드라인을 정하고 개발하자는 취지로 목표 개발 연도를 밝히긴 했으나,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난제가 많기 때문에 기간을 더 여유 있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FP 배터리 개발도 불투명하다. 이미 중국 기업이 LFP배터리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데다가, 우리나라가 중국 가성비를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 내에서 원료 자체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배터리를 취급하더라도 더 값싸게 만들 수 있다.

배터리3사 관계자는 “LFP배터리는 만드는 것 자체는 쉽지만, 수익성이 나오지 않다”며 “게다가 수요도 거의 중국 인근으로 몰려 있고, 이 시장을 빼앗아 오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D 투자 팔 걷는 배터리3사

아무리 난제가 많다고 해도, 국내 배터리3사는 차세대 배터리와 LFP 배터리 관련 연구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는 현재 배터리 수요 증가로 어떤 제품이라도 조건만 맞는다면 공급받길 원하는 상황이다. 다양한 제품을 확보하고 있으면 적기에 적절한 제품을 납품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것이 유리하고, 제품군을 늘리기 위해서는 여러 관련 연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각 기업 별로 R&D 관련 투자 역시 진행하고 있다. 우선 SK온은 대전 중앙연구소 내에 있는 ‘이머징 에너지 리서치(EER) 센터’를 확장하고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곧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LG엔솔도 신규 R&D 센터 설립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LG엔솔은 대전기술연구원, 과천 R&D캠퍼스, 마곡 R&D캠퍼스, 총 3개의 R&D센터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 나온 언론 보도에 따르면, LG엔솔은 여기에 센터를 더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상 후보지는 과천, 판교 지역이다. 다만 LG엔솔 관계자는 “아직 신규 센터 설립이나 후보지 등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으며,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할 수도 없다”고 관련 보도를 일축했다.

삼성SDI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누적 R&D 비용이 647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R&D에 투자하고 있는 비용은 매출의 7% 가량 된다. 여기에 삼성SDI가 머지않아 연구개발 비용으로 한 해에 1조원까지 투자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긱 기업은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나 구체적인 진행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한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아직 확정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어떠한 것도 없다”며 “단가나 연구 개발 과정 등을 잘 따져보고 검토한 이후에 제품 생산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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