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는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제 온라인과 모바일은 대부분의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채널이 되었다.

2021년에도 이커머스 업계에는 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했고, 신세계가 이베이를 인수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빅3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이커머스 분야에서 올해 있었던 중요한 사건과 트렌드를 중심으로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1. 쿠팡 뉴욕증시 상장

지난 3월 쿠팡이 화려하게 뉴욕증시(NYSE)에 입성했다.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쿠팡은 상장 첫날 공모가(35달러) 대비 40% 정도 높은 63.50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49.25달러로 첫날 장을 마감했다. 한때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설 정도였다.

그러나 이후 쿠팡의 주가는 급전직하했다. 한국 시장에만 의존하는 쿠팡이 한국에서조차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장밋빛 전망에 의구심을 던졌다. 8월 중순 이후 쿠팡의 주가는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12월 17일 종가 기준 쿠팡의 주가는 29.42달러로 시가총액 515억 달러(61조원)다. 상장 초기보다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신세계, 이마트,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GS리테일 등 국내 모든 전통 유통업체 시가총액을을 합친 것보다는 훨씬 큰 시가총액이다.

쿠팡은 올해 큰 위기를 겪기도 했다. 지난 6월 덕평물류센터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방관이 순직하는 불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쿠팡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2. 퀵커머스 열풍

전날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는 새벽배송도 이제는 느리다. 이제는 주문하면 1시간 안에 도착하는 퀵커머스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퀵커머스는 도심 곳곳에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라고 불리는 도심물류센터를 설치해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근처 주문을 빠르게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퀵커머스 시장을 개척한 것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B마트다. 배민 앱에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배민라이더스나 배민커넥트 등 기존 배달망을 이용해 빠르게 배달한다. B마트가 인기를 끌자 요기요도 ‘요마트’를 출시하며 퀵커머스에 뛰어들었는데, GS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하면서 서비스를 접었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업계의 핫이슈다. 편의점과 슈퍼, 랄라블라 등의 지역 거점을 보유하고 있고, 부릉과 카카오모빌리티 등 배달망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쿠팡도 송파지역에서 쿠팡이츠마트를 개시한 이후 강동 등 여타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3. 이커머스로 변신하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핀터레스트,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기존의 소셜미디어는 상품을 마케팅하는 창구로 쓰였는데, 이제는 상품을 열람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지난해말 ‘내 계정활동’ 탭을 없애고 ‘쇼핑’ 탭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쇼핑 탭을 클릭하면 관심 있을 법한 상품이 보여지고, 해당 상품을 클릭하면 구매가 가능하게 연동해놓았다. 페이스북도 샵을 열었고, 핀터레스트는 이커머스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인정받아 53조원에 페이팔에 피인수됐다.


틱톡도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도입했고, 유튜브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추수감사절 기획으로 일부 상품을 판매했다. 본격적인 커머스 도입에 앞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4. 폭발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

라이브커머스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합성어로, 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얼핏 홈쇼핑과 유사하지만 고정된 TV채널이 아니라 주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방송된다는 점과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점이 다르다.

네이버 쇼핑라이브가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부분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었다. 카카오는 자체적인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운용 중이지만, 최근에 그립이라는 개방형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인수하기도 했다.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을 넘어 예능형 라이브 커머스 방송도 인기를 끌고 있다. 티몬은 개그맨 정준하를 앞세운 광고천재씬드롬이라는 웹예능커머스를 시작해 화제를 모았다. 네이버는 방송인 하하의 베투맨, 콘텐츠 제작사 미스틱스토리와 쌍쌍 인비테이셔널 등을 진행한다.

5. 신세계 이베이 인수

올해 유통업계에 다양한 인수합병이 있었지만, 단연코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신세계의 이베이 인수 건이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12%에 달하게 갖고 있는 데다 이커머스 플랫폼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이베이를 인수하는 회사는 단번에 업계 3위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가 시장에 나오자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전통 유통업계뿐 아니라 카카오, SKT,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도 관심을 보였다. 결국 최종 승자는 신세계였다. 당초 4조~5조원 정도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세계는 최종적으로 3조4000억원에 이베이를 인수할 수 있었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전체가 아니라 80.01%만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출을 최소화했다.

지난 10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지분 취득을 승인했고 지난달 이사회 승인 후 잔금을 납입했다.

6. 생존에 몸부림치는 중견 이커머스 플랫폼

신세계가 이베이를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는 네이버, 쿠팡, 신세계 등 빅3가 정립됐다. 반면 이 3개 회사 이외의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는 올해 생존을 위한 투쟁을 벌여야 했다. 이제 네이버, 쿠팡, 신세계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에 차별화 요소를 찾기 위해 몸부림쳤다.

예를 들어 위메프는 최근 메타쇼핑 플랫폼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위메프가 직접 판매하는 상품뿐 아니라 외부 쇼핑몰의 상품 데이터까지 위메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 쇼핑과 유사한 방향인데, 수수료를 받지 않고 외부 쇼핑몰에 트래픽을 연결해 주겠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상품을 보여줌으로써 쇼핑의 관문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11번가는 아마존과 제휴를 맺고 아마존 상품을 쉽게 구매하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마존 상품을 11번가에서 검색하고 구매, 배송까지 받을 수 있다. 11번가는 ‘아마존 직구를 하려면 11번가’라는 이미지를 열심히 구축 중이다.


티몬은 올해 상장계획을 접고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장윤석 피키캐스트 창업자를 CEO로 영입했다.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를 영입해 그 역량을 커머스와 결합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 일환으로 틱톡과 제휴를 맺었다.

7. 각광받는 리셀(중고 재판매) 시장

네이버는 지난 8월 자회사 스노우를 통해 나이키매니아(법인명은 나매인)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인수했다. 스노우는 스니커즈 리셀(재판매) 중개 서비스 ‘크림’을 선보인 바 있다. 무신사도 ‘솔드아웃’이라는 리셀 플랫폼을 별도 법인(법인명 에스엘디티)으로 독립시켰다. 에스엘디티는 두나무로부터 100억원 규모 투자도 유치했다.
리셀 시장은 급격히 커지고 있다. 리셀 시장에서 가장 많이 취급되는 품목은 스니커즈인데, 스니커테크(스니커즈와 재테크의 합성어)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미국 중고의류 유통업체 스레드업은 지난해 280억달러(약 33조원) 수준이었던 리셀 시장 규모가 2025년에 640억달러(약 75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 플랫폼만 리셀 시장에 관심이 많은 건 아니다. 신상(품)만 취급하던 백화점도 리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영등포점 1층에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 ‘아웃오브스탁’을 입점시켰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4월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움굿즈’를 압구정 명품관에 열었다.

8.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전성시대

이커머스 분야에 특정 카테고리 상품을 취급하는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문몰 거래액이 33.5% 증가했다.

온라인에서 가장 활발한 버티컬 분야는 패션이다.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거래액 2조원을 넘보고 있다. 지그재그, W컨셉, 에이블리 등도 무신사의 뒤를 이어 조 단위의 거래액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이 커지자 대기업들이 패션 버티컬 플랫폼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신세계는 W컨셉을 각각 인수했다.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오늘의집도 올해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 동안 거래액이 1500억원을 기록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오아시스마켓도 빠르게 성장하는 대표적인 버티컬 커머스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10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는데, 기업가치 1조100억원으로 평가를 받아 유니콘 대열에 함께 했다.

9. NFA 출범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최강자 대열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물류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덕분이다. 쿠팡은 아마존의 전략을 그대로 국내에 도입해 로켓배송 서비스를 완성했고,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국내 이커머스 1위 업체로 평가받는 네이버는 전략을 달리했다. 물류 역량을 내재화 하는 대신 외부 전문기업들과 연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아워박스·위킵·파스토·품고·딜리버드·셀피 6개 기업과 네이버와의 데이터 기반 통합 물류관리 플랫폼 ‘NFA’를 출범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물류 부담을 줄이고 쿠팡에 맞서 빠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10. 사회적 논란도 커져

지금까지 이커머스 업체들은 성장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하지만 빠른 성장과정에서 이커머스 업체들이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쿠팡은 올해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하며 화제가 됐지만, 반대로 사회적 평판이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6월 덕평물류센터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방관이 순직하는 불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에어컨도 가동되지 않는 등 쿠팡의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증언이 쏟아졌고, 비난 여론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갑질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공정위는 쿠팡이 LG생활건강 등 납품업체에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약 3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지난 해 10월에는 네이버도 알고리즘을 자사에 유리하게 변경했다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와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법은 업계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급조된 것이라고 IT업계는 비판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