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게임의 수익모델도 바꿔놓을 수 있을까?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모바일게임 ‘미르4’에 ‘P2E’라는 개념을 접목하면서, 뉴스에서도 해당 단어가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P2E는’Play to Earn’이라는 뜻으로,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게임 안에서 토큰을 발행해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한다거나 콘텐츠를 NFT(디지털 콘텐츠 소유권을 기록한 암호화 자산)로 발행해 소유하거나 거래하도록 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P2E 게임

P2E를 접목한 가장 대표적인 게임은 앞서 언급한 미르4 글로벌이다. 미르4 글로벌은 전세계 170여개국, 12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미르 4에서는 게임 내에서 채굴을 하면 흑철이라는 아이템을 얻는다. 흑철은 미르4의 유틸리티 코인인 드레이코로 바꿀 수 있다. 교환한 드레이코는 아이템 구매에 활용하거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있는 위믹스로 바꿔 현금화가 가능하다. 다만 국내에서는 게임 내 아이템으로 돈을 버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어 현금화 기능을 빼고 출시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차려진 지스타 B2B 전시장의 위메이드 부스. 블록체인 기술을 회사의 미래로 표현했다.

국외 P2E로는 엑시인피니티를 꼽을 수 있다. 베트남의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게임인 엑시인피니티는 엑시라는 몬스터로 게임을 한다. 엑시로 배틀, 미니게임을 하고 교배시킨 엑시를 판매하면 AXS를 얻는다. 게임을 하면서 얻은 AXS를 거래소에 팔면 현금화가 가능하다. 게임 안에서 가상 부동산과 엑시 등 게임 아이템은 NFT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유권을 보장받는다. 다만 엑시 3마리를 구입하는데 보통 100만원에서 150만원 정도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사정때문에 초기비용이 없는 이용자를 겨냥, 장학생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장학생 제도는 자신의 계정을 타인에게 빌려주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P2E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용자도 이용자지만, P2E에 크게 관심 갖는 이들은 우선 게임사다. 기존에는 수익을 내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해 이용자들로부터 과금을 유도했다. 해당 수익모델을 P2W(Pay to Win)라고 한다. P2W는 게임의 목적인 승리를 위해 현금을 게임사에 지불하고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메이플 스토리를 비롯해 여러 게임이 확률형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해왔다.

확률형 아이템의 다른 이름은 랜덤박스다. 돈을 내고 아이템을 구매했지만, 무엇이 나올지는 그야말로 ‘랜덤’이다. 확률에 따라 아이템이 무작위로 지급된다. 1만원짜리 랜덤박스를 구매해도 확률에 따라 100원 혹은 100만원짜리 아이템이 나오기도 한다. 게임사들이 의무적으로 확률을 공개하긴 했으나, 복잡하게 꼬인 아이템의 종류에 따라 그 확률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확률 조작 사건이 일어 국회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P2E는 게임사에 새로운 수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용자는 게임을 하면서 얻게 된 콘텐츠를 소유하거나 거래할 수 있다. 거래가 활발해지면 게임사는 기존의 수익 모델 외에 수수료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애초에 사람들이 NFT를 얻기 위한 초기 투자로 게임 내 콘텐츠를 유료로 구매하는 횟수도 늘어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게임 내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또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P2E, 문제점 또한 존재

새로운 수익모델의 이면도 지켜봐야 한다. 버그는 게임 내 이용자들이 가장 경계하는 문제 중 하나다. 11월 30일 위메이드는 미르4 내에서 흑철을 복사하는 버그를 확인했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버그 사용 계정은 총 1766개로 복사된 흑철의 총량은 약 550억 개다. 이용자들이 위믹스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는지 12월 2일 빗썸에서 시가 1만9580원이던 위믹스는 종가 1만5800으로 거래를 마쳤다. 게임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버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게임 외적으로는 사행성 논란이 인다. 사실 유저들에게 게임으로 돈을 버는 행위는 낯설지 않다. 개인 간 거래의 대표적인 게임은 ‘리니지’다. 리니지에서는 아이템 하나가 현금 수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리니지M’은 2017년 7월 5일부터 사용자 간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 기능을 추가했다. 이에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는 유저간 아이템 거래가 사행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리니지M을 청소년 이용 불가로 지정했다. 리니지M은 거래소 기능이 있는 성인 버전과 12세 이상 이용가 두 가지로 나뉘게 됐다.

한편 2010년 대법원은 리니지 게임머니인 ‘아덴’에 대한 현금거래를 무죄로 판결하기도 했다. 신동훈 대법원 홍보심의관(판사)은 “우연히 얻은 게임머니는 여전히 처벌대상이지만 이번 리니지 아덴은 우연이 아닌 노력이 투입된 결과라는 판결”이라는 동시에”하지만 비정상적으로 얻은 게임머니 거래는 여전히 불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불법, 앞으로는?

그렇지만 현재 P2E는 국내에선 불법이다. 최근 게임위는 P2E 게임에 부정적이다. 국내 최초로 출시된 무한돌파삼국지(이하 무돌)에 사행성을 우려해 등급분류취소 예정 통보를 내렸다. 무돌 이용자는 매일 갱신되는 임무를 수행하면 현금화 할 수 있는 무돌코인을 얻는다. 실제로 거래소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 무돌은 게임사 등급분류 취소 통보와 의견수렴등의 절차를 거쳐 앱마켓에서 퇴출되는 순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사례로 무돌 이전 스카이피플이 개발하고 출시한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이 이 있다. 지난 3월에 출시한 파이브스타즈는 무돌과 달리 실제로 현금화 서비스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 5월 게임위에게 등급 분류 거부 판정을 받아 마켓에서 내려간 전력이 있다. 이에 파이브 스타즈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서울 행정법원이 일부 인용하며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 사건을 P2E 소송과 연관시켜 생각하려면 바다이야기 사행성 논란으로 개정된 게임산업법에 대한 얘기가 필요하다. 게임산업법이 환전을 금지하는 이유는 2004년 사행성으로 논란이 된 바다이야기 때문이다. 바다이야기는 게임을 하면 현금이 아닌 점수기록증을 줬다. 문제는 게임에서 얻은 점수기록증을 현금으로 환전해주면서 사행성 논란을 불렀다는 점이다. 리니지도 비슷하다. 게임 내 아이템을 팔아 현금화 할 수 있는 P2E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정부는 바다이야기 사행성 논란을 토대로 2007년 게임산업법을 개정했다.

당장 P2E의 합법화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꾸준한 시도는 있다. 스카이피플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행정처분 취소 소송 절차는 진행중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행정처분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파이브스타즈는 국내 최초로 합법적인 P2E게임이 될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하곤 P2E가 열려 있다는 점, 현행 합법으로 운영되는 확률형 아이템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P2E가 기대해볼 수 있는 방향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희성 기자> heecastl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