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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리뷰] 10월의 역대급 제품들, 애플, 인텔, 구글, 어도비,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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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종철의 까다로운 프리뷰, 오늘은 10월에 대거 공개된 제품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0월에는 전례 없이 많은 제품들이 공개됐는데요. 재밌는 제품만 추려봤습니다.

첫번째로 M1 프로와 맥스를 단 맥북 프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M1 칩셋은 애플이 최초로 만든 PC용 칩셋이죠. 올해 발매되서 그 성능을 인정받았는데요. 특히 맥북 중 제일 저렴한 맥북 에어가 인텔 프로세서 중 가장 급이 높은 i9 프로세서 맥북 프로보다 높은 성능을 냈었죠. 9세대긴 하지만 굉장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애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M1 프로와 맥스를 내놨습니다. M1과 같은 설계를 사용하지만 더 좋은 램을 많이 넣었죠. 일반적인 PC와는 구성이 조금 다릅니다. 보통은 CPU와 GPU는 다른 램을 씁니다. 램은 CPU와 GPU가 작업하는 작업 공간이고요. 저장장치에서 데이터를 가져와서 램에서 CPU와 GPU가 일을 하게 되죠. 그런데 이 친구들이  램을 따로 쓸 때는 CPU의 램에서 이 데이터를 복사해서 옵니다. M1 칩은 굳이 그럴 필요 없이 이걸 합쳐서 한 메모리 안에서 CPU와 GPU가 일하게 했죠. 이걸 통합 메모리 구조라고 부릅니다. 데이터는 주고받는 단계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병목이 발생합니다. 우리 출퇴근할 때 보면 도로는 한정돼 있는데, 차는 점점 늘어나잖아요. 그때 차가 막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이론상으로 더 큰 도로를 만들고 메모리를 나눠 쓰게 한 거죠. 이게 M1의 통합 메모리 구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애플은 그 도로를 4배, 8배 늘리고 차는 더 빠른 슈퍼카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차가 빨라도 도로에 맞춰서 안 움직이면 생각보다 도로 사정이 개선이 안 되는데요. 애플은 차, 도로를 한꺼번에 통제할 수 있는 회사입니다. OS도 만들기 때문이죠. 이 완벽한 교통계획을 스케줄링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M1 프로와 맥스는 도로를 8배 늘리고, 자동차 속도는 최대 70%까지 빠르게 만들면서 이 차량들이 완벽하게 통제되게 만든 겁니다. 그래서 동일한 성능을 내는 제품 대비 전력도 덜 소모하고요. 속도도 빠릅니다. 다만, 엔비디아 RTX 30 시리즈 같이 최고 속도가 가장 빠른 차량은 아닙니다. 대신 얼추 비슷한 속도를 내면서 도로 사정이 아주 좋은 거죠.

자, CPU는 이렇고요. 구성도 조금 변경됐습니다. 우선 터치 바가 빠졌습니다. 어차피 안 쓰니까요. 그리고 HDMI, SD카드 포트, 맥세이프 충전기가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맥북은 깔끔한데 맥북 사용자들은 안 깔끔했죠. 뭔가를 주렁주렁 달고 다녔습니다. 이제 다시 깔끔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두 제품, 14인치는 269만원부터, 16인치는 336만원부터고요. 출시일은 미정입니다. 11월 중에 나올 것 같네요.

자, 인텔도 새로운 프로세서를 내놨습니다. 인텔의 12세대 엘더레이크 PC용 칩셋은 이번에 큰 설계 변경을 했습니다. 고성능 코어인 퍼포먼스 코어, 저전력 코어인 에피션트 코어를 합친 하이브리드 설계를 내놨는데요.

고성능 코어는 포토샵, 영상 편집, 게임 같은 무거운 작업을 담당하고요. 저전력 코어는 항상 켜져 있는 앱들 있죠. 날씨, 뉴스 같은 것, 보지 않고 있어도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갑니다. 에피션트 코어는 이런 걸 담당합니다.

스마트폰과 비슷한 구조죠. 예전의 윈도우 PC는 이렇게 돌아가지는 않았었는데요. 이번에 인텔은 MS와 협의해서 이 구조를 윈도우 11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인텔과 MS는 칩과 OS를 각각 만들었기 때문에 애플처럼 도로를 넓힐 수도 있고 차를 빠르게 만들 수도 있죠. 그러나 완벽한 도로 통제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 업체가 잘 협의해서 스케줄링을 완벽하게 작동하게 했다고 하네요.

인텔 12세대 프로세서에서는 최초로 DDR5램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DDR5는 아주 빠른 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쓰는 DDR4의 최고 속도가 초당 3200메가비튼데요. DDR5는 최저 속도가 3200입니다. 최고는 8400까지 올라고요. 보통 두 배정도 속도를 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전력은 더 적게 먹습니다. 좋은 제품이긴 한데 당분간은 전 세계 반도체가 수급 부족 상태기 때문에 구하기 어렵거나 비쌀 겁니다. 램하면 우리나라죠. 삼성과 SK하이닉스, 힘내시고요. 떡상 가즈아!

새로운 12세대 인텔 프로세서, 성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요. 최고속도, 오버클러킹 지원, 와이파이6E 지원 등 스펙도 좋습니다. AMD 제품이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우선 지금까지는 아주 좋은 상태입니다. 11월 4일 정식 출시됐습니다.

해외에서는 구글이 M1 프로세서처럼 자체 제작한 프로세서를 단 픽셀 6를 발매했습니다. 이 픽셀은 구글 자체 제작 폰 브랜드입니다. 주요 특징은 좋은 성능을 보이면서 비교적 저렴한 거죠.

픽셀 폰은 삼성처럼 좋은 하드웨어 위주로 구성된 폰도 아니고, 애플 폰처럼 비싼 폰도 아닙니다. 그러면 어떻게 성능을 보장하느냐, 하면 AI로 떡칠해서 성능을 끌어올립니다. 구글의 자체 제작 칩 ‘텐서’도 AI에 강점을 보이는 칩셋이죠. 이렇게 아주 비싸지는 않은 하드웨어를 넣으면서도 AI가 많은 작업을 처리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게 쓸 수 있는 거죠.

AI가 어디에 쓰이느냐, 하면 주로 이미지, 영상 처리에 쓰입니다. 밤에 사진을 찍었는데 밝게 나오는 나이트샷을 대유행시킨 게 구글의 픽셀 폰이죠. 구글은 그렇게 성능이 뛰어나지 않은 카메라로도 좋은 야간 사진을 만들어냈습니다. 픽셀 6는 여기다가 좋은 카메라를 넣었습니다. 원래는 1000만에서 1200만 정도를 썼는데요. 이번에는 4800만, 5000만 같은 고화소 렌즈를 넣었고요. 빛을 2.5배 더 많이 받아들이는 이미지 센서를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하드웨어에 AI가 떡칠되다 보니 좋은 사진 모드가 많이 나왔죠.

예를 들어 배경에서 잘못 찍힌 사물을 지우는 매직 이레이저, 흔들린 얼굴을 또렷하게 해주는 페이스 언블러, 움직이는 부분만을 파악해서 역동적으로 만들어주는 모션 모드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피부를 하얗게 만들지 않고 자연스럽고 예쁜 사진을 만들어주는 리얼 톤 모드도 선보였습니다. 보통 저처럼 피부가 어두운 사람은 얼굴을 하얗게 하면 배경이 귀신 들린 것처럼 되고, 배경을 어둡게 하면 얼굴이 맛이 갑니다.

사람을 화면에서 인식해서 사람 피부 톤은 살리고 배경은 그대로 두겠다는 거죠. 이걸 HDR이라고 부르는데요. HDR은 원래부터 AI가 굉장히 잘 훈련되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훈련을 가장 많이 잘하는 회사가 구글이죠. 이번에는 특별히 동영상에도 좋은 HDR 결과물을 보여준다고 하네요.

AI를 떡칠해서 음성 인식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억양과 사투리도 인식하는 보이스 타이핑을 거의 실시간으로 가능하도록 했고요. 전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글자로 받아 적어주는 콜 스크린 기능도 들어갔습니다. 대화를 듣기 어려운 분들에게 굉장히 좋겠죠. 비슷한 기능을 활용해서 통역사 모드도 선보였죠. 지금 화면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은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고 하는 곤도 마리에입니다. 이 곤도 마리에가 미국에서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안 설레서 남편도 버렸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죠. 이 곤도 마리에가 일본어로 아주 빠르게 말하고 있는데도 통역이 잘 되네요. 앞으로  외국인이 길 물어보면 더 이상 도망은 안 가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픽셀 6는 프로버전도 나오는데요. 줌 렌즈, 조금 더 큰 화면 등이 포함됩니다. 가격은 699달러, 899달러고요.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약 82만원, 105만원입니다. 이제 별로 안 저렴하네요. 그래도 갤럭시 아이폰보단 저렴하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소프트웨어에서는 어도비 CC가 2022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매년 포토샵은 누끼 따는 기능을 강화하는데요. 이제는 오토 마스크 기능으로 사물 위에 커서를 가져가면 선택해주고 오브젝트를 복붙하거나 배경을 지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매년 누끼 따는 건 나아는 지는데 결국 배경에 브러시를 대야 합니다. 언젠가는 아예 안 대는 날이 오면 좋겠네요.

어도비도 요즘은 AI로 떡칠을 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이 어떤 사진인지 빠르게 분석을 합니다. 그래서 낮 사진을 밤으로, 아니면 파란 사진을 노란색으로, 이렇게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모드가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흑백 사진도 칠해줍니다. 신기하죠?

반가운 소식이 있는데요. 일러스트레이터 레이어를 포토샵으로 복사해서 가져올 수 있게 됐습니다. 편집도 바로 가능하고요. 일러와 포토샵 모두에서 쉽게 3D 편집이 가능해졌습니다.

프리미어 프로는 지난해부터 자막을 자동으로 쳐주는 스피치 투 텍스트 기능을 베타 버전으로 선보였는데요. 올해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자막을 쳐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리미어 프로에는 타임라인을 예쁘게 정렬해주는 모드가 들어갔고요. 이 상태로 다른 직원들에게 공유해주면 직원들이 보기 편하겠죠. 그런데 덕지덕지 붙여 놔야 일한 티가 더 나니까 저는 안 쓸 겁니다.

애프터 이펙트에서는 사전에 렌더링하는 방식이 도입됐습니다. 애플 파이널컷이 사용하는 방식인데요. 컴퓨터에 입력이 없을 때 미리 렌더링을 돌려놓으면 컴퓨터를 볼 때마다 새로 렌더링을 안 해줘도 되는 장점이 생기죠. 아주 좋은 업데이트입니다. 사실 지금은 애펙을 돌리면 컴퓨터가 터질 것 같은데 그런 점이 사라지겠죠. 단점은 파이널컷처럼 매번 렌더링된 파일이 쌓여서 용량이 폭발합니다. 용량이 점점 더 폭발하면 어도비 클라우드 요금을 올려야 하겠죠? 현명하네요. 256GB 정도는 영상 하나 편집하면 뚝딱 써버립니다. 대신 컴퓨터 사양이 조금 떨어져도 커버가 됩니다.

어도비는 프리미어 프로 외에도 프레임을 인수해서 실시간 영상 편집 협업 툴도 선보이고 있죠. 영상 타임라인에 의견을 달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유능한 사람들과 일할 때는 최고의 소프트웨어, 무능한 상사와 일할 때는 최악의 소프트웨어가 될 겁니다. 여러분은 이제 큰일났습니다.

자, 삼성은 언팩을 통해 제품 컬러를 바꿀 수 있는 비스포크 폰을 출시했죠. 비스포크는 ‘맞춤’이라는 뜻인데요. 주로 맞춤 정장을 말합니다. Z폴드 3에서 다양한 컬러를 선택해서 총 49가지의 조합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행사에 언팩 이름을 붙인 건 좀 그러네요. 다음 언팩 기대감이 조금 떨어질 것 같습니다.

자, 10월에는 이렇게 굵직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됐습니다. 이 제품들을 모두 구매하려면 한 천만원 정도 들겠네요. 여러분 모두 이 제품들 살 수 있게 부자되시고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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